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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의 단상/미술사 이야기

추사 김정희, 법고창신의 정신을 말하다. 추사의 천재성은 그의 평생에 많은 신비스런 전설을 남겨 놓지만 그의 출생에 붙여진 이야기만큼 거창한 것은 없다. 추사는 팔봉산의 정기를 타고났다고 한다. 어머니인 기계유씨가 추사를 잉태한지 24개월만에 그를 낳았는데 그가 출생하던날에 후정의 우물물이 줄어들고 팔봉산의 수목이 모두 시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추사는 나면서부터 팔동산의 정기를 타고난 비범한 사람으로 주변의 촉망을 받았던 듯한데, 과연 그 정기설은 헛되지 않아서 아기 때부터 신동소리를 듣게된다. 그가 6세 되던 해에 입춘첩을 써서 서울 장동에 있던 경저인 월성위궁 대문에 붙인 일이 있었다. 그런데 마침 북학의 기수인 정유 박제가가 지나다 이를 보고 깜짝 놀라서 일부러 그 아버지 유당 김노경을 찾아보고 '이 아이가 장차 학문과 예술로써 크게 세.. 더보기
앙리 마티스, 나는 예술가로소이다 장인이 꼼꼼한 기교뿐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어서 무심한 경지에 가는 것이다. 노자는 이를 '대교약졸(大巧若拙)'이라고 해석했다. 큰 재주는 졸해 보인다, 영어로 얘기하면 'Great mastership is like foolish.' 큰 재주는 재주가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그냥 평범해 보이는데 그 속에 재주가 들어 있는 것이다. 추사는 '불계공졸(不計工拙)'이라 했다. 잘됐는지 못됐는지 계산이 안 되는 것, 잘되고 못되고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다. 조선의 달항아리가 가진 아름다움은 완벽한 원이 아니고 일그러진 것 같지만, 너그럽고 손맛이 있고, 여백이 있고, 우리를 받아들일 수 있는 대교약졸에 있다. 출처 : 조선비즈, [지식 콘서트] 名作의 공통점은 디테일… 엄청 꼼꼼한 匠人정신 있어야 나오는 것, .. 더보기
로코코 미술의 대표작,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그네. 프랑스 역사에서 1767년은 사치와 향락이 극에 달해있던 시기였습니다. 덕분에 대혁명의 기운이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음침하게 거리를 뒤덮고 있었지요. 당시 프랑스의 상류층은 루이 15세를 중심으로 공기를 부술 듯한 굉음을 내뿜으며 멈추는 것을 잊어버린 증기 기관차처럼 점점 더를 외치며 쾌락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마치 영화 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약에 절은채 돈의 노예가 되어가는 그런 이미지와 비슷한 분위기였다고 할 수 있겠네요. 덕분에 당시 귀족층들이 즐겼던 미술 작품들은 회화, 조각, 건축 등 전 분야에 걸쳐서 마치 그들의 생활상을 반영하기라도 하듯이 결코 실용적이지 않은 화려함 만을 담고 있었습니다. 겉보기엔 이쁘지만 과할 정도로 미끈거리기만 해서 결코 아름답다고 하기 어려운 로코코.. 더보기
하늘 빛 청자 비가 개고 안개가 걷히면 먼 산마루 위에 담담하고 갓 맑은 하늘 빛이 산뜻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하늘 색의 미묘한 아름다움은 곧잘 청자의 푸른 빛깔에 비유되어 '우후청천색(雨後晴天色)'이라는 말이 생겨났지만, 무심코 고려 청자의 이 푸른 빛을 들여다 보노라면 정말 비 갠 후의 먼 하늘처럼 마음이 한결 조용해진다. 마치 고려 사람들의 오랜 시름과 염원, 그리고 가냘픈 애환을 한꺼번에 걸러낸 것만 같은 푸른 빛. 으스댈 줄도, 빈정댈 줄도 모르는 그리고 때로는 미소하고, 때로는 속삭이는 또 때로는 깊은 생각에 호젓이 잠겨 있는 이 푸른 빛이 자랑스러워 고려 사람들은 '비색(翡色)'이라고 이름지어 불렀다. 최순우,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p. 91 더보기
