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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의 단상/전시 소개

Exhibition...다시 돌아온 쿠사마 야요이展, 대구미술관 vs 예술의전당 전격비교

2014. 5. 7.

 

쿠사마 야요이, 그녀가 돌아왔습니다. 일명 '땡땡이'라 부르는 물방울 무늬를 모티프로 한 작품 세계를 지닌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왔습니다. 게다가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한가람 미술관 전층인 1~3층까지 모두 사용하는 개인전은 거의 처음이라고 하네요.

 

사실 쿠사마 야요이전은 작년 대구미술관에서 3.5개월간 32만명이라는 관람객을 모은 어마어마한 히트 전시입니다(아트앤팁닷컴에도 예전에 소개된 바가 있습니다. ☞ 쿠사마 야요이 특별전 by 대구미술관). 똑같은 전시를 왜 다시 하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애초 예정 되어 있던 전시라고 하네요. 대구미술관에서 기획한 <A Dream I Dreamed>전시로 대구, 상해, 서울, 타이페이 등지를 도는 아시아 주요 도시 순회전 중 하나입니다 :)

 

같은 작가라니 조금 싱겁다는 느낌도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같은 <쿠사마 야요이展> 이라해도 전시 공간에 따라 느낌이 다를텐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쿠사마 야요이 개인전을 열었던 두 전시 공간을 비교해 볼까 합니다.

 

우선 대구미술관은 높은 천장으로 쏟아지는 자연광을 적극 활용하는 구조입니다. 작품 본래의 개성은 조금 감소하지만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룹니다. 반면 한가람미술관은 실내 공간을 3층으로 나눠 사용하고 천장이 높지 않죠. 자연광이 아닌 인공 조명의 힘이 더 강력해 작품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사진으로 확인해보겠습니다.

 

 

대구미술관의 사진입니다. 커다란 창문으로 쏟아져 내리는 빛이 내리쬡니다. 자연광의 한계로 음영이 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입니다. 실내공간에 비치해 조금 답답하지만 작품의 색감은 훨씬 살아납니다. 사진도 훨씬 잘 나오고요.

 

다음 작품도 비교해보겠습니다.

 

 

대구미술관에 비치된 대표작 <Dog>입니다. 역시 자연광에 비춰진 모습입니다. 관람객의 접근성도 한층 높아 보입니다.

 

 

한가람미술관에 비치된 같은 작품입니다. 색감은 훨씬 이쁘죠? 하지만 실내공간에 있어 '강아지'보다는 '미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마지막으로 <호박>입니다. 이 사진을 보고 디스플레이 아이디어와 공간이 작품 감상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확연히 구분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구미술관의 <호박>입니다. 열린 공간에 비치되어 있어 햇빛이 내리쬐네요. 역시나 작품에 음영이 집니다.

 

 

한가람미술관의 <호박>입니다.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에 비치했습니다. 주변에 같은 문양의 시트지도 붙여서 작품과의 통일성을 이루게끔 합니다. 연출된 조명을 이용해 색감은 훨씬 살아났습니다. 관람객이 접근하기는 힘들지만, 작품에 좀더 몰입하도록 하는 힘이 있네요.

 

쿠사마 야요이展을 통해 알아본 대구미술관과 한가람미술관의 전시방식 차이, 어떠셨나요? 대구미술관에 다녀오셨더라도 한가람미술관에 재방문해 공간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을 포착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요즘 전시회를 다닐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작품 자체에 대한 감상뿐 아니라 전시 방식, 배치 아이디어 등도 눈여겨보게 되더라고요.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어떤 장소를 택하고, 동선을 짜고,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그만큼 섬세한 노력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작품에 대한 이해, 전시 경험, 작가 혹은 스태프와의 의견을 조율해야 그에 어울리는 큐레이팅이 가능할겁니다.

 

 

p.s. 카메라의 해상도, 인물구도, 각도 등의 차이로 사진만으로 일대 일 비교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 점 감안하셔서 보시길 바랍니다. ^^

 

->'쿠사마 야요이'전은 6월1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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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트로이카 : 소리, 빛, 시간 -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展 by 대림미술관

2014. 4. 4.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각광받던 젊은 사진 작가, 라이언 맥긴리가 한국이라는 낯선 국가에서 성공적인 개인전을 치러 내면서 단숨에 대중적인 아티스트로 자리 잡았다. 라이언 맥긴리전은 라이언 맥긴리가 앞세운 '청춘'이라는 키워드가 마침 한국에서 핫한 키워드로 떠오르던 시기와 맞물렸고, 유희경 시인의 감성적인 지원까지 있었기 때문에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를 성공적으로 융화시킨 대림미술관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것은 당연한 기대일 것이다. 물론 대중성이라는 범주 아래에서 말이다.

