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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의 단상/전시 소개

에도시대 청화백자 400년전, 네즈미술관

2017. 2. 11.


오랜만에 간 네즈미술관. 3년 만의 방문이다. 처음 이곳을 왔을 때도 그랬지만 네즈미술관은 내가 가 본 일본의 미술관 중에서 가장 사립스러운 미술관이다. 마치 성북동에 있는 간송미술관 같은 이미지이다. 네즈미술관의 건물이 간송보단 훨씬 세련되었지만 이것만 제외하면 소장품의 퀄리티, 미술관의 역사, 멋진 정원 등 많은 부분이 서로 닮아있다.


이번에는 1616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지는 일본 청화백자 특별전을 보러 왔다. 정식 명칭은 <染付誕生 : 400年(소메츠케 탄생 : 400년)> 컬렉션전이다. 일본 규슈 아리타지역에서 시작된 청화백자는 유럽과 1600년대 중반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에 청화백자를 수출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첫 시작은 조선 도공들에게 배우면서 이루어졌지만 청출어람이라 할 만하다. 같은 시기 우리나라는 왜란, 호란의 여파로 비싼 제작비가 들어가는 청화백자 대신 철화백자로 그 전통을 이어나가는 데 여념이 없었다. 철화백자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지만 이건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암튼 이번 전시를 보면서 홀로 탄식을 금치 못하며 감상했다.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 질투 등이 마구 뒤엉킨채 나오는 탄식이었다. 그릇의 형태, 문양의 자유로움 및 정교함, 요즘 만든 그릇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세련된 감각 등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러한 감정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함께 나누고 싶지만 아쉽게도 네즈미술관은 전시실에서 촬영을 하지 못하게 한다. 박물관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규정이다. 대개 촬영을 금하는 곳은 그 이유로 작품의 손상 방지와 저작권 보호를 들곤 하는데 이거 다 핑계다. 플래시만 안터뜨리면 아무리 촬영해도 손상가지 않는다. 삼각대만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면 된다. 그리고 저작권 보호는  전시 홍보차원에서 도움되지 않는 일일 뿐더러 어느 누가 전시실에서 촬영한 유물 사진을 책의 도판으로 사용하겠는가. 전경이면 모를까.


일본의 관람 문화가 유별나긴 한 것 같다. 전시실 내부에서 볼펜으로 메모하고 있으면 저 멀리서 스탭이 뛰어와서 특유의 간곡한 포즈와 표정을 담아 연필을 주기도 한다. 노출 전시면 이해하겠지만 전부 진열장에 들어가있는 전시여서 의아스럽긴 했다. 그 뿐인가. 내가 갖고 있는 샤프로 쓰고 있는데도 그건 연필이 아니라며 자신들이 제공하는 연필로 쓰라고 준 적도 있다. 암튼 이런 이유로 대강이나마 일본 청화백자의 자태를 가늠할 수 있도록 아래에 전시 포스터를 가져왔다.


전시를 보고 뮤지엄샵과 밖의 정원을 산책했다. 이제는 해외 미술관에 가면 내 전공과 밀접하지 않은 도록 및 책은 사오지 않기로 결심한 탓에 도록을 안샀는데 지금 후회하고 있는 중이다. 머릿속에 찬란한 빛깔의 문양과 자유분방한 도안들이 계속 떠다닌다. 도자기를 이렇게 마음 속에 담아두기는 처음이다. 앞으로는 역시 “언제 쓰일지 몰라”라는 심정으로 쟁여두듯이 일단 사와야겠다.



네즈미술관에 방문하는 사람이면 한 번쯤은 꼭 극단적인 원근법 구도로 촬영하곤하는 입구의 모습.



