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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미술관

대림미술관이 트렌디한 전시기법을 고수하는 몇 가지 이유

2016. 9. 14.


요즘 대림미술관의 전시기법이 각광받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일단 기존 미술관의 틀을 깬 생각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아이디어가 밑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과감하게 디자이너 출신들을 큐레이터로 영입해서 미술사, 미술이론을 전공한 사람들에 비해 창의적인 생각을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 예전에 우연한 기회에 대림미술관 큐레이터로 언론에 나온 사람들의 논문을 찾아본 적이 있지만 학예사라면 응당 해왔을 학계에 발표한 논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는 학문 연구보다는 대중이 향유하고 싶어하는 트렌드 연구에 힘쓰고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골치아픈 미술사보다는 시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전시를 통해 펼쳐보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미술관이라면 응당 가져야 할 사회적 의무에 소홀하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미술관은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미술이라는 장르를 선보일 의무도 있지만 이와 동시에 미술사, 미술이론적 담론을 형성할 수 있는 문제제기와 연구활동도 병행해야하는 의무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림미술관은 현명하게도(?)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하나에만 집중해서 성공적으로 운영해나가고 있다. 마치 전설처럼 전해지는 옛 광고인의 PT처럼 말이다.

우리나라 광고주들은 내가 직접 경험해본 바도 요즘 SNS에서 풍자되어 다들 잘 알고 있듯이 15초라는 짧은 TV광고 혹은 한 페이지에 불과한 지면 광고 하나에 제품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담고 싶어한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90년대에 활동한 유명한 광고AE가 있었는데 그 분이 PT를 하다가 광고주 쪽에서 이런저런 주문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자 그 AE는 준비해 온 테니스 공을 하나 던져주며 받아보라고 했고, 광고주는 어려운 일도 아니라는 듯이 그 공을 잡았다. 다시 AE는 테니스 공 여러 개를 한꺼번에 던져주며 잡아보라고 했고 광고주는 그 중 하나도 제대로 못잡았다. 한번에 여러 개의 공이 날아오자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자 AE는 광고는 이것과 같다며 광고 하나에 메시지 하나만 던져야 소비자가 잘 기억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이 일화는 광고계에서 전설처럼 전해지며 광고, 마케팅의 기본 이론으로까지 대우받고 있다.

대림미술관은 아마 이같은 마인드로 경복궁 옆 골목에 쳐박혀서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던 미술관을 성장시킬 전략을 짰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리고 미술사적으로 큰 의미가 없는 디자이너, 사진가들의 작품을 가지고 관람객에게 친절한 설명없이 감각에만 치우친 전시기법을 선보이는 이유로 소장품의 빈약함을 들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유명 국공립미술관 및 사립박물관들에 비해 소위 국보급이라 할만한 소장품이 없는 대림미술관으로선 이 점이 가장 큰 약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물론 대림미술관이 다수 소장하고 있는 사진작품과 같은 근현대 작품들은 시기상의 이유 때문에 아직 국보급이 되기는 어려운 현실적인 한계도 있다.


작품의 체계적인 수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전시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일례로 런던의 테이트모던미술관과 파리의 퐁피두국립현대미술관의 차이를 들 수 있다. 이 두 미술관을 모두 가본 사람들은 서로 왠지 컨셉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우선 런던의 테이트모던미술관은 전시공간 내에 텍스트가 적으며, 관람객들이 현대미술의 흐름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연대기적 전시기법보다는 작품의 주제, 정서적인 특징을 중심으로 테마별 섹션 구분을 하고 있다. 즉 현재 대림미술관의 전시기법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파리의 퐁피두국립현대미술관은 입체주의가 시작된 1905년부터 전시공간이 시작되며 철저하게 연대기적 전시기법을 선보이고 있다. 관람객 입장에선 현대미술에 대해 이해하기 쉬운 미술관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큐레이터가 본인을 부각시키기 위한 화려하고, 특이한 전시기법보다는 철저하게 관람객의 눈에 맞춘 연대기적 전시를 해야한다고 믿는 편이다. 어쨌든 퐁피두국립현대미술관은 이렇게 하고 있어 미술사 연구자로서, 큐레이터로서 고마운 마음까지 든다. 오르세미술관 역시 몇 년 전부터 전시공간을 재배치하여 인상주의와 후기인상주의에 대해 이해하기 쉽도록 연대기적 전시기법으로 바꾸었다.