 

트로이카 멤버들

 

4, 벚꽃이 모두 지고, 본격적으로 따뜻한 봄이 시작됨과 함께 대림미술관에서는 새 전시가 시작된다. 대림미술관이 이번에 선택한 아티스트는 영국의 아티스트 그룹, 트로이카이다. 현재 포털사이트에 트로이카를 검색해 보면 아티스트 트로이카에 관한 정보는 거의 얻을 수 없다. 그만큼 한국 내에서의 인지도가 떨어지는 낯선 아티스트이다.

 

쌍두마차, 삼총사를 뜻하는 이 아티스트 그룹은 에바 루키(Eva Rucki, 1976년 독일 출생)와 코니 프리어(Conny Freyer, 1976년 독일 출생) 그리고 세바스찬 노엘(Sebastien Noel, 1977년 프랑스 출생)이 모여 이끌어가고 있다. 영국 왕립예술학교에서 사진, 엔지니어링, 그래픽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쌓은 이들은 런던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Cloud, 2008

 

과학 기술이 표현하는 아름다움()’은 여러 복잡한 과학 기술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조차도 의문을 갖게 하는 주제이다. 차가운 기계보다는 따뜻한 심장에 눈물을 흘리는 것이 바로 인간이기에 우리는 과학 기술의 아름다움에 비관적인 감정이 들기 마련이다.

 

트로이카는 이런 고정관념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던진다. 그들은 기계장치나 전자기기로 구성된 인공적인 구조물을 만들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속에서 자연의 감성을 느끼게 한다. 맞닿아 있지 않을 것만 같은 자연과 기계를 이용해 아름다운 하모니를 빚어내는 트로이카, 그들의 천재성이 놀랍다.

 

Falling Light, 2010

 

살랑거리는 봄바람과 함께 내리는 봄비만큼 감동적인 것도 없는 요즘이다. 춥고 눅눅한 비가 반가운 이유는 봄비가 지닌 아름다운 추락의 느낌과 그것으로부터의 울림과 소리 때문이 아닐까싶다. 그렇다면 빛이 만들어내는 봄비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트로이카가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낸 작품 <Falling Light>를 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이 작품은 <2010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으로 스와로브스키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된 것이다. 이번 봄에 몸이 젖지 않고도 느낄 수 있는 봄비를 보면서 기술이 감성을 이끌어내는 신비로운 순간을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Persistent Illusions 설치과정

 

앞서 설명했듯이 트로이카는 기술과 자연의 격차를 넘나들며 작품을 제작한다. 위<Falling Light>도 그렇고 이제 소개할 <Persistent Illusions>에도 그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 형형색색의 밧줄들이 분수를 형상화한 이 작품은 유아적인 색채와 분수라는 경쾌한 형체로 동심을 섬세하게 자극한다. 물줄기가 아닌 밧줄이 쉴새없이 내뿜어내는 분수 앞에서 이번 여름, 그 독특하고도 신선한 시원함을 느껴보자.

 

대림미술관 트로이카전 공식 포스터 

 

일기예보는 다가오는 날들의 날씨를 미리 알려주고 우리는 그에 따라 일상을 준비한다. 트로이카는 이런 통념을 깨트리는 새로운 개념의 일기예보를 만들어냈다. <Weather Yesterday>라는 이름 자체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어제의 날씨를 알려주는 작품이다. 귀여운 발상에 웃음이 나오는 이 작품은 오직 내일, 미래만을 지향하는 과학 기술로부터 어제의 의미를 묻고 있다. 트로이카전 대표 포스터에 등장하고 있는 작품이니 포스터를 통해 미리 엿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정보화, 디지털화와 가장 잘 어울리는 색채는 과연 무엇일까. 이런 이원론적 시스템과 가장 닮은 색채는 바로 흑백이 아닐까 싶다. 01이라는 가장 단순한 수의 조합이 복잡성을 만들어내듯이 <Calculating the universe>36,315개의 흑백 주사위를 이용하여 다차원적인 자연의 패턴을 이진법적 디지털 방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어릴 적 갖고 놀곤 했던 주사위로 자연을 형상화 했다는 점에서 트로이카의 발상이 놀랍기만 하다.