2층 전시실로 올라가기 전에 위치한 1.5층의 휴게실 모습. 애기를 데리고 온 일본의 젊은 부부의 모습이 보기 좋아서 촬영했다. 저 애기는 나중에 크면 대부분의 미술사 교수님들의 자제들처럼 박물관이라면 학을 떼고 안가려 할까? 아니면 내가 부모님 손을 잡고 조선총독부 건물이 국립중앙박물관 시절이던 때부터 박물관을 들락거리다가 지금의 나로 성장한 것처럼 아주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1.5층 휴게실에서 내려다 본 1층의 로비.




정원과 네즈카페가 내다보이는 로비의 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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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홀아트갤러리, 미술사학자들의 소장품 전시 개최

2017. 1. 17.


성북동 간송미술관을 지나 삼청터널로 가는 길목에 있는 리홀아트갤러리에서 재밌는 기획전을 한다고 합니다. 미술 전시라고 하면 '작가의 작품'을 관람한다는게 일반적인 생각인데 이번 전시는 미술사학자들의 소장품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참신한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집 근처라 저도 조만간 가보려구요. 간송미술관 전시가 DDP로 옮겨가고나서 전시보러 성북동에 갈 일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가게 되었네요 :)


* 기간 : 2017. 01. 16(월) ~ 02. 15(수)


16일 서울 성북동 리홀 아트갤러리에서 '미술사가들이 사랑한 무낙관 그림과 질그릇전'을 주제로 개막한다. 이태호 교수의 정년 기념과 제자인 리홀 아트갤러리 리우식 관장의 첫 개관 전시로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는 교편에서 강의를 통해서가 아닌 본인들이 수십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수집한 유물들을 한데 모아 전시하는 자리다. 고가의 작품들은 없지만, 가장 서민적이고 3명의 교수들이 학생들과 교감을 나누었던 사연 많은 작품들이 가득하다. 


via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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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유영국, 절대와 자유' 특별전과 함께 하는 Google Arts & Culture 강연 소개

2016. 11. 22.


지난 주 국립현대미술관과 부산시립미술관이 공동 주최하고, 유영국미술문화재단과 Google Arts & Culture 후원으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 '유영국, 절대와 자유' 전시를 개막했습니다. 


Google Arts & Culture는 전국 초·중·고등학교 미술 교과 관련 교사 및 일반인 대상으로 전시 기획을 총괄한 김인혜 학예연구사롤 모시고 전시의 하이라이트와 '작가들이 사랑한 작가' 유영국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서 구글에서는 Google Cultural Institute가 개발한 초고해상도 '아트 카메라 (Art Camera)'로 촬영한 기가픽셀 이미지 20점을 포함해서 유영국 작가의 작품 56점을 Google Arts & Culture 온라인 사이트와 모바일 앱에서도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학교 미술 수업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이번 강연에서 학교 수업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 현장에서 등록은 어려우니 참석하시고자 하는 분은 반드시 아래 양식을 통해 미리 등록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일시: 2016년 11월 29일 화요일 오후 6시 - 7시 30분

장소: 구글 캠퍼스 서울 (서울특별시 강남구 영동대로 417 오토웨이타워 지하 2층, 지하철 2호선 삼성역 3번 출구)

강연자: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https://goo.gl/JvCB9O) 

참가비: 무료


☞ 참가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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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획을 하며 느낀 점 몇 가지

2016. 8. 15.


근대미술을 주제로 전시한다는 것은 어쩌면 큐레이터에게 있어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는 말 그대로 지금과 가장 가까운 시대이다. 그만큼 자료도 많고, 이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많은 수의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다. 심지어 작가의 손자, 손녀들이 아직 생존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작가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어쩌면 가장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기도 하다.