런던과 파리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관이 왜 이렇게 서로 다른 기법을 선보이고 있는 것일까. 현대미술에 관한 각 도시별 풍토가 달라서 그런 것이라고 단순하게 넘길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이 분야에 몸담고 있거나 꿈꾸는 이들에겐 이 차이에 대해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소장품의 범위에 있다. 쉽게 말하자면 런던의 테이트모던미술관은 연대기적 전시기법을 선보이기 힘들 정도로 파리 퐁피두국립현대미술관에 비해 소장품 수가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림미술관이 그러하듯이 최선의 차선책으로 관람객의 정서, 다양한 시선에 집중한 테마별 전시기법을 하는 것이다. 반대로 파리는 아주 자신있게 연도순으로 작품을 찬찬히 소개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현대미술품을 소장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이는 런던과 파리의 상속세 제도의 차이에도 기인한다. 프랑스는 바로크 이후 유럽 문화의 중심지가 된 국가답게, 그리고 공식적으로 '미술관, 박물관'이라는 명칭을 지닌 기관을 모두 국립으로 운영하는 국가답게 많은 미술품의 확보를 위해 작품을 기증하는 것으로 상속세를 대체해주는 아주 나이스한 세금 제도를 갖고 있다. 즉 작가가 사망하면 2세들에게 작품을 물려주게 될텐데 이는 우리나라도 그렇고 많은 상속세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프랑스는 상속받은 작품을 국가에 기증하면 상속세를 그만큼 면제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세금 제도를 프랑스어로 'dation(다씨옹)'이라고 부른다. 덕분에 퐁피두국립현대미술관 뿐만 아니라 파리에 있는 수많은 박물관들이 많은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것이다. 세금 제도 하나만으로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미술관들의 전시기법의 차이까지 발생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서두에서 언급한대로 소장품의 양적, 질적 차이는 미술관 운영컨셉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대림미술관은 소장품이 빈약하다는 약점을 잘 인지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운영 전략을 잘 세운 사례로서 칭찬받을 만하다. 여기에서 조금 더 욕심을 내어 체계적인 작품 구입과 연구 활동까지 병행한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는 이게 참 아쉽고 아직은 '그곳은 미술관이 아니라 그냥 문화공간일 뿐'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물론 나는 발전 과정을 차분히 지켜봐줘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리고 큐레이터는 무엇보다 학문 연구를 기반으로 해야한다는 믿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박물관이 있으면, 저런 박물관도 있어야한다는 다양성의 존중 차원에서 대림미술관의 이러한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로선 아쉬움이 더 큰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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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감각의 놀이터, 멀티 크리에이터 헨릭 빕스코브 展 in 대림미술관

2015. 7. 30.

 

외부 미팅 전 잠깐의 시간, 대림미술관을 가기위해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렸다. 무심하게 건너편을 응시하다 인왕산 위로 펼쳐진 파란하늘에 시선이 머물렀고 그렇게 한참을 넋놓고 바라보았다. 문득 시간부족을 외치며 살았나 싶게 주변에 당연한 존재들을 새삼 돌아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고보니 하늘의 자유로운 구름들이 장르불문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헨릭 빕스코브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림미술관의 이번 전시는 <헨릭 빕스코브-패션과 예술, 경계를 허무는 아티스트>라는 부제로 패션, 사진,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는 북유럽 패션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인 헨릭 빕스코브(Henrik Vibskov, 1972-)의 전시로 꾸며졌다. 그가 새롭게 재연출한 파리 패션 위크에서 발표한 2016년 S/S 런웨이와 컬렉션과 백스테이지 그리고 데뷔부터 현재까지 발표된 대표 컬렉션 등 총 300여 점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수 있는 자리인 이번 전시는 헨릭 빕스코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에 새로운 생명의 기운을 불어 넣어 어떻게 관객을 매혹시키는지 기대해볼만하다. 

 


 “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 대해서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창의성을 미리 설정하거나 공식을 내세우지도 않죠.         

