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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스

앙리 마티스, 나는 예술가로소이다

2014. 10. 8.
장인이 꼼꼼한 기교뿐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어서 무심한 경지에 가는 것이다. 노자는 이를 '대교약졸(大巧若拙)'이라고 해석했다. 큰 재주는 졸해 보인다, 영어로 얘기하면 'Great mastership is like foolish.' 큰 재주는 재주가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그냥 평범해 보이는데 그 속에 재주가 들어 있는 것이다.

추사는 '불계공졸(不計工拙)'이라 했다. 잘됐는지 못됐는지 계산이 안 되는 것, 잘되고 못되고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다. 조선의 달항아리가 가진 아름다움은 완벽한 원이 아니고 일그러진 것 같지만, 너그럽고 손맛이 있고, 여백이 있고, 우리를 받아들일 수 있는 대교약졸에 있다.

출처 : 조선비즈, [지식 콘서트] 名作의 공통점은 디테일… 엄청 꼼꼼한 匠人정신 있어야 나오는 것, 2014/10/04. http://me2.do/F0Radl1i

'대교약졸'
마티스의 작품을 보면 꼭 어린아이가 크레파스를 움켜쥐고 맘대로 자기 멋대로 그린 것 같다. 또 어찌보면 누구든 저렇게 못할까 싶다.

웅크리고 앉아있는 파란 나부

책 <재즈>를 위한 삽화

'불계공졸'
마티스는 노년에 병상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 일환 중 하나가 바로 종이오리기 였다. 사소하고 하찮아보이기도하다. 하지만 마티스는 바보처럼 보이길 두려워하지않고 행했다. 그는 진정 예술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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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사라진 연인들을 위한 그림, 앙리 마티스의 대화

2012. 3. 10.

대화가 사라진 연인들을 위한 그림, 앙리 마티스의 대화


첫 눈에 반하고,
설레임을 수반한 긴장감을 안고 연락하여
떨리는 첫 만남을 가지고,
그렇게 시작된 사랑의 감정은
시간이 흐르며 점차 흩어 날아가게 되죠.

저는 그래서
사랑의 감정도 중요한만큼
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처음의 떨림같은
사랑의 감정은 잊었다 하더라도
이 사람이 없어지면 어떨까.
라는 생각.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뭐가 그리 신났는지 재잘거리고,
맛있는 것을 사주면 아주 좋아하며
밥 먹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나와 헤어지게 되도 이렇게 웃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더 잘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그런 감정이 더 중요한듯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화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수단이 되겠지요.

각자 속한 조직 속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뒷담화를 들어주고
나를 괴롭히는 이가 누구인지
훤하게 꿰차고 있을 정도로
나와 내 주변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

이런 일상적인 대화가 끊어진다면
그 만남은 소비적이고, 인스턴트가 되겠지요.

언제까지나
사랑의 속삭임만을 나눌 수는 없는 것이
바로 현실일테니까요.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대화(La Conversación)>, 1908-1912, Oil on Canvas, 177x217cm.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도 이런 고민을 했었나 봅니다.
그의 작품 <대화(La Conversación)>에는
대화가 끊어지고
서로를 위압적인 태도로 바라보고 있는
한 연인(혹은 부부)이 있죠. 

저들도 분명 처음에는 주위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달콤한 언어로만 가득찬 대화를 했을겁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남자는 우뚝서서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
여자를 내려다보고 있고,
여자 역시 남자의 이런 태도에 겁은 먹었지만
마지막 남은 자존심 하나 때문에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고 끝까지 자리에 앉아
남자를 꿋꿋이 마주보고 있죠.

이 둘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거부감이 있습니다.
바로 서로를 거부하는 것의 상징인
'Non(No)'이라는 단어가
창틀에 숨어있죠.

또한 이 둘 주위에는
차가우리만큼 냉랭한 색인
파란색이 둘러싸고 있죠.

1차원적 매체인 회화 작품에
차원을 넘나드는 상징과 표현이 담겨있는겁니다.


창문만 벗어나면 따뜻하고
차분한 정원이 펼쳐져있는데
이 두명의 연인은 창 하나를 넘지 못하고 있네요.
속된 말로 '한끗 차이'를 이기지 못하고 있죠.

싸우거나, 헤어지는 모든 연인은
마찬가지이지 않을까요?
싸우면서도 자신이 여기서 한발짝 물러서고
먼저 웃어주면 분명 관계가 더 좋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러지 못하고 파국을 향해 치닫게 되죠.

어릴 때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고
꼭 실천하겠다고 마음 먹은 이야기이죠.

어느 연인이 결혼을 해서
신혼여행을 떠났는데
첫날 밤에 이런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아무리 화가나고,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상했어도
그 이야기는 무조건 다음 날 아침에 꺼내자라는 약속을요.
그 연인은 결국 평생동안 단 한차례도 싸우지 않고
행복하게만 살았다고 하더군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어려운게 사랑인데,
달리 생각하면 또 굉장히 쉬운게 사랑인듯 합니다.

하지만 미혼인 저로서는
사랑을 얻는게 더 어렵고 절박하게만 느껴지네요.
아직 철이 덜 들어서 그런가 봅니다. ㅎㅎ

댓글 8
  • 그렇군요.. 그림에 대해서 단편적으로 들은 적이 있는데..
    요렇게 더 숨은 뜻이 있었군요..
    저는 미술 분야 측 분에게 들었던 거라 그 분은 남성의 꼿꼿함은 환자복의 직선에서 알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요렇게 보니까 더 이해가 잘 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천재들은 어떻게 요런 것을 표현할 생각을 하는지..
    나도 천재가 될테요... ㅋㅋㅋ

    • 위대한 화가들은 정말 세상을 보는 눈이 예리한거 같아요. ^^
      어세즈님도 이 그림에 대해 알고 계셨나봐요. ㅎㅎ
      저는 잡스옹의 마인드를 닮고 싶습니다. ㅋ

  • 저희는 그날 다 끝내고 다음날에는 웃으며 시작하자는 주의인데~
    정답이 어디 있나요~ ㅎㅎㅎ

  • 오래간만에 부드러운 블로그를 찾은거 같습니다.
    자주 방문할께요..잘읽고 갑니다.

  • 정말 두 사람 사이를 파란색으로 배경을 정한 것은
    단절된 둘의 관계를 잘 표현한 것 같아요.

    그래도 저 그림속의 커플은 앞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는 것 같아요.

    제가 해석하기로는요~^^
    재밌는 글이네요.

    • 저 그림에서 희망까지 보셨군요. ㅎㅎ
      그림은 이래서 여러사람과 함께 봐야 재밌는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