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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B

매거진B와 몰스킨 관련 인터뷰를 했습니다.

2017. 12. 30.

한 달 전쯤 매거진B 몰스킨편에 제 인터뷰가 나온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동안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이야기보다 다른 분들의 인터뷰를 통해 노트와 기록에 관한 깊은 관점을 엿볼 수 있어 추천을 해드렸거든요. 저도 인터뷰를 한 입장이지만 완성본을 보면서 새롭게 알게 되고 깨달은 점이 많아 재밌게 읽었습니다.

여기에서는 우선 제가 한 이야기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에디터분께서 간결하게 정리를 잘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오늘부터 연휴 시작인데 2017년의 마지막 날과 새해 첫 날 편히 쉬시면서 여유롭게 매거진B를 읽으면 꽤 차분하면서 행복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큐레이터란 직업을 원론적으로 살피면, 미술사에 관한 글을 쓰고 (전시로) 말하는 사람이에요. 그러다 보니 모든 글이 학문과 직결된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러니 좀 더 신중하게 기록할 수밖에 없죠. 지금도 미술사 공부를 병행하지만, 이 복잡한 이야기를 단번에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럴 때 책처럼 제본된 견고한 몰스킨 노트를 펼칩니다.(p. 59)
몰스킨 노트에 적은 기록은 잔상에 가깝습니다. 언제쯤, 어느 페이지에 어떤 문장을 썼다는 잔상으로 영원히 머릿속에 맴돌죠. 제 몰스킨 노트에는 에도시대 회화 작품에 관련한 에피소드, 한국 근대회화의 요소, 최근에 읽는 책의 문장 등이 두서없이 적혀있는데, 이 글에는 모두 제 주관적인 해석이 들어갑니다. 비록 소설 속 문장이라도, 제가 해석한 후 내용을 저만의 방식으로 적죠. 이렇게 쌓인 기록의 잔상은 머릿속에서 '훌륭한 문장을 이루게 되어 정제된 언어가 됩니다.(p. 60)




내 몰스킨 백과 몰스킨 노트, 그리고 펜을 끼울 수 있는 몰스킨 전용 툴 벨트. 친구가 괜히 "성공한 덕후"라고 한게 아니라는걸 실감하는 순간이다.



현재 들고 다니는 펜들. 왼쪽부터 소개하자면,


- 플래티넘 Double 3 Action

  3색 볼펜이다. 제트스트림 볼펜심과 호환가능하여 구매했다.


- 스테들러 색연필

  원서를 읽다가 모르는 단어 체크할 때만 사용한다.


- 라미 2000 볼펜

  지금까지 써본 펜 중에서 그립감이 역대 최고로 좋다. 라미 특유의 두꺼운 필체 때문에 요즘은 멀리할 수밖에 없어 아쉬울 뿐.


- 파버카스텔 퍼펙트 펜슬

  그냥 연필에 뚜껑끼우는게 전부이다. 그러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에 아주 좋다.(소개글 ☞ artntip.com/854)


- 플래티넘 만년필 + 헤지스 가죽 케이스

  플래티넘 만년필은 일본 제품이라 유럽 만년필에 비해 필획이 가늘어서 한글 쓰기에 좋다. 가장 애용하는 펜 중의 하나다.


- 라미 사파리 만년필

  글 쓰기 전에 마구 구상할 때 좋다. 그만큼 부드럽게 써지고 막 쓰기에도 견고하다.


- 파버카스텔 펜 + 헤지스 가죽 케이스



지금까지 쓴 노트 필기 모음샷.



책상에 앉아 펜을 하나 꺼내는 모습을 해달라고 해서 긴장된 상태로 펜을 꺼내는 중이다.


댓글 4
  • 비밀댓글입니다

    • 저도 그런 과정을 거쳤는데 종이값에서 자유로운 자만이 몰스킨을 얻을 수 있더라구요. ㅎㅎ 눈 질끈 감고 딱 한 장만 마구 낙서하세요. 그럼 자유로워집니다. ㅎㅎ

  • 비밀댓글입니다

    • 매거진B에서 먼저 보셨다니 반갑습니다. 책상도 사진찍어두셨다니 기쁘네요. 나름 신경 좀 썼습니다. ㅎㅎ 저도 몰스킨 애호하긴 하지만 때에 따라 노트는 자주 바뀝니다. 요즘은 그냥 리걸패드를 쓰고 있네요. 관련해서 종종 글 올리겠습니다 :)

매거진B -츠타야(Tsutaya)

2015. 7. 23.



10여년 전에 일본에 있을 당시만 해도 츠타야(Tsutaya)는 책, CD, DVD를 파는 흔한 서점 중 하나로 가맹점은 많지만 지금처럼 철학이 있고 그들만의 감성이 담겨있는 브랜드는 아니었다. 굳이 비유하자면 동네 어딜가나 볼 수 있지만 스스로 충성을 다하고 싶지는 않은 김밥 가게 같은 느낌이었다. 그랬던 츠타야가 이제는 매거진B에 소개될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해온 듯하다. 카페베네처럼 단순히 가맹점 수를 늘려가는 식으로 숫자의 성공에만 집착하지 않고(어딜가나 카페베네는 볼 수 있지만 휴일에 일어나 굳이 찾아가는 수고를 하고 싶지는 않은), 자신들만의 철학을 담고 사람의 마음을 사려는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츠타야에 관한 내용 중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것은 츠타야가 도쿄 다이칸야마에 T-SITE라는 상징적인 공간을 열었는데 그곳에는 단순히 책을 비롯한 문화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각 분야별로 경력자를 채용하여 고객의 취향에 맞는 것을 골라주고, 조언을 해주는 ‘컨시어지’를 배치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여행 컨시어지는 여행 잡지 기자 출신이, 재즈바를 운영해온 사람은 재즈 컨시어지를 맡는 식으로 말이다. 이른바 큐레이션과 컨설팅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단순한 판매 직원으로서가 아니라 그 직원이 지닌 전문성과 경력을 인정해주고 대우해주는 여유가 부러웠고 이러한 여유를 향유하는 일본인들이 부러운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운영 방식을 호들갑스럽게 떠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것. 이게 진짜 선진국의 지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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