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큐레이터의 단상/전시 소개

조선왕실의 포장 예술 in 국립고궁박물관(2017. 06. 27 ~ 09. 03) 이번 여름에도 전시회를 꽤 다녀왔지만 아직까지 하나도 리뷰글을 쓰지 못했다. 이래저래 일들이 많아서 블로그에 전혀 집중할 수 없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지금, 늦었지만 하나씩 글로 풀어볼까 한다. 정성들여 찍은 사진이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하고 있는 특별전에 다녀왔다. 보자기를 비롯해 포장에 사용되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미술이 아니다. 조금 범주를 넓히면 실용예술, 섬유예술은 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것을 두고 흔히 공예품이라고 부른다. 이번 전시에서 접한 포장과 관련된 각종 공예품들은 하나같이 화려한 장식성을 은은하게 내비치고 있었다. 왕실용 공예품답다는 생각이 전시를 보는 내내 들었다.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포장에 사용된 공예품이 주를 이루었고 그 중에서도 주인공격은 .. 더보기
에도시대 청화백자 400년전, 네즈미술관 오랜만에 간 네즈미술관. 3년 만의 방문이다. 처음 이곳을 왔을 때도 그랬지만 네즈미술관은 내가 가 본 일본의 미술관 중에서 가장 사립스러운 미술관이다. 마치 성북동에 있는 간송미술관 같은 이미지이다. 네즈미술관의 건물이 간송보단 훨씬 세련되었지만 이것만 제외하면 소장품의 퀄리티, 미술관의 역사, 멋진 정원 등 많은 부분이 서로 닮아있다. 이번에는 1616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지는 일본 청화백자 특별전을 보러 왔다. 정식 명칭은 컬렉션전이다. 일본 규슈 아리타지역에서 시작된 청화백자는 유럽과 1600년대 중반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에 청화백자를 수출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첫 시작은 조선 도공들에게 배우면서 이루어졌지만 청출어람이라 할 만하다. 같은 시기 우리나라는 왜란.. 더보기
리홀아트갤러리, 미술사학자들의 소장품 전시 개최 성북동 간송미술관을 지나 삼청터널로 가는 길목에 있는 리홀아트갤러리에서 재밌는 기획전을 한다고 합니다. 미술 전시라고 하면 '작가의 작품'을 관람한다는게 일반적인 생각인데 이번 전시는 미술사학자들의 소장품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참신한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집 근처라 저도 조만간 가보려구요. 간송미술관 전시가 DDP로 옮겨가고나서 전시보러 성북동에 갈 일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가게 되었네요 :) * 기간 : 2017. 01. 16(월) ~ 02. 15(수) 16일 서울 성북동 리홀 아트갤러리에서 '미술사가들이 사랑한 무낙관 그림과 질그릇전'을 주제로 개막한다. 이태호 교수의 정년 기념과 제자인 리홀 아트갤러리 리우식 관장의 첫 개관 전시로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는 교편에서 강의를 통해서가 아닌 본인들이 수십.. 더보기
국립현대미술관 '유영국, 절대와 자유' 특별전과 함께 하는 Google Arts & Culture 강연 소개 지난 주 국립현대미술관과 부산시립미술관이 공동 주최하고, 유영국미술문화재단과 Google Arts & Culture 후원으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 '유영국, 절대와 자유' 전시를 개막했습니다. Google Arts & Culture는 전국 초·중·고등학교 미술 교과 관련 교사 및 일반인 대상으로 전시 기획을 총괄한 김인혜 학예연구사롤 모시고 전시의 하이라이트와 '작가들이 사랑한 작가' 유영국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서 구글에서는 Google Cultural Institute가 개발한 초고해상도 '아트 카메라 (Art Camera)'로 촬영한 기가픽셀 이미지 20점을 포함해서 유영국 작가의 작품 56점을 Google Arts & Culture 온라인 사이.. 더보기
전시기획을 하며 느낀 점 몇 가지 ​ 근대미술을 주제로 전시한다는 것은 어쩌면 큐레이터에게 있어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는 말 그대로 지금과 가장 가까운 시대이다. 그만큼 자료도 많고, 이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많은 수의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다. 심지어 작가의 손자, 손녀들이 아직 생존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작가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어쩌면 가장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기도 하다. 더군다나 근대미술품들은 불과 얼마 전까지 현대작품으로 거래되어왔고 덕분에 위작도 많다(천경자 미인도 관련 논란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듯). 또한 그 어떤 시대보다 비평글도 많이 남아있다. 즉 근대미술은 미술사 고유의 방법론을 벗어나 다양한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분야라는 것.. 더보기
로타의 <일본산책> 사진전 in 캐논갤러리 ​ 퇴근하던 중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데 무슨 마음이 들었는지 옆에 있던 캐논갤러리로 급하게 들어가서 사진전을 보게 되었습니다. 박물관 일, 강의 그리고 학교 수업 때문에 상반기 내내 고미술(회화)에 치여살았더니 트렌디한 문화에 목말라 했던 것 같아요. 한창 바쁘게 지낼 때는 이런 호사스러운 감정을 느낄 새도 없었지만, 전시가 오픈되고 방학을 맞이하며 몸이 게을러질 수 있게 되자 그새 이런 갈증이 생기더군요. 평일 저녁의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일본 풍경을 센스있게 잘 찍은 사진으로 음미할 수 있었습니다. 에세이 작가가 사진 한 컷마다 쓴 비유는 사진을 더욱 빛나게하고 가슴에 더 와닿게 해주네요. 고민이 있어 차분한 시간이 필요한 분에게 추천하고 싶은 공간과 전시였습니다. 압구정로데오역 5번 출구 근처 캐논.. 더보기
세월호 희생자 추념전 <사월의 동행 April the Eternal Voyage> in 경기도미술관 5월 8일 어버이날에 경기도미술관 展에 다녀왔습니다. 세월호 희생자 추념전 展은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안산 화랑유원지 내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어떤이에게는 이제 그만 좀 했으면 하는 듣다 지칠 이야기, 또 어떤이에게는 손에 잡으면 사라질 뜨거운 눈물 같은 4ㆍ16 세월호 참사. 전시는 희생자 가족과 참사로 인해 공동의 아픔을 갖게 된 이웃들과 서로를 위무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공감능력을 상실해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예술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되묻고, 예술이 무엇을 담아내고 표현할 것인지, 어떻게 모순된 사회와 함께 호흡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전시의 인상은 공동의 분노와 공포를 날카롭게 직시하면서도 잔잔하고 차분한 어조로 위로를 건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 더보기
런던 내셔널갤러리의 시간이 멈춰있는 공간 런던 내셔널갤러리의 1층 왼쪽 문으로 들어가면(흔히 입장하는 정문은 2층에 있다) 검색대 옆에 간이 의자를 빌려주는 곳이 있다. 회화 학습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 이 학생들 덕분에 우리나라 미술관과 사뭇 다른 풍경이 연출된다. 명작 앞에 자리잡고 앉아 옛 거장의 필법, 채색법을 꼼꼼하게 분석하며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려는 미대생들의 모습을 전시실 곳곳에서 발견하게 된다. 그들은 내셔널갤러리가 세계적인 박물관인만큼 관람객 수도 상당히 많아 전시실이 다소 시끄러운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만의 화법을 찾기 위해 묵묵히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대부분이며 어떤 관람객들은 옆에서 그들의 작품을 구경하고 있는데도 일절 반응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이런 모습을 뒤에서 보며 또 하나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