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의 단상/미술사 이야기 76

툴루즈 로트렉(Henri de toulouse Lautrec), 트라우마가 피어낸 재능

툴루즈 로트렉, 완벽한 조건이었습니다. 툴루즈 로트렉(Henri de toulouse Lautrec,1864-1901)이 태어난 시기는 파리의 황금기라고 불리던 '벨 에포크'(1890~1914), 정치적 안정과 문화적 풍요를 동시에 누리던 때죠. 에펠탑이 지어지고, 첫 번째 지하철이 개통됐으며 인상주의 대표 화가인 고흐와 고갱이 활동한 시기입니다. 게다가 그는 12세기부터 내려오는 유명 귀족으로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건강'이라는 선물은 받지 못했습니다. 서로 사촌 간이던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툴루즈 로트렉은 유전적 결함을 물려받아야 했네요. 뼈가 약했던 로트렉의 키는 152센티미터 정도에서 멈췄고, 그나마도 지팡이에 의지해야 했습니다. 승마나 왈츠같은 귀족적인 취미를 즐길 ..

Art History...베르니니, 아폴론과 다프네, 1622-1625

Gian Lorenzo Bernini, , 1622-1625, Marble, height 243cm, Galleria Borghese, Rome 사랑하는 것과 사랑하지 않는 것은 큰 차이 같아 보이지만 결국 별 반 차이 없는 감정선으로 나뉘어 있는게 아닐까. 첫 만남에서 상대방이 우연히 자신이 좋아하는 말과 행동을 하면 사랑이라는 목적지에 금세 다다를 것만 같고, 반대의 경우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사랑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을 보면 사랑과 사랑하지 않음은 사소한 차이에 기인한 것 같다. 특히 짝사랑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한 듯 하다. 마치 사랑에 빠지는 금화살을 맞은 아폴론과 사랑을 거부하는 납화살을 맞은 다프네 같이 말이다. 아폴론은 어느 날 활을 가지고 놀고 있던 큐피드에게 어린 아이가 가지고..

Art History...에두아르 마네, 발코니, 1868

Edouard Manet, , 1868, Oil on canvas, 170×124cm, Musee d'Orsay, Paris 근대화가 한창 진행되어가던 1868년 어느 날, 파리의 거리는 언제나 활력이 넘쳐 흘렀다. 제국주의의 광풍이 몰아치기 직전의 파리는 급속하게 발전해갔고, 파리 시민들의 일상도 풍요로워졌다. 그러나 파리의 뒷 골목은 여전히 할렘을 이루고 있었고 빈부격차는 날이 갈수록 커져가기만 했다. 따라서 파리 거리에는 알듯 모를듯 은밀하게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고, 파리 시민들은 풍요로운 일상을 누리는 것만큼 대도시 특유의 공허함을 느끼고 있었다. 에두아르 마네는 이를 눈치채고 있었던 것일까? 그의 그림들은 속 인물들처럼 화려한 부르주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눈은 한 없는 공허함으로 점철되어 있다..

Art History...클로드 모네, 까미유 부인의 죽음, 1879

요즘 네이버 포스트에 작품에 대한 감상을 한 편씩 올리고 있습니다. 글의 호흡은 짧게, 사실에 바탕을 두되 최대한 느낌 위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네이버 포스트에 올린 글들은 블로그에도 올릴께요. 그림에 대한 느낌을 함께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Claude Monet, , 1879, Musée d'Orsay 1879년, 모네는 자신의 아내이자 이상적인 모델이 되어주었던 카미유를 떠나보냈다. 임종을 지켜보던 모네는 아내가 점점 생기를 잃고 사라져가는 것을 느끼게 되었나보다. 창백한 블루톤으로 칠해진 그녀의 모습. 하지만 마지막 삶의 희망을 지켜주려는 듯 그림 오른쪽에서 살포시 내려 앉는 스탠드의 따뜻한 불 빛. 하얀 드레스를 입고, 모네와 함께 야외로 나들이를 갔던 생기..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생명을 상징하는 나무 그림들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 1889, Oil on canvas, 뉴욕 MoMA 1888년 2월, 반 고흐는 파리 생활을 정리하고 프로방스 지역으로 이주했습니다. 프로방스 특유의 온화한 날씨와 자연을 접한 반 고흐는 컬러와 명암의 대비에 대해 더욱 민감해질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그는 자신만의 컬러 체계와 화풍을 확립할 수 있었고 프로방스 아를에서 본 화려한 풍경과 꽃, 열매, 나무, 전원 생활 등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반 고흐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그림들 중 저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불우한 천재였던 그가 그린 '나무' 그림들 위주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꽃 피는 아몬드 나무(Almond Blossom), 1890, Oil on canvas, Van Gogh Museum 꽃이 활..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Andy Warhol)의 폴라로이드 사진

