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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사회학적 읽기(동녘, 2022)

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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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문화를 공부하면서 사회문화 현상을 잘 읽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미술사를 전공으로 삼은 것은 이를 위한 원천 소스가 되어주리라는 기대 때문이었죠. 어떤 문화 현상에 대해 수박 겉핥기 식으로 표면만 훑어보지 않으려면 그 대상에 대한 고찰도 할 줄 알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공 공부는 전공 공부대로 하되 예술사회학에 대한 논저도 틈틈이 읽는 편인데 최근에 '아주 명쾌하다!'고 감탄하게 해주는 책이 있었습니다. 감탄의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주목되었던 건 우리나라의 현재 문화현상 사례를 이론의 근거로써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는 점입니다.

기존 예술사회학 관련 책, 특히 번역서의 경우는 우리가 잘 모르는(혹은 잘 와닿지 않은) 외국의 사례가 대부분이거나 이론서의 역할에 충실하여 전공자가 아니면 읽기 어려웠습니다. 반면 이 책은 미술사 속 작가와 작품을 비롯한 고전 문화부터 현재의 BTS, 미나리까지 사례가 풍부합니다. 얼마 전까지 우리가 직접 겪고 봐왔던 문화현상에 대해 해석한 글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예술사회학 이론에 대해 공부할 수 있게 해줍니다.

미술사라는 학문은 아주 바닥을 뚫고 들어가는 느낌이 들 정도로 깊이 있는 공부를 요구합니다. 이런 공부가 취향에 맞지 않지만, 미술과 문화현상에 대해 해석하고 조금 더 대중과의 접점을 살릴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싶다면 우선 이 책을 읽으며 타진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