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3(금) 일본에 아트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아트투어의 주제는 ‘미술 교류’였습니다. 선사시대와 고대의 일본과 우리나라의 교류를 살펴볼 수 있는 후쿠오카, 16세기 이후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등 유럽과 일본이 교류했던 나가사키, 그리고 유럽에 수출된 일본 채색자기의 발전과 그 기반이 되어줬던 조선 도공들의 발자취를 볼 수 있는 아리타를 답사하고 왔습니다.
처음 아트투어를 시작했던 2022년과 작년 2023년, 그리고 올해까지 빠짐없이 함께 해주신 분들도 계셨지만 대부분 올 상반기에 <글이나그림 미술사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들었던 분들이 이번 아트투어에 참가하셨습니다. 각기 들었던 수업이 달라 서로 공항에서 처음 뵙는 분들도 계셨지만 비행기 탑승 전 인천공항에서 가진 미팅 때 금세 친해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연령대도 다양하고, 하는 일도 모두 다르지만 미술을 좋아하고 문화적 소양과 관점을 넓히고 싶다는 공통된 목표가 분위기를 한 데 모아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를 인솔해주실 가이드님과 함께 후쿠오카공항에 도착하자 여행사에서 마련해준 28인승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침 8시 비행기를 타고 가서 도착하니 바로 식사시간이 되어 식사를 우선 마치고 첫번째 코스인 다자이후 덴만구로 갔습니다.
1일차
다자이후 덴만구(太宰府 天満宮)
- 다자이후 덴만구는 중국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던 헤이안시대에 견당사 파견을 중지시키고 자국 문화의 기반을 마련한 스가와라노 미치자네(845-903)를 학문의 신으로 모신 신궁입니다. 신궁은 신사의 상위 등급을 의미합니다. 이곳에서 일본 문화에서 신사의 의미, 스가와라노 미치자네의 업적에 대해 배우고 왔습니다.
- 버스에서 내려 덴만구로 걸어가는 길목에 있는 스타벅스 다자이후 오모테산도점은 일본의 유명 건축가 구마 겐고(隈研吾)가 설계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구마 겐고는 "가느다란 나무를 비스듬히 엮어내는 독특한 시스템을 사용하여 이러한 마을 풍경과 조화를 이루는 구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합니다. 매장 입구까지 뻗어 나와있는 목재가 인상적인 곳입니다.
규슈국립박물관
- 다자이후 덴만구를 둘러보고 옆 길로 잠시 걸어오르니 고요한 숲에 둘러싸인 규슈국립박물관이 나왔습니다. 다자이후 덴만구는 유명 관광지여서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박물관까지 오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별전을 하는 때도 아니어서 더욱 그랬습니다.
- 시끌벅적한 곳에 있다가 박물관에 도착하니 단어 그대로 ‘힐링’이 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본 특유의 매우 키가 큰 침엽수들이 주변을 감싸고 있어 박물관과의 조화가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매우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 박물관의 문화교류실을 관람했습니다. 선사시대인 조몬시대와 야요이시대의 각종 토기문화, 장례문화부터 시작하여 에도시대까지 규슈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문화교류사를 순차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실이었습니다.
- 전시를 함께 보고 잠시 자유시간을 가져서 저는 도록을 사러 뮤지엄샵에 갔다가 1층 로비에 있는 M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여행 첫 날의 긴장(새벽 공항 도착 등)을 풀었습니다. 밖에서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는 멤버들이 보였는데 주변 숲의 배경과 어우러지며 무척 행복한 풍경으로 완성되었습니다.
후쿠오카에서 나가사키로 이동
- 규슈국립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후쿠오카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나가사키로 이동했습니다. 나가사키로 가다 보면 오른쪽에 바다가 보이곤 하는데 그 풍경이 무척 아름다웠던 기억이 나서 멤버들에게 오른쪽을 잘 주시하시라고 안내를 드렸습니다. 날씨도 무척 좋아 기대했던대로 화창하고 파란 바다를 보며 나가사키에 도착했습니다.
- 나가사키 시내에서 샤브샤브 무한 정식집에서 첫 저녁식사를 마치고 ANA 크라운 플라자 호텔에 체크인을 했습니다. 호텔 바로 앞에는 나가사키 짬뽕의 원조인 시카이로(四海樓) 중화요리집이 있고 뒤에는 일본 최초의 성당인 오우라 천주당(大浦天主堂)이 있습니다.
2일차
나가사키역사문화박물관
- 조식을 든든하게 먹고 나가사키역사문화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나가사키는 1543년 포르투갈 상인들이 규슈에 처음 도착한 이후 선교사들이 들어오며 기독교 전파와 함께 각종 서양의 문물이 수입되는 곳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도 쓰는 단어인 카스텔라, 빵, 건빵, 별사탕, 메리야스 등이 이때 처음 일본에 들어온 대표적인 교류의 상징입니다.