더군다나 근대미술품들은 불과 얼마 전까지 현대작품으로 거래되어왔고 덕분에 위작도 많다(천경자 미인도 관련 논란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듯). 또한 그 어떤 시대보다 비평글도 많이 남아있다. 즉 근대미술은 미술사 고유의 방법론을 벗어나 다양한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이다. 예술학, 미술이론, 비평, 미술감정학 등 미술사학계에서만 커 온 나같이 평범한 미술사 출신 큐레이터에게는 신경쓸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전혀 접해보지 못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와서 한마디 툭 내뱉으면 일파만파 커질 수 있는게 근대미술이다. 나는 작년에 이 전시기획을 맡으면서 이 점이 내내 신경쓰이고 긴장되었다. 사실 아직도 긴장의 끈을 놓고 있지 않다(아침에 눈뜨면 가장 먼저 하는게 스마트폰으로 박물관 이름으로 기사 검색부터 할 정도이니). 자칫 잘못하면 박물관에 누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내 커리어에도 불명예스럽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닐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시준비를 하는 틈틈이 예전 기사들을 검색하며 근대미술과 관련해서 누가, 어떤 요소를 문제삼아왔는지, 무엇이 논란거리였는지 하나하나 정리해가며 감을 익히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하다보니 한 가지 결론을 세울 수 있었다. 원론적인 이야기로 돌아온 것이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는 기본에 더욱 충실할 수 있었다. 그 결론이란 결국 작품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근거있는 미적 가치 부여, 그리고 검증이었다.

큐레이팅은 결국 거르는 작업이다. 조금이라도 부족하다 싶으면 가차없이 전시 리스트에서 제외시켰다. 교수님들께 자문을 구할 때도 한 분의 이야기만 듣지 않고 세부 전공으로 구분하여 여러 선생님들을 모신 후 무조건 크로스 체크를 하였다. 그래서 여러 선생님들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을 베이스로 삼고 그 다음에 내 생각을 집어넣었다.

도록에는 전시를 명품 브랜드화 하듯이 이 분야에서 가장 인정받는 선생님들께 논고를 받아 함께 게재하였다. 도록 뒤에 실리는 논고야 많이들 하고 있지만, 우리 박물관의 기존 관례에서 조금 더 욕심을 부려 원로 학자와 젊은 학자의 글을 모두 담아야한다고 주장하였고 관장님은 흔쾌히 수락해주셨다.

내가 이런 주장을 한 것에는 전시가 오픈된 후 근거없는 논란 제기는 처음부터 차단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작품 설명 글을 쓰는 나 역시 상당한 공을 들였다. 물론 부족한 점이 있지만 내 석사 논문 때보다 더 공을 들이고 열심히 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근대라는 암울한 시기상 때문에 학부, 석사과정 때 들여다보기조차 싫어했던 나로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온 신경을 다 써서인지 세간의 좋은 평가가 들리면 굉장히 뿌듯하고 행복하다. 인사치레로 전시 참 좋다고 말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저 감사하고 기쁠 따름이다. 전시기획보다는 책을 읽고 공부하고 글쓰는 학자에 더 큰 목표를 두고 있는 나이지만 이번을 계기로 큐레이터라는 직업에도 조금은 보람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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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의 <일본산책> 사진전 in 캐논갤러리

2016. 7. 9.

















퇴근하던 중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데 무슨 마음이 들었는지 옆에 있던 캐논갤러리로 급하게 들어가서 사진전을 보게 되었습니다. 박물관 일, 강의 그리고 학교 수업 때문에 상반기 내내 고미술(회화)에 치여살았더니 트렌디한 문화에 목말라 했던 것 같아요. 한창 바쁘게 지낼 때는 이런 호사스러운 감정을 느낄 새도 없었지만, 전시가 오픈되고 방학을 맞이하며 몸이 게을러질 수 있게 되자 그새 이런 갈증이 생기더군요.

평일 저녁의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일본 풍경을 센스있게 잘 찍은 사진으로 음미할 수 있었습니다. 에세이 작가가 사진 한 컷마다 쓴 비유는 사진을 더욱 빛나게하고 가슴에 더 와닿게 해주네요. 고민이 있어 차분한 시간이 필요한 분에게 추천하고 싶은 공간과 전시였습니다. 압구정로데오역 5번 출구 근처 캐논 매장 지하 1층에 갤러리가 있으니 한번 가보시길 바랍니다. 전시는 7/23까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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