 

Arcade, 2012

 

Thixotropes, 2011

 

예술의 대중화, 일상화를 모토로 나름의 컨셉을 가진 전시를 선보여 왔던 대림미술관. 테크니컬한 예술로 그들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해 나가면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트로이카. 닮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 둘의 반가운 콜라보레이션이 기대된다. 그리고 대림 미술관에서 <라이언 맥긴리>展의 성공을 부담이 아닌 기대로 인식하여 대중적인 측면으로나, 작품성으로나 보다 더 나은 전시를 우리에게 또 한 번 선물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음 주 410일(목), 쉼 없이 떨어지는 벚꽃비를 맞으며 대림미술관에 다녀오시길 바란다.

 

Prologue 영상> #1. Persistent Illusions

 

Prologue 영상> #2. Electroprobe

 

전시명 : <트로이카 :소리,빛,시간-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

기간 : 2014. 04. 10 ~ 2014. 10. 12

장소 : 대림미술관(☞ 홈페이지)

* 사진촬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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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간송문화전 in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2014. 3. 29.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간송문화전>을 보고 왔습니다. 간송미술관 전시를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아닌 다른 곳에서 본다는 사실이 생소하면서도 들뜨게 만들더군요. 사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건립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던 건축물이고 저 역시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새로 생긴 공간에서 우리나라 최고 퀄리티를 자랑하는 간송의 소장품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무척 기분 좋은 나들이가 되게 해주었습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보물 단지가 될 것인가, 애물 단지가 될 것인가)

 

 

어릴 때 옷사러 자주 가던 동대문이었다가 점점 발길이 뜸해졌었는데, 오랜만에 가보니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더군요. 예전에는 뉴스에서 보던 70년대 분위기가 많이 남아있었는데 이제는 패션의 메카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일 정도로 활력이 넘치는 곳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마침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오픈 행사로 서울 패션 위크(Seoul Fashion Week)를 개최해서 잡지에서 갓 나온 듯한, 세계적인 패션 블로그 사토리얼리스트에서나 볼 법한 차림의 20대들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덕분에 그렇지 않아도 들뜬 마음이 한층 배가 되어감을 느낄 수 있었네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건축은 디자인 측면에서만 보면 아주 멋있습니다. 그러나 건축은 단순히 디자인의 우수성 만으로 평가할 수 없겠지요. 주변 환경, 그 장소가 지니고 있던 전통과 얼마나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까지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로마네스크 건축 양식인 정동 성공회 성당이 근처에 위치한 덕수궁과의 조화를 위해 조성된 것처럼 말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무한도전에서 은근히 지적한 것처럼 주변 환경과의 조화는 고려치 않은 듯 합니다. 외계인이 타고 온 우주선 같은 생소함이 더 부각되는 건축물 같습니다. 그리고 위의 사진처럼 멋있긴 하지만 과연 한 여름에는 저 곳이 얼마나 뜨거운 열기를 뿜어낼지 크게 우려될 정도였습니다.

 

 

규모가 큰 건축물답게 간송미술관 전시를 보러 가는 동선이 꽤 길었습니다. 개관 당일에 가서 어느 정도의 혼선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짜임새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노는 공간이 너무 많았다고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우려한대로 이 공간은 얼마나 좋은 콘텐츠를 많이 담아내느냐가 관건인 공간인 듯 합니다.

 

 

물론 공간의 실용적이지 못한 채움이 우려가 있다 할지라도 건축의 디자인만큼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접한 적이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멋졌습니다. 마치 리움미술관의 계단을 처음 봤을 때의 문화적 충격에 버금갈 정도였지요.

 

 

