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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의 단상/전시 소개

<유연한 공간>전을 보고 / 세화미술관 저녁노을이 질 때쯤 광화문 사거리 횡단보도에 서서 노을이 지는 쪽을 바라보면 묵묵히 일하고 있는 조나단 보로프스키(Jonathan Borofsky)의 을 볼 수 있다. 망치질 하고 있는 모습이 역설적으로 너무나 고요해서 마치 종교의식을 치르고 있는 느낌마저 드는 조각상이다. 구스타프 쿠르베가 19세기 파리의 노동자들을 성스럽게 표현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몸짓이랄까. 조각상 옆에는 흥국생명 빌딩이 있는데 이 건물 3층에 세화미술관이 들어서있다. 광화문을 자주 가면서 세화미술관 방문은 처음이었다. 언제나 빠르게 지나가는 길목에 있어서 지나다니며 언제 가봐야겠다고 다짐만 했다가 이번에 처음 다녀왔다. 이번 전시는 꼭 봐야겠다고 생각을 한 이유는 전시 소개글에서 찾을 수 있다. 관람객은 화이트큐브의 경직된 공간.. 더보기
2차 전시 中 ​ 이달 초에 일본미술 2차 전시를 오픈했습니다. 이로써 작년 말부터 해온 이번 특별전의 전시기획이 모두 마무리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동안 쪼금 바쁘긴 했습니다. ㅎㅎ 전시는 크게 3개의 섹션으로 구분을 했어요. 화파별로 할지, 시기별로 할지 등등 섹션 구분에 꽤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일본미술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태에서 어떻게 하면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을지, 가장 최적의 조합과 동선은 무엇일지를 두고 말이죠. 그렇게 해서 나온게 1. 중세부터 근대까지의 수묵화, 2. 채색화를 통한 일본의 풍속, 3. 동아시아 회화교류 섹션입니다. 담당 큐레이터 입장에서 어느 섹션이 가장 인기가 많을지 내심 기대됐는데 확실히 채색화가 인기가 많더군요. 역시 일본 느낌, 감성은 채색화를 통해 더욱 강하게 느껴.. 더보기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a.k.a 푸념) 처음 박물관에 입사했을 때 가장 놀랐던 것 중에 하나가 일본 작품이 상당수 소장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이 박물관은 도자기로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내가 내 전공(동아시아 회화교류사, 일본회화사)을 살려서 주도적으로 일할 기회가 없을 것이라 예상했다. 게다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정도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에 일본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기관이 없다고 전해졌는데 이곳에 이렇게 많은 수가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2년 전에 근대회화 전시를 준비하면서 경험이 쌓였기 때문에-비단 전시기획의 경험 뿐만 아니라 이 조직이 일을 처리해나가는 생리 등 많은 것을 포함한다-지난 전시의 아쉬움을 모두 보완해서 잘 해나갈 자신이 있었다. 큰 긴장감없이 지난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진행과정에서 나의 자.. 더보기
창덕궁 희정당 벽화 특별전(국립고궁박물관) 김규진, , 1920년, 비단에 채색, 195.5×882.5cm, 국립고궁박물관 1920년 재건된 창덕궁 희정당 접견실의 동쪽 벽화로 그려졌다. 강원도 통천군 해안가에 위치한 총석정은 육각형 돌기둥이 무리지어 늘어선 주상절리 지형을 조망하는 누정으로, 금강산 절경 중 하나이자 관동팔경에 속한다. 이 그림은 총석정의 장대한 경치를 배를 타고 바다 쪽에서 바라본 시점으로 그렸다. 큰 화면에 수평 구도로 경치를 펼쳐내어 장대함을 연출하고, 총석의 수직적 높이를 강조하여 바로 앞에서 총석을 올려다보는 듯한 현장감을 자아낸다. 김규진, 부분 김규진, 부분 김규진, 부분 김규진, 부분 김규진, , 1920년, 비단에 채색, 195.5×882.9cm, 국립고궁박물관 만물초는 외금강을 대표하는 절경으로, 세상 만물의 .. 더보기
Exhibition...'신여성 도착하다' 특별전의 짧은 단상 미술작품을 역사의 증거물로 사용하는 연대기적 전시 형식과 텍스트를 최소화하여 작품 자체에 집중하게 만드는 전시 형식이 있다. 이번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은 연대기적 전시형식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지식 함양과 볼거리는 많아 재밌는 전시였다. 그러나 명품이 명품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흐름 속에 부속물로만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도 남는다. 전공자들은 명품이란걸 알고 나름 감동하며 감상할 수 있지만, 비전공자들에겐 명품인지 아닌지도 모른채 지나치게 되어있다. 물론 둘 중에 어떤 형식이 옳고 그르다는건 없다. 전시에 나올 작품의 성격과 큐레이터의 의도에 따라 적절하다고 여기는 형식을 따르면 될 뿐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립’이라는 의무감이 있기 때문에 과감한 형식을 선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최대한 스.. 더보기
교토국립박물관에 가다. 지난 주에 간 교토국립박물관의 전. 호텔에서 일찍 나와 개관시간 한 시간 전에 도착했음에도 대기인원 2,500여명이 줄을 서있었다. 지난 2009년에 안견의 가 우리나라에 왔을 때도 어마어마했지만 이번은 그의 수 십배는 더 긴 줄이어서 망연자실할만큼 충격이었다. 다른 일정도 소화하고 공항으로 가야했기 때문이다. ICOM 카드를 가져가서 무료로 전시를 보는 등 이래저래 편의를 제공받았지만 줄은 똑같이 서야한단다. 가만히 둘러보니 이들은 마치 이 정도는 당연하다는 듯한 분위기였고, 차분한 대기 풍경에 더 놀랐다. ​​​ 1시간 반 가까이 비를 맞으며 서있다가 겨우 들어갔는데 작품을 차분히 보는건 둘째치고 무사히 보고 나온거에 감사할 정도로 인파가 북적였다. 이렇게 사람이 몰리면 진열장 유리라도 밀려서 세콤이.. 더보기
오귀스트 로댕의 키스 제 아무리 작품의 아이디어가 좋고, 작품에 내재되어 있는 관념이 멋지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조형성을 갖춰 순간의 감탄을 이끌어낼지라도 극한 사실성에서 오는 감동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조각을 볼 때는 더욱 그렇다. 작가의 고민과 오랜 시간에 걸쳐 숙성된 생각이 현형되었음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에 감동이 있다. 순간적인 재치를 발휘하여 만든 것은 감탄을 이끌어 낼 수는 있지만 그만큼 휘발성이 너무 강해 오랫동안 머리에 남아있지 않게 된다. 더보기
특별전을 오픈했습니다(전시실 사진 첫 공개) 하반기 전시를 오픈했습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조선말기에 제작되었던 미술품들이 우리의 생각과 달리 꽤 화려하고, 세련됨을 갖추었다는 것을 조명하자입니다. 그중에서 저는 서예를 맡았습니다. 지난 특별전을 비롯해서 제가 일하고 있는 곳은 한 가지의 장르를 깊이있게 볼 수 있는 전시를 주로 해왔는데 이번에는 다양한 장르가 한 데 어우러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회화, 서예, 도자, 목공예품 등이 이야기 흐름에 맞게 배치되어 보는 재미가 꽤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작품 설명글도 작품의 양식 소개는 물론이고 작품과 관련있는 역사적인 내용을 담는 것에도 신경을 기울였습니다. 전시를 보러 오시면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작품과 설명글을 번갈아가며 차분히 감상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볼거리가 많은 전시이니 많이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