잘 모르는 세계에 스스로를 던져 놓는 것을 즐기며,         

그 속에서 즉흥적으로 배우고 새롭게 적응해 나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        

         

- 헨릭 빕스코프(Henrik Vibskov) -

<The hot spray escape S/S 2016 collection>


가장 최신 작품인 <The hot spray escape S/S 2016 collection>은 마른 사막의 풍경 이미지를 모티브로 작업한 작품으로 오늘날 우리는 생존을 위해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생각에서 시작되어 실제 패션쇼장에서는 근육질 보디빌더들이 거대 설치물을 조정하는 모습을 연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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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테이지>

 

 


<The Big Wet Shiny Boobies S/S 2007 Collection>


<The Big Wet Shiny Boobies S/S 2007 Collection>은 사람들이 쇼 관람때 작품보다 여자 가슴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착안하여 여자가슴을 모티브로 작업한 획기적인 작품으로 그의 유명세를 알린 작품이다. 

 

<The Stiff Neck Chamber A/W 2013 Collection>


과테말라에서 죽음을 표현하는데 플라밍고(학), 연(Kite), 십자 모양의 나무 구조의 3가지의 도구를 사용하여 표현한다고 한다. 죽음을 기념하고 죽은이와 소통하기 위해 크고 아름다운 연을 만들어 날리는데 도살장의 컨베이어 벨트에 매달려 있는 닭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실제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마치 플라밍고들이 위로 솟아오르는 듯한 퍼포먼스를 펼쳐 주목을 받았다.


<Facial Jigsaw Puzzle, 2015>


 


 

20년동안 작업한 사진들

 

  

<The Mint Institute A/W 2008 Collection>


전시장 4층에는 매 전시마다 체험할수 있는 섹션으로 구성하는데 이번 전시도 직접 경험해볼수 있는 공간으로 채워졌다. 민트라는 아이디어로 입구에서부터 민트캔디를 받아 민트 캔디를 먹으며 민트 향으로 가득한 공간에 들어가면 런웨이 영상과 민트와 어울리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실제 런웨이에서 사용된 풍선 오브제들이 함께 어우러져 모든 감각들을 하나씩 느낄 수 있어 요란하기보다 오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전시장  1층에서는 헨릭 빕스코브의 뉴욕 부티크 벽면을 채운 <연필> 설치작품과 함께 다양한 아트상품들도 만날 수 있다.



이번 대림미술관의 헨릭 빕스코브 전시는 그가 어떤 방식으로 영감을 얻고 작품으로 표현하는지 팔색조 매력을 볼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패션과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세대와 관람자의 이해 수준을 고려한 장르선택에 따른 타켓 마케팅과 전시장의 위치, 가격, 자유로운 사진 촬영 등의 조화가 잘 이뤄 좋은 결과를 낸거 같다. 그리고 나아가 그간의 대림미술관의 행보들이 회화나 사진전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멀티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전시시장에 새로운 판도를 바꾸어 이끌어내는 새로운 주자로 급부상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전시 관람 후 대림미술관 옆 건물에 일반 가정집의 내부 인테리어만 바꿔 유티크함이 물씬 풍기는 라운지를 이용할수 있는데 본래 취지는 회원만 이용할 수 있지만 현재는 홍보차원을 비회원도 이용가능하다고 하니 전시를 보고 이곳에서 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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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in 대림미술관

2015. 1. 18.














퇴근하고 곧장 대림미술관으로 향했다. 지금 일하고 있는 박물관 1층에 아티제 카페가 있는데, 거의 매일 출근길에 들러서 커피를 사먹었더니 몇 개월 안돼서 아티제 회원 최고 등급이 되었고, 그 혜택 중에는 대림미술관 멤버십 회원권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대림미술관에서 하는 린다 매카트니전을 보고 싶었던 참이어서 전시도 볼 겸 경복궁역으로 향했다. 막상 퇴근하자 전시를 보고 싶은 마음보다 집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이 압도적으로 커져서 겨우 마음을 다잡은채.


그렇지 않아도 요즘 대림미술관 전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미술관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림미술관의 그간 행보를 보면 비영리 기관인 미술관이 이렇게도 마케팅을 할 수 있구나라는 감탄과 전시 내용은 과연 미술계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나에 대한 생각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는 고민이었다.