<꽃보다 할배> 프랑스편, 그러니까 시즌1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출연진들이 루브르박물관에서 거리낌없이 촬영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모나리자> 앞에서 셀카를 찍고 그 감상을 녹음하던(비록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PPL이었음에도) 백일섭 할아버지의 모습이 우리나라 전시 환경에 익숙해있던 저에게는 상당히 신선한 충격이었고, 부러웠던 전시 관람 환경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전시만 다녀온 사람이라면 마치 미술품이 신주단지라도 되는 양 함부로 사진찍으면 안된다라는 의식이 자리잡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본래 미술품은 그 세대의 인간들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숨을 쉬던 물건이지요. 너무 과한 보호는 오히려 대중과의 괴리감만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간송미술관은 여전히 사진 촬영이 엄금되어 있더군요. 관람객들이 사진 촬영을 하면 뭐 얼마나 큰 손해를 입힌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간송미술관 소장품은 철저히 개인 소장품이기에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네이버에 도판 이미지를 제공하고,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문화재단으로 발돋움한 이제는 사진 촬영도 국립박물관의 상설전처럼 기준을 완화하는게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시에 대해서 소개하자면, 이번 전시는 간송미술관 소장품의 첫 외출답게 예전처럼 특정 주제에 맞는 미술품을 소개하는게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골고루, 대표작 위주로 선보이는 자리였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 청자운학문매병, 정선의 진경산수 등 간송의 대표작들이 다채롭게 출품되어서 미술전시를 넓고, 다양하게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랜만에 선보이는 심사정의 <촉잔도권>은 강추입니다. 화폭이 아주 긴 만큼 기존 간송미술관의 진열장으로는 선보이기 힘들었기에 그동안 보기 어려웠는데, 이번에 새로운 전시관의 넓은 공간에 힘입어 출품되었기 때문입니다. 삼국지의 유비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 중국의 촉(서천) 지방으로 들어가는 험한 산세의 잔도가 다양한 시점을 통해 입체감있게 그려진 작품입니다.(☞ 심사정의 <촉잔도권> 작품 설명)

 

 

 

 

간송미술관 전시가 열리는 건물의 반대편에서는 여러 센스있는 디자인 회사의 샵이 군집해있는 곳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요즘 스마트폰 케이스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iFace 매장 등 단어 그대로 센스있는 디자인 회사들이 입주해있어 또 다른 전시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위의 사진에 있는 종이로 만든 꽃병과 볼펜 케이스는 특히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마치 편하게 누워서 독서할 수 있는 쇼파를 축소한 듯한 태블릿 거치대도 인상 깊었습니다.

 

 

해외 디자인 잡지를 주로 취급하는 디자인북 샵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정말 보고 싶은 책이 많더군요. 예전에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 세상 모든 책의 97%가 영어로 써있다는 기사를 말입니다. 단순히 스펙 쌓는 용도가 아니더라도 영어는 꼭 공부해야만 하나봅니다. 안그러면 어쩔 수 없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것 같더군요.

 

 

 

이 사진 속 책처럼 미술사를 전공하고 있음에도 전혀 듣도보도 못한 학자의 미술사 책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영미권 학생들은 의욕만 있다면 이런 다양한 책으로 미술사를 공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스스로 한참 모자라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제가 다닌 학교의 행정학과 교수님의 미국 유학생활을 다룬 에세이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에세이에서 본 한 구절이 생각나더군요. "유학을 가서 공부를 제대로 시작하려면 그 나라 언어(영어)로 한 시간에 70페이지를 소화해야 한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시작하려면 일단 외국어 능력이 이 정도까지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긴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유학 간 나라의 원어민 학생들은 그 정도로 책을 읽어나갈테니 당연한 이야기이지요.

 

나름 대학원까지 나왔다고 영어를 특별히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서를 볼 줄 안다고 영어 공부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한 저에게 위기 의식을 심어준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봤자 사전 찾아가며 토익 시험 보듯이 독해하는 정도 밖에 안되는데 말입니다.

 

이야기가 잠시 공부에 대한 고민으로 흘러갔는데요. 암튼 이번 방문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그 안에 콘텐츠를 얼마나 퀄리티 있게 채워넣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겠다는 생각이 든 기회가 되었습니다. 어떤 분야이건 마찬가지이겠지만요 :)

 

 

p.s.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홈페이지

 

댓글 1
  • eunha 2014.03.30 0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후기 잘 읽었습니다. 사진촬영에 부분은 아쉬울 수 있지만, 우리나라 미술품 중, 종이로 된 작품은 굉장히 카메라에 민감합니다. 플래쉬 몇번 터트리면 색감이 다 상하고요. 플래쉬없다하더라도 작품보존을 위해서 사진촬영이 제한될 수 밖에 없지 않나합니다.^^

Exhibition...여가의 기술 - 언젠가 느긋하게 by 문화역서울 284

2014. 3. 27.

 

<여가의 기술 - 언젠가 느긋하게>

 

장소 : 문화역서울 284

기간 : 2014. 3.21(금)~2014.5.7(수)
시간 : 오전 10시 - 저녁 7시(수요일은 9시까지)

* 매주 월요일 휴관

 

평일이 지나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자유의 시간, 주말이 다가왔다.

