이번 여행은 지난 여행들과 달리 특정 전시를 목표로 떠난게 아니었다. 그저 쉬고 싶은 마음에 일단 항공권만 예약해두고 아무 생각없이 떠난 여행이었다. 어찌보면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항공권이 내 손에 있다는 사실은 바쁜 와중에도 위안이 되어주었던 것 같다. '조금만 버티면...', '다음 주면 난 도쿄행 비행기에 있겠지.' 등의 생각을 하며 유달리 길고 힘들었던 전시 준비를 버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드디어 떠나는 날이 다가왔다. 김포공항에서 아침 8시 비행기를 타고 10시쯤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곧장 모노레일을 타고 도쿄 시내로 들어와 타마치역 근처 호텔에 짐을 맡겨두고 우에노에 있는 도쿄국립박물관으로 향했다. 동양미술사를 전공하는 사람들에게 도쿄국립박물관은 일단 성지순례하듯이 들르는 제1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