도착해보니 대림미술관에는 평일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시간에 20, 30대의 여자들이 이 정도로 많이 모인 곳이 또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모여있었다. 하나같이 세련된 외모와 패션 스타일을 자랑하는 이들이었다. 그러나 그 중에서 진지한 표정과 자세로 작품을 오래 보는 관객은 없었다. 대부분 센스 있는 작품들을 촬영하거나, 아님 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담는 등 전시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이런 모습들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관심이 하나의 기폭제가 되어 문화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편이다. 하지만 전시를 소비하는 대중의 편협한 관심에는 우려가 든다. 쉽게 말해서 대중들이 다양한 시대, 다양한 장르의 미술 전시를 골고루 섭취했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그리고 박물관 큐레이터로서 이러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과제를 부여 받은 듯한 무거움도 동시에 느끼게 되었다.


그동안 열렸던 서양의 현대미술과 사진전에 쏠리는 대중의 관심을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까? 단순히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생활 양식, 의식 등 모든 면에서 서양의 것을 입고 있는 점에서 비롯된 익숙함으로 여겨도 되는 것일까?


일단 익숙하기에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고, 그 안에서 재미를 찾기 쉽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60, 70년대의 일상과 당시 세계적인 스타인 비틀즈의 모습을 주로 담은 린다 매카트니의 사진까지 인기가 있는 것을 보면 단순히 익숙함만으로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전시의 주요 관객층인 20, 30대 여성들은 비틀즈의 음악을 들으며 성장한 세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비틀즈의 음악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추억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어쩌면 린다 매카트니의 사진이 모든 이들이 원하는 당당한 여성의 상징처럼 접근한 것도 흥행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더불어 회화보다는 직관적으로 감상하기 쉬운 사진이기에 미술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망설임이 적었던 탓도 있을 것이다. 문화 수준이 우리나라보다 크게 발전해있는 선진국일수록 사람들의 기호가 다양화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나라들도 2, 30년 전에는 블록버스터 전시에만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혹은 진통?)을 겪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나니 이제는 대중이 블록버스터 전시에만 몰리는 것이 아니라 다채롭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보러 다닌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나라는 어느 단계에 와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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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트로이카 : 소리, 빛, 시간 -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展 by 대림미술관

2014. 4. 4.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각광받던 젊은 사진 작가, 라이언 맥긴리가 한국이라는 낯선 국가에서 성공적인 개인전을 치러 내면서 단숨에 대중적인 아티스트로 자리 잡았다. 라이언 맥긴리전은 라이언 맥긴리가 앞세운 '청춘'이라는 키워드가 마침 한국에서 핫한 키워드로 떠오르던 시기와 맞물렸고, 유희경 시인의 감성적인 지원까지 있었기 때문에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를 성공적으로 융화시킨 대림미술관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것은 당연한 기대일 것이다. 물론 대중성이라는 범주 아래에서 말이다.

 

트로이카 멤버들

 

4, 벚꽃이 모두 지고, 본격적으로 따뜻한 봄이 시작됨과 함께 대림미술관에서는 새 전시가 시작된다. 대림미술관이 이번에 선택한 아티스트는 영국의 아티스트 그룹, 트로이카이다. 현재 포털사이트에 트로이카를 검색해 보면 아티스트 트로이카에 관한 정보는 거의 얻을 수 없다. 그만큼 한국 내에서의 인지도가 떨어지는 낯선 아티스트이다.

 

쌍두마차, 삼총사를 뜻하는 이 아티스트 그룹은 에바 루키(Eva Rucki, 1976년 독일 출생)와 코니 프리어(Conny Freyer, 1976년 독일 출생) 그리고 세바스찬 노엘(Sebastien Noel, 1977년 프랑스 출생)이 모여 이끌어가고 있다. 영국 왕립예술학교에서 사진, 엔지니어링, 그래픽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쌓은 이들은 런던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Cloud, 2008

 

과학 기술이 표현하는 아름다움()’은 여러 복잡한 과학 기술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조차도 의문을 갖게 하는 주제이다. 차가운 기계보다는 따뜻한 심장에 눈물을 흘리는 것이 바로 인간이기에 우리는 과학 기술의 아름다움에 비관적인 감정이 들기 마련이다.

 

트로이카는 이런 고정관념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던진다. 그들은 기계장치나 전자기기로 구성된 인공적인 구조물을 만들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속에서 자연의 감성을 느끼게 한다. 맞닿아 있지 않을 것만 같은 자연과 기계를 이용해 아름다운 하모니를 빚어내는 트로이카, 그들의 천재성이 놀랍다.

