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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미술사 연구자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1

하늘 빛 청자

비가 개고 안개가 걷히면 먼 산마루 위에 담담하고 갓 맑은 하늘 빛이 산뜻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하늘 색의 미묘한 아름다움은 곧잘 청자의 푸른 빛깔에 비유되어 '우후청천색(雨後晴天色)'이라는 말이 생겨났지만, 무심코 고려 청자의 이 푸른 빛을 들여다 보노라면 정말 비 갠 후의 먼 하늘처럼 마음이 한결 조용해진다. 마치 고려 사람들의 오랜 시름과 염원, 그리고 가냘픈 애환을 한꺼번에 걸러낸 것만 같은 푸른 빛. 으스댈 줄도, 빈정댈 줄도 모르는 그리고 때로는 미소하고, 때로는 속삭이는 또 때로는 깊은 생각에 호젓이 잠겨 있는 이 푸른 빛이 자랑스러워 고려 사람들은 '비색(翡色)'이라고 이름지어 불렀다. 최순우,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p. 91

큐레이터의 단상/미술사 이야기 201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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