주말이라는 시간동안 어떤 사람은 평일에 만나지 못했던 연인이나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거나 집에서 편하게 쉬며 각자의 여가 시간을 보낼 것이다. 갑작스레 다가온 따뜻한 봄날, 느긋한 마음으로 이번 주말을 만끽할 수 있는 전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전시 제목부터 여유가 느껴지는 <여가의 기술 - 언젠가 느긋하게> 라는 전시이다.

 

 

전시장을 입장하기 전 유리창에 위치한 하나의 문장이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하였다. "어찌하여 느림의 즐거움은 사라져버렸는가?" 언제부터인가 느긋한 사람은 게으른 사람으로 치부해버리는 사회 분위기가 새삼 가슴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느긋해지겠다 라는 마음으로 전시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1. 순수한 즐거움을 만나다 - 늦은 오후 정원을 걷다

 

 

 

3등 대합실이라는 공간에는 디자인그룹 '정원사친구들'의 재활용 정원(Up-cycling Garden), 소박한 디자인을 뜻하는 버내큘러 디자인(Vernacular design), 자연에서의 채집과 다도(Gathering&Tea ceremony in nature) 등으로 연출되어 있다. 즉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타이어, 박스 등으로 만든 작은 정원인 셈이다.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은 정원을 "가장 순수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베이컨의 말처럼 이 공간은 식물의 순천연색과 자연의 냄새를 통해 마치 늦은 오후에 정원을 걸을 때 느낄 수 있는 여유와 행복을 선사하는 곳이 아닐까 싶었다.

 

2. 자연을 만나다 - 풍경, 언제 어디에 서다

 

 

위의 사진은 폭신폭신한 쿠션에 앉아 Kayip(이우준)의 작품을 보고 있을 때, 한 남자아이가 작품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서측 복도에는 작곡가이자 사운드 아티스트인 Kayip(이우준)의 작품이 거대한 사이즈로 전시되어 있다.

 

'다른 시간과 다른 장소'를 주제로 한 자연의 영상과 사운드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마치 영상 속 장소에 서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였다. 그 중에서도 초원은 살랑살랑 움직이는 풀과 그 사이를 춤추듯 지나가는 바람의 소리가 반복적인 일상에 지쳐있던 눈과 귀를 풀어주고 평온함까지 선사한다.

 

4월 5일(토), 19일(토) 오후 3시에는 Kayip(사운드 디자인), 이아람(대금), 정영두(춤), 신현식(아쟁)이 함께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될 예정이니 참고하여 전시를 감상하면 좋을 것 같다.

 

3. 여행 다큐멘터리 - 여행, 가방에 들어가다

 

 

1, 2등 대합실에 위치한 전시장 속 작은 영화관에서는 '여행, 가방에 들어가다'라는 주제로 12명의 작가들이 여행하면서 촬영한 다큐멘터리 사진과 영상을 상영하고 있었다. 사진 촬영이 제한되어 있어 담아오지는 못했지만 사진과 영상들이 무척 감동이었다. 관람객은 작은 영화관에서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작가들의 여행 가방에 들어가 그들의 소중한 기억 속 장면들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4. 책에서 여가를 보내다 - 천천히 읽다/ 책으로 상상하다

 

 

그릴부터 2층 통로까지는 우리가 쉽게 여가 시간을 보내는 수단 중 하나인 책에 대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릴 준비실에는 전보경 작가의 <도래할 책>이 전시되고 있었다.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퍼포먼스 작품으로 어떤 사람이 입력하고 간 문장을 이어 받아 끝나지 않을 이야기를 자신이 직접 써내려가는 작품이다. 위의 사진처럼 아날로그 감성의 대표격인 타자기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평소 컴퓨터가 더 익숙한 우리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준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오재우 작가가 책 제목을 이용한 창작 시와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글자의 휴식>이라는 작품이다. <글자의 휴식>은 천장에 쏟아지는 한글을 쿠션에 누워서 볼 수 있는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읽고, 감상하고, 생각하며 자신 만의 한글 별자리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5. 편안한 마음으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하나의 기술

 

 