 

Falling Light, 2010

 

살랑거리는 봄바람과 함께 내리는 봄비만큼 감동적인 것도 없는 요즘이다. 춥고 눅눅한 비가 반가운 이유는 봄비가 지닌 아름다운 추락의 느낌과 그것으로부터의 울림과 소리 때문이 아닐까싶다. 그렇다면 빛이 만들어내는 봄비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트로이카가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낸 작품 <Falling Light>를 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이 작품은 <2010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으로 스와로브스키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된 것이다. 이번 봄에 몸이 젖지 않고도 느낄 수 있는 봄비를 보면서 기술이 감성을 이끌어내는 신비로운 순간을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Persistent Illusions 설치과정

 

앞서 설명했듯이 트로이카는 기술과 자연의 격차를 넘나들며 작품을 제작한다. 위<Falling Light>도 그렇고 이제 소개할 <Persistent Illusions>에도 그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 형형색색의 밧줄들이 분수를 형상화한 이 작품은 유아적인 색채와 분수라는 경쾌한 형체로 동심을 섬세하게 자극한다. 물줄기가 아닌 밧줄이 쉴새없이 내뿜어내는 분수 앞에서 이번 여름, 그 독특하고도 신선한 시원함을 느껴보자.

 

대림미술관 트로이카전 공식 포스터 

 

일기예보는 다가오는 날들의 날씨를 미리 알려주고 우리는 그에 따라 일상을 준비한다. 트로이카는 이런 통념을 깨트리는 새로운 개념의 일기예보를 만들어냈다. <Weather Yesterday>라는 이름 자체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어제의 날씨를 알려주는 작품이다. 귀여운 발상에 웃음이 나오는 이 작품은 오직 내일, 미래만을 지향하는 과학 기술로부터 어제의 의미를 묻고 있다. 트로이카전 대표 포스터에 등장하고 있는 작품이니 포스터를 통해 미리 엿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정보화, 디지털화와 가장 잘 어울리는 색채는 과연 무엇일까. 이런 이원론적 시스템과 가장 닮은 색채는 바로 흑백이 아닐까 싶다. 01이라는 가장 단순한 수의 조합이 복잡성을 만들어내듯이 <Calculating the universe>36,315개의 흑백 주사위를 이용하여 다차원적인 자연의 패턴을 이진법적 디지털 방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어릴 적 갖고 놀곤 했던 주사위로 자연을 형상화 했다는 점에서 트로이카의 발상이 놀랍기만 하다.

 

Arcade, 2012

 

Thixotropes, 2011

 

예술의 대중화, 일상화를 모토로 나름의 컨셉을 가진 전시를 선보여 왔던 대림미술관. 테크니컬한 예술로 그들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해 나가면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트로이카. 닮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 둘의 반가운 콜라보레이션이 기대된다. 그리고 대림 미술관에서 <라이언 맥긴리>展의 성공을 부담이 아닌 기대로 인식하여 대중적인 측면으로나, 작품성으로나 보다 더 나은 전시를 우리에게 또 한 번 선물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음 주 410일(목), 쉼 없이 떨어지는 벚꽃비를 맞으며 대림미술관에 다녀오시길 바란다.

 

Prologue 영상> #1. Persistent Illusions

 

Prologue 영상> #2. Electroprobe

 

전시명 : <트로이카 :소리,빛,시간-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

기간 : 2014. 04. 10 ~ 2014. 10. 12

장소 : 대림미술관(☞ 홈페이지)

* 사진촬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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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미술관, <How to Make a Book with Steidl> 슈타이들展

2013. 6. 5.


책이 예술인걸까, 책을 만드는 과정이 예술인걸까. 미술이 기본적으로 이미지와 글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책 또한 예술의 영역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 장인 정신이 들어가있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대림미술관의 슈타이들展은 책과 책을 만드는 과정 모두 예술이라는 전제하에 기획된 전시이다. 책을 구성하는 이미지와 글(폰트)의 파편들부터 시작하여 하나의 책이 완성될 때까지의 과정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심지어 종이를 종류별로 모아서 관람객이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섹션까지 마련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완성된 책에 어떤 예술성이 담겨 있는지에 대한 답은 관람객에게 넘기는 듯하다. 오히려 파편이라 할 수 있는 이미지와 글(폰트)이 예술이라는 영역에 더 가까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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