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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이강은 역, 『예술이란 무엇인가』, 바다출판사, 2023

박경리 선생님의 『일본산고』에서 느꼈던 것처럼 장르 불문하고 한 분야에서 높은 성취를 보인 사람들에게는 자신만의 예술관이 정립되어 있다. 단순히 많이 공부해서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학문 혹은 예술활동을 오랜 기간 지속해오는 가운데 치열하게 고민하고 진리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쌓인 통찰력이다. 톨스토이의 『예술이란 무엇인가』는 두 말 할 필요없는 그의 명성, 책 제목에서 볼 수 있는 명료한 주제의식 때문에 주저없이 사왔다.

1장의 「현대 예술의 어리석은 짓거리」, 7장의 「진선미 삼위일체론의 허구」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책에서 그의 예술관은 확고하고 강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읽다 보면 문학, 미술, 음악 등 문화사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에 책을 읽는 내내 감탄하게 된다.


아서 C. 단토 & 데메트리오 파파로니, 박준영 역, 『예술과 탈역사』, 미술문화, 2023

무언가를 공부해야 하는데 의욕이 떨어질 때는 저자의 인터뷰를 우선 찾아 읽어본다. 요즘은 유튜브 영상으로도 많이 남아있어 얼개를 익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아서 단토는 『무엇이 예술인가』, 『예술의 종말 이후』 등의 저서로 유명한 미국의 예술철학자이다. 우리나라에도 번역본이 출간되어 있어 이 책들은 예전에 공부하듯 읽은 적이 있다. 전공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이해하기 쉬운 책들이어서 만약 아서 단토의 예술철학론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면 우선 이 대화록부터 읽는 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제임스 캐힐, 장진성 역, 『화가의 일상』, 사회평론아카데미, 2019

7월 30일(일)부터 시작하는 <중국미술사 특강>에서 4주차 수업을 맡았다. 중국의 시대별 대표적인 회화작품을 중심으로 강의할 예정이다. 중국미술사의 흐름, 작품 및 화풍의 발전 등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수업을 해왔기 때문에 크게 부담은 없지만 ‘특강’이라는 컨셉에 걸맞게 재밌는 일화들로 살을 더 붙이고 싶었다.

제임스 캐힐은 미술사 전공자라면 건너 뛸 수 없을 정도로 저명한 미국인 중국미술사학자이다. 서양미술사의 곰브리치 같은 느낌이랄까. 중국미술사를 바라보는 관점, 연구 방법론을 일생에 걸쳐 꾸준히 발전시켜온 분으로 한중일 동아시아 미술사 연구의 상당 부분은 이 분의 영향을 배제하고선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

다양한 연구 방법론이 개발되었지만 미술사 연구는 양식분석이 가장 기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작품의 양식은 개인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라 주장한다. 사람마다 다른 삶의 표정만큼 작품의 개성이 다르게 표현된다고 보는 관점이다. 중국미술사를 대표하는 화가들을 알고 싶다면, 미술작품에 다가가는 시선의 경로를 배우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영욱 외, 『비평으로 보는 현대 한국미술』, 메디치미디어, 2023

학위논문을 쓸 때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물리적인 시간이 오래 걸리는 초반의 단계들이 있다. 주제를 잡는 것, 목차를 짜는 것, 자료를 찾아오는 것이 이 단계들로, 이를 지나면 드디어 논문을 다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선생님들이 이렇게 자료들을 모은 책을 출간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마치면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이다. 시간의 몇 곱절을 아껴주기 때문이다. 박사학위 논문의 주제를 근대로 가닥을 잡은만큼 1890년대부터 1990년까지 미술비평문을 선별해 모은 이 책은 자료들의 기준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