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3

교토국립박물관에 가다.

지난 주에 간 교토국립박물관의 전. 호텔에서 일찍 나와 개관시간 한 시간 전에 도착했음에도 대기인원 2,500여명이 줄을 서있었다. 지난 2009년에 안견의 가 우리나라에 왔을 때도 어마어마했지만 이번은 그의 수 십배는 더 긴 줄이어서 망연자실할만큼 충격이었다. 다른 일정도 소화하고 공항으로 가야했기 때문이다. ICOM 카드를 가져가서 무료로 전시를 보는 등 이래저래 편의를 제공받았지만 줄은 똑같이 서야한단다. 가만히 둘러보니 이들은 마치 이 정도는 당연하다는 듯한 분위기였고, 차분한 대기 풍경에 더 놀랐다. ​​​ 1시간 반 가까이 비를 맞으며 서있다가 겨우 들어갔는데 작품을 차분히 보는건 둘째치고 무사히 보고 나온거에 감사할 정도로 인파가 북적였다. 이렇게 사람이 몰리면 진열장 유리라도 밀려서 세콤이..

일본에서 사온 도록, 책들

사실 단행본이나 도록보다는 도쿄에 한 일주일 머무르며 국회도서관에서 복사해오는게 더 유용하지만 이렇게나마 만족해야겠다. 좋은 전시들을 보고 논문에 사용할 도판들과 두고두고 참고할 사전류 책들을 사온게 어디랴 싶기도 하다. 7년 전쯤 석사논문 쓸 때 9박 10일동안 큐슈에서 차를 빌려 각 도시들을 돌아다니며 자료 찾던 때가 생각난다. 차를 렌트하니 점점 무거워지는 짐을 걱정할 필요없이 손이 닿는대로 모두 찾아오고 복사해올 수 있었다. 가끔 직장인으로 살면서 공부에 할애할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마다 그 때처럼 한 달정도 일본에 머무르며 자료를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연 실현 가능할지 의문이다. 내가 지금 일하는 박물관을 과감하게 그만두고 옛날처럼 공부만 하기 위해 떠날 수 있..

한 권의 책 2017.11.24

또 하나의 우주...가레산스이(枯山水), 일본 교토

일본의 문화를 보면 인위적인 맛이 나는게 참 많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뭔가 아기자기하고, 색감도 진하고, 선이 딱 떨어지는 심플함이 깔끔한 것을 유독 좋아하는 요즘의 트렌드에 잘 부합하는 듯 하다. 나도 물론 이러한 심플함을 좋아하는데 가끔 보면 너무 인위적인 맛이 나서 느끼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많다. 너무 심플하다보니 왠지 '미끄덩'거린다고나 할까? 심지어 일본인들은 정원을 꾸밀 때도 자연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려했던 우리나라와는 달리 인위적으로 변형을 가해서 인공적인 미를 추구하였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교토 선종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다. 우리나라 불국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그랭이공법과는 정반대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그랭이공법은 말 그대로 건축의 재료가 되는 돌을 인위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