당신은 사랑받고 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 유명 작품들을 본다는 들 뜬 마음으로 오르세미술관에 들어왔다가 자신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감동받는 빈센트 반 고흐. 닥터 후라는 미국 드라마에서 한 에피소드로 나왔던 반 고흐 이야기를 소개해드릴께요. 반 고흐가 어떤 일을 계기로 현대에 오게 되었는데 자신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오르세미술관에 갔다가 상처받았던 마음이 치유되고 세상과 자아에 대한 불신이 녹으면서 결국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답게 우리는 반 고흐가 내면에 상처를 입었고, 죽기 전까지 단 한 번도 자신의 작품이 인정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불우하게만 살다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도 알고 있지요. 반 고흐가 평범한 사람.. 더보기
단원 김홍도, 음악으로 휴식을 취한 화가 온전히 자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많은 사람들은 본업이 아닌 취미 생활이나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내 많은 시간이 주어지면 무엇을 해야할지 영 감이 안잡히기도 한다. 우리가 시간의 주인이 아닌 시간의 대리인으로 살아 가고 있다는 방증이리라. 많은 사람들이 목적있는 배움이나 투자가 아닌 즐기기 위한 시간들이 사치스럽다고 느끼는 것같다. 하지만 나의 선택에 의한 시간은 큰 의미를 갖는다. 자유의 시간은 현실의 골칫거리는 생각나지 않고 일종에 황홀경에 빠지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한다. 또한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한다. 이처럼 멋진 '딴 짓'에서 나오는 힘은 어마어마하다. 영, 정조의 문예부흥기에 시 잘 짓고, 글 잘 썼던 화원이 있었다. 18세기 조선 예원의 총수 표.. 더보기
그리스 로마 조각상들의 셀카 모음 그리스, 로마 미술을 생각하면 특유의 장엄함이 떠오를 것입니다. 더불어 더 이상 완벽할 수 없을 정도의 육체미와 콘트라포스토 자세에서 우러나오는 당당함 때문에 어떤 이들에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같은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보이기도 할 것입니다. 실제로 그리스인들은 고대 올림픽 우승자들을 칭송하기 위해 그들의 조각상을 만들기도 했었죠. 하지만 그리스, 로마 조각상 제작의 이유는 본래 최고의 인체미를 통한 신의 이미지 창출이었습니다. 인체의 비례를 가장 완벽한 비례로 여겼던 그들에겐 당연한 제작 의도였습니다. 그러나 이미지의 원천이 인간에 있었기 때문일까요? 시간이 흘러 헬레니즘 시대가 되면 인간적인 감정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조각상들이 유행하게 되면서 그리스 조각상들은 마치 이 세상에 존재해선 안될 것.. 더보기
빛나는 로댕, 아스라한 카미유 클로델 삼성 플라토 미술관에 전을 보러 다녀왔다. 플라토 미술관은 1991년 로댕컬렉션을 상설전시한 이후 로댕갤러리로 시작하여 2011년 5월 플라토 미술관으로 재명하여 재개관 하였다. 로댕의 작품 과 의 에디션이 있는 한국에서 유일한 전시공간이다. 로댕의 작품은 기대이상이었다. 비애와 고통을 호소하는 절규에 찬 인물상들이 빼곡하게 배치되어 통렬하게 울부짖고 있었고 오를 수 없는 고지를 오르며 하강하는 이미지는 안타까웠다. 문 맨 꼭대기 중간에 익숙한 조각인 각하는 사람의 모습이 새겨져있었다. 홍대 앞에만 해도 로댕의 이름을 딴 여러 미술학원들이 있고, 지옥에 문에서 차용되어 독립의 입상으로 만들어진 생각하는 사람은 로댕의 대표작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하지만 로댕의 연인, 로댕의 조수. 로댕의 협력자, 뛰어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