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밤, <한국 근현대 미술사> 수업이 끝나고 좋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질문을 주신 분께서는 조선시대 회화에서 근대 회화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제작된 작품을 보면 물론 중요하겠지만 미술작품으로서 특별히 아름답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을 때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경우 작품을 어떤 관점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명품으로 대접받는 조선시대의 고전 작품을 보다가 근대 작품을 보니 아마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었을 겁니다.
근대의 문화재는 아무래도 세월이 많이 흐르지 않았기 때문에 국보나 보물처럼 '지정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은 잠시 보류되고 있습니다. 대신 마냥 방치할 수는 없기에 중요한 유물은 '등록문화재'로 등록하여 소실되지 않도록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국보, 보물급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있으니 일단 등록시켜놓고 관리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이런 제도가 시행되고 있을만큼 아직 근현대 미술의 가치를 확정적으로 내리는 일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다만 이런 관점은 가능합니다.
살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군가는 나를 좋게 평가하고, 다른 누군가는 나를 나쁘게 평가하듯이 사람은 다양한 면모를 갖고 있죠. 좋은 평가의 나와 나쁜 평가의 나는 모두 한 사람인데도 말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미술작품도 다양한 각도에서 봐야 합니다.
역사적 산물로서, 즉 유물로서 보전해야 할 가치가 있지만 조형성은 개성이 없고 평범한 작품들도 존재합니다. 반대로 매우 아름답고 높은 완성도로 제작되었지만 유물로서는 가치가 떨어지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혹은 파편만 남아 있음에도 현재 전하지 않는, 기록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양식을 갖고 있다면 이 역시 매우 귀한 작품이 됩니다.
미술사 책에 나오는 작품을 모두 조형적으로 대단하고 소위 '아름다운 것'이라고 보기 보다는 '남겨진 것(유물)'으로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작품이라는 시각으로 우선 보는 편이 좋습니다. 그중에는 '명품', '걸작'으로 평가받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시대에는 평가절하되었지만 세월이 흘러 재평가되어 그 가치를 다시 알아보는 날이 올 때도 있습니다. 즉 미술사적 가치란 늘 유동적이고 다양한 관점이 공존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사람을 대하듯 말이죠.
개인적으로 미술사를 전공해서 가장 좋은 점은 하나의 사안을 두고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데 있습니다. 작품을 분석하는 훈련을 받고, 박물관에서 작품을 구입하거나 전시를 하기 위해 큐레이팅하면서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에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공부의 매력을 여기에서 가장 크게 느꼈달까요. 물론 여전히(아마 평생 동안) 부족함이 많기에 공부를 해서라도 성숙함에 도달할 수 있도록 계속 문을 두들겨야 하겠지만요.
그저께 밤, <한국 근현대 미술사> 수업이 끝나고 좋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질문을 주신 분께서는 조선시대 회화에서 근대 회화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제작된 작품을 보면 물론 중요하겠지만 미술작품으로서 특별히 아름답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을 때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경우 작품을 어떤 관점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명품으로 대접받는 조선시대의 고전 작품을 보다가 근대 작품을 보니 아마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었을 겁니다.
근대의 문화재는 아무래도 세월이 많이 흐르지 않았기 때문에 국보나 보물처럼 '지정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은 잠시 보류되고 있습니다. 대신 마냥 방치할 수는 없기에 중요한 유물은 '등록문화재'로 등록하여 소실되지 않도록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국보, 보물급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있으니 일단 등록시켜놓고 관리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이런 제도가 시행되고 있을만큼 아직 근현대 미술의 가치를 확정적으로 내리는 일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다만 이런 관점은 가능합니다.
살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군가는 나를 좋게 평가하고, 다른 누군가는 나를 나쁘게 평가하듯이 사람은 다양한 면모를 갖고 있죠. 좋은 평가의 나와 나쁜 평가의 나는 모두 한 사람인데도 말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미술작품도 다양한 각도에서 봐야 합니다.
역사적 산물로서, 즉 유물로서 보전해야 할 가치가 있지만 조형성은 개성이 없고 평범한 작품들도 존재합니다. 반대로 매우 아름답고 높은 완성도로 제작되었지만 유물로서는 가치가 떨어지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혹은 파편만 남아 있음에도 현재 전하지 않는, 기록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양식을 갖고 있다면 이 역시 매우 귀한 작품이 됩니다.
미술사 책에 나오는 작품을 모두 조형적으로 대단하고 소위 '아름다운 것'이라고 보기 보다는 '남겨진 것(유물)'으로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작품이라는 시각으로 우선 보는 편이 좋습니다. 그중에는 '명품', '걸작'으로 평가받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시대에는 평가절하되었지만 세월이 흘러 재평가되어 그 가치를 다시 알아보는 날이 올 때도 있습니다. 즉 미술사적 가치란 늘 유동적이고 다양한 관점이 공존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사람을 대하듯 말이죠.
개인적으로 미술사를 전공해서 가장 좋은 점은 하나의 사안을 두고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데 있습니다. 작품을 분석하는 훈련을 받고, 박물관에서 작품을 구입하거나 전시를 하기 위해 큐레이팅하면서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에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공부의 매력을 여기에서 가장 크게 느꼈달까요. 물론 여전히(아마 평생 동안) 부족함이 많기에 공부를 해서라도 성숙함에 도달할 수 있도록 계속 문을 두들겨야 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