전시 제목인 '언젠가 느긋하게'라는 문장에 이끌려 집에서 쉴 수 있는 시간을 미루고 문화역서울 284 전시를 관람하면서 전체적으로 느꼈던 점은 전시가 시작된 지 이틀 째라 그런지 아직 어수선한 분위기가 느껴졌고, 공간이 휑해 보일 정도로 특별히 짜임새 있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여가를 즐길 수 있다는 전시 제목에 대한 기대와 달리 참여 작가들의 독창적인 기법이나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던 점이 가장 아쉬웠다. 작품들의 주제가 대개의 사람들이 여가 시간하면 흔히 떠올리는 여행, 책 읽기, 스포츠 등의 지극히 보편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상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의 부재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아쉬움만 제외한다면 <여가의 기술 - 언젠가 느긋하게> 전시는 충분히 편안한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여가시간을 즐기러 전시를 보러가지만 전시장에서 골치 아프게 생각하며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반해 이 전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들로 꾸며져 있기에 날씨 좋은 봄날에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에 충분히 제 몫을 하는 전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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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 박수근, 한국의 정을 그리다.

2014. 3. 5.

<빨래터>, 1950년대, 캔버스에 유채, 50.5×111.5cm 

 

박수근의 작품은 미술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한번 쯤은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작가 박수근은 우리나라 서민의 정과 토속적인 정서를 잘 표현한 화가로 유명하다. 1914년 강원도 양구 사골마을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를 지냈고, 31세 때는 해방을 만끽하기도 했지만, 이윽고 분단의 아픔을 겪게 되었다. 암울한 근현대사를 거친 인물답게 그의 작품에는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함과 함께 어두운 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울함이 엄습하는 것처럼 들리는 동요 <섬집 아기>와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나무와 두 여인>, 1964년, 하드보드에 유채, 19.7×44.5cm

 

박수근은 미술을 전공한 화가는 아니었다. 어렸을 적 밀레의 <만종>을 보고 멋진 화가가 되겠다고 다짐한 이후 1932년, 18세에 봄의 농가를 표현한 수채화 작품 <봄이 오다>가 당선되며 화가의 길로 들어선 케이스였다. 그후 몇 차례의 낙선이 있었지만 1949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집>, <노상>, 1954년 제3회 대한미술협회전에서 <풍경>, <절구>, 4회 때는 <오후>, 1959년 조선일보사 제3회 현대작가 초대전에서는 <봄>, <휴녀>, <노인과 유동> 등이 당선되면서 명성을 얻게 되었다.

  

<아기보는 소녀>, 1953년, 캔버스에 유채, 27.5×13cm

 

박수근은 일상적이고 토속적인 주제를 단순화 한 선과 구도를 중심으로 표현하였다. 그는 1950년대 초반에는 평면적으로 색채를 표현했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두껍게 쌓아올린 색층을 이용하여 화강암의 질감을 연상시키는 자신의 화풍을 완성하였다. 즉 박수근은 유화라는 서양의 재료를 가지고 우리나라의 정서를 표현한 화가라고 할 수 있다.

 

<아기은 소녀와 아이들>, 1950년, 캔버스에 유채, 45.8×37.5cm

 

또한 그는 선함과 진실, 성실성을 작품에 표현하였다. 그의 작품에서 시장에 있는 사람들이나 여인들의 모습들은 힘든 시대 상황의 가난한 사람들이 아닌 진실된 모습으로 열심히 사는 모습과 그들끼리 어울려 정겹게 살아가는 정감을 표현하려 한 것이다.

 

  

<농악>, 1962년, 하드보드에 유채, 59.3×121cm

 

박수근은 가난한 삶을 살고 간병화를 얻어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지금은 최고의 근대화가로 손꼽히고 있다. 그는 사과를 사더라도 노상 사람들을 돕기 위해 한 곳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나눠 샀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선함이 작품 세계 전체에 걸쳐서 잘 표현된게 아닐까 싶다.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단순하고 다채롭지 않다. 나는 그들이 가정에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물론 어린아이들의 이미지를 그린다."

- 박수근 -

 

현재 인사동에 위치한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박수근 :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시간이 없다면 네이버 온라인 전시회를 통해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정보]

 

1. 전시명 : 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

2. 장소 : 가나인사아트센터(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41-1)

3. 일시 : 2014. 1. 17(금) - 3. 16(일)

4. 관람 시간 : 10:00 - 19:00(수요일은 오후 9시까지 전시 연장)

5. 출품 작품 : 유화 90여 점 수채화 및 드로잉 30여 점 등 총 120여 점

6. 입장료 : 일반 10,000원, 초등학교 6,000원 

 

네이버 박수근 탄생 100주년 온라인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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