- 나가사키역사문화박물관은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상인들이 가지고 온 각종 상품들을 검시하는 나가사키봉행소가 있던 위치에 세운 박물관입니다. 서양 · 청나라와의 교류, 조선통신사의 방문 등 17, 18세기 교류의 양상과 관련 유물들이 다채롭게 전시되어 있어 볼거리가 무척 많습니다. 3층에는 봉행소를 복원해놓아 당시 사람들의 공간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나가사키현미술관
- 구마 겐고(隈研吾)가 설계하며 더 유명한 나가사키현미술관은 나가사키 앞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건축을 지향하는 구마 겐고의 손길 덕분인지 바다와 시각적으로도 매우 조화를 이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통유리창과 목재가 외관을 구성하고 있는데 만약 콘크리트 건축이었다면 큰 감흥은 받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도쿄의 유명한 사립박물관인 네즈미술관도 구마 겐고가 설계한 겁니다. 그러고 보니 건축 양식이나 컨셉이 서로 유사합니다.
- 나가사키현미술관은 일본의 외교관인 스마 야키치로의 스페인 미술 컬렉션을 기반으로 조성된 미술관입니다. 상설전에는 언제나 스페인 미술이 한 켠에 자리잡고 있으며 현대미술 특별전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 저는 전시를 할 때 아쉬웠던 부분은 LED 조명을 설치해두는 천장의 지저분함이었습니다. 전시실의 천장은 어딜 가나 검은색 철제 프레임이 노출되어 있고 작품의 위치에 따라 조명들을 어지럽게 설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굳이 올려다 보지는 않겠지만 한번 의식하고 나면 늘 눈에 띄어 어떻게 할 수 없나 고민일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나가사키현미술관을 가보니 해결책을 하나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나가사키현미술관은 천장에 목재 널판을 일렬로 부착을 하고 그 사이에 조명을 설치해두었습니다. 이렇게 하니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 볼 때는 천장의 노출이 그대로 보이지만 각도를 조금만 달리 해서 보면 목재들이 가려줘서 매우 깔끔한 천장처럼 보였습니다. 목재를 잘 활용하는 구마 겐고의 센스를 사소한 부분에서도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 미술관에서 나오면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와 음식점들이 소소하게 모인 데지마 워프가 있습니다. 자유롭게 전시를 관람하고 미술관 내 카페에서 식사를 하는 분들도 계셨고 데지마 워프에서 바다를 감상하며 식사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일단 날씨가 무척 좋으니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만족스러운 풍경이었습니다.
데지마(出島)
- 서양의 문물은 받아들이되 기독교의 전파까지는 바라지 않았던 에도 막부는 1636년 인공섬인 데지마를 축조했습니다. 외국에서 오는 무역선들이 다른 곳으로 가서 일본인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데지마에만 머무르게 했습니다. 그리고 1853년 미국의 페리(Matthew C. Perry) 제독이 에도만에 나타나며 일본이 근대화로 나아가기 전까지 나가사키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서양의 문화를 수용하는 지역이 되었습니다.
- 데지마는 규모는 작지만 우리나라의 민속촌처럼 당시 네덜란드인들이 데지마에서 생활하는 모습과 그들과의 교류 속에 태어난 미술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옛 가옥에 오르내리는 재미도 꽤 있는 곳이었습니다.
- 데지마를 관람하고 나온 다음에는 근처에 있는 카스텔라로 유명한 분메이도 본점에 가서 카스텔라를 사왔습니다. 1900년 창업한 곳이라고 하니 벌써 120년 이 넘는 역사를 가진 상점입니다. 이곳의 카스텔라는 매우 촉촉하고 부드러워 카스텔라를 즐겨 먹지 않는 저도 나가사키에 올 때면 늘 사가곤 합니다.
오우라 천주당(大浦天主堂)
- 저녁식사 겸 회식으로 호텔에서 뷔페가 예정되어 있어 저녁식사 시간에 맞춰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와서 호텔 뒤에 있는 일본 최초의 성당인 오우라 천주당을 보고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돌아왔습니다.
2024년 8월 23(금) 일본에 아트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아트투어의 주제는 ‘미술 교류’였습니다. 선사시대와 고대의 일본과 우리나라의 교류를 살펴볼 수 있는 후쿠오카, 16세기 이후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등 유럽과 일본이 교류했던 나가사키, 그리고 유럽에 수출된 일본 채색자기의 발전과 그 기반이 되어줬던 조선 도공들의 발자취를 볼 수 있는 아리타를 답사하고 왔습니다.
처음 아트투어를 시작했던 2022년과 작년 2023년, 그리고 올해까지 빠짐없이 함께 해주신 분들도 계셨지만 대부분 올 상반기에 <글이나그림 미술사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들었던 분들이 이번 아트투어에 참가하셨습니다. 각기 들었던 수업이 달라 서로 공항에서 처음 뵙는 분들도 계셨지만 비행기 탑승 전 인천공항에서 가진 미팅 때 금세 친해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연령대도 다양하고, 하는 일도 모두 다르지만 미술을 좋아하고 문화적 소양과 관점을 넓히고 싶다는 공통된 목표가 분위기를 한 데 모아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를 인솔해주실 가이드님과 함께 후쿠오카공항에 도착하자 여행사에서 마련해준 28인승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침 8시 비행기를 타고 가서 도착하니 바로 식사시간이 되어 식사를 우선 마치고 첫번째 코스인 다자이후 덴만구로 갔습니다.
1일차
다자이후 덴만구(太宰府 天満宮)
규슈국립박물관
후쿠오카에서 나가사키로 이동
2일차
나가사키역사문화박물관
나가사키현미술관
데지마(出島)
오우라 천주당(大浦天主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