, 1974, Oliviero Toscani Isn't Life a series of images that changes as they repeat themselves?인생은 스스로 되풀이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의 연속이 아닐까? -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은 특별한 부연 설명이 없어도 될 정도로 한국에서는 이미 너무나도 유명합니다. 오늘 저는 한국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앤디 워홀의 폴로라이드 작품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아르뜨님의 앤디워홀 관련 트윗을 보다가 최근에 읽은 『가디언』에서 앤디 워홀의 작품 중 세간에 한번도 공개된 적 없던 300점의 데생 작품을 공개한다는 기사가 생각났습니다(☞ Andy Warhol's unseen early draw..

렘브란트, 그의 인생의 빛과 어둠

렘브란트, , 1632년, 캔버스에 유채, 169.5×216.5cm 바로크 미술은 르네상스나 인상주의보다 시기가 짧고 지역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또한 바로크의 본 뜻은 “일그러진 모양의 진주”, “불규칙하고 뒤틀린 괴상한 모양”, “허세부리고 지나치게 과장된다” 라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했지만 이제는 바로크 미술 특유의 낭만주의적인 경향이 부각되고 유명한 화가들과 작품들의 위상이 높여지면서 위대한 미술사조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르네상스 미술이 균형을 중시하고 평면적이고 선, 이상미를 중시했다면 바로크 미술은 리듬감과 관능적, 감각적이고 극적인 긴장감을 중시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크 미술은 대각선 구도와 강렬한 명암대비, 단축법, 스포트라이트 조명 효과 등 작품을 화..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가을과 겨울 사이에 자리한 외로움

에드워드 호퍼, , 1942 어느 덧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괜시리 코끝이 저려오는게 이유 없이 우울해 지기도하네요. 제게 여름과 가을사이의 낭만이 깃들어 있다면, 가을과 겨울사이에는 고독이 자리잡고 있는것 같아요. 특히 가을의 단풍이 떨어질때는 한 시절이 지나갔다는 것에 대한 이상한 연민이 느껴집니다. 허한 마음을 달래드리기 위해 오늘 함께 감상할 작가는 화가 에드워드 호퍼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좋아하고 계시리라 생각하는데요. 현대인들의 고독을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 현실주의 작가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제일 위에있는 그림은 그의 대표작인 입니다. 에드워드 호퍼, , 1939 그의 그림에서 주인공은 언제나 혼자 이거나, 함께 있다해도 서로의 눈을 마주치고 있지 않지요. 에..

소원을 말해봐,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

장 레옹 제롬(Gerôme, Jean-Leon), , 1892, Oil on Canvas, 94×74cm 심리학 용어 중에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는 것이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해 기대하거나 예측하는 바가 그대로 실현되는 경우를 일컫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교사가 어떤 학생에게 그의 성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를 갖고 이를 지속적으로 표현하면 학생은 이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실제로 성적이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네이버캐스트 2013년 수능이 끝난지 얼마 안되었습니다. 매년 수능날 그 하루 만을 위해 달려온 수험생들을 보며 생각난 것이 바로 이 '피그말리온 효과'입니다. 간절하게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자기충족적 예언이라고도 한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한국미술사 요약 :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1. 선사시대우리 조상들은 대체로 요서, 만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에 넓게 분포되어 있었다. 우리 나라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구석기 시대부터이며,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를 거치는 사이에 민족의 기틀이 이루어졌다. 그들은 자연물에 영혼이 깃들여 있다고 믿는 애니미즘 사상에서 자연숭배 신앙을 가지고 있었으며 특정 동물을 수호신으로 모시는 신앙을 바탕으로 예술 활동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특히 토기는 표면에 색채를 발라서 갈거나, 점 · 선 · 원과 같은 단순한 기하학적무늬를 압각(押刻)하였다. 기교적으로는 세련된 형태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2. 신석기 시대신석기 시대부터 농경생활이 시작되었다. 농경 도구나 토기의 제작이외에 원시적인 수공업 생산도 이루어졌다.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