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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옮겼다.

일을 하다가 가끔 전시실을 둘러보곤 한다.휴관 중이어서 딱히 체크해야할 작품들은 없지만공간 자체가 문화유산(사적)이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불까지 꺼져있어 고요한 전시실은 더 매력있다. 이곳으로 이직하고 어느덧 1년이 흘렀다.작년 1월에 산 조그만 달력이 벌써 한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돌아왔다.그동안 월요일부터 표기된 이 달력 때문에 꽤 헷갈려했는데1년동안 잘 버텼다.다음에 살 때는 반드시 일요일부터 써있는 달력인지 확인해야겠다. 새해를 맞아 대대적인 인사발령이 났다.나는 본원에 위치한 공예 관련 부서로 옮기게 되었다.최근 3개월동안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이번 인사발령과 함께어느 정도 고민이 해결되어 다행이다. 새 팀에서 나는 공예주간이라는 행사와 해외 아트페어를 맡게 되었다.전 박물관에서..

큐레이터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

오랜만이네요. 블로그는 미디어의 지형이 변해가는 것과 상관없이 언제나 꾸준히 나의 생각을 전하고, 쓰고 싶은 글을 남기는 공간으로 남기고 싶은 곳인데 꾸준함이 참 어렵다는걸 새삼 느끼는 요즘입니다. 가끔씩 제 블로그를 들러보는 분들이 계시는 것으로 압니다. 말은 못해도 항상 죄송하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_ _) 한 번 흐름이 끊기니 글을 쓰고 싶다가도 스스로에 대한 검열 때문에 머뭇거리게 되던 참이었는데 마침 그동안 저에게 질문을 해주신 분들이 꽤 계셔서 이 핑계로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Q. 큐레이터가 전시기획만 하는 게 아니라 이외의 부수적인 업무들을 겸해야 한다던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려움은 없으신지 궁금해요. A. 을 할 때 항상 강조하던 부분이었습니다. 전시를 기획하는 일만 보고 큐레이터를..

전집 선물

교수님의 지인분 중에 일본미술 관련된 자료가 생기면 꾸준히 보내주시는 분이 계신다. 전시 오픈하면 항상 찾아주시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셔서 나로서는 갚을 길 없어 매번 죄송할 따름이다. 몇 년 전에도 『일본회화전집』을 보내주셨는데 이번에는 『수묵미술대계』와 『일본미술전집』을 보내주셨다. 마침 논문 투고 때문에 작년에 발표했던 것을 다듬고 있는 중이었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정리하면서 눈에 띄는 것들을 펼쳐보느라 한참을 바닥에 앉아있었다. 금각사, 은각사, 뵤도인 불교조각상, 쇼쇼인 보물들... 전공자임에도 한동안 가질 못해 안타까워하고만 있던 참이었다. 정성들여 삽입한 원색 고화질 도판들을 보고 있으니 오랜만에 답사를 온 듯한 느낌이 든다. 한창 석사논문 쓸 때 차를 렌트해서 규슈 곳곳을 다니며 자료..

한 권의 책 2020.09.22

옥션 대표의 위엄

당연한 말이지만 내 주변에는 연구자들이 많다. 같은 전공인 미술사 전공자들과 가장 친하게 지내고 있다. 직업군으로 분류하자면 당연히 각 박물관, 미술관의 학예사들이 많고, 이외에도 문화재청 선생님들, 젊은 교수님들과 같이 스터디를 하고 술자리를 종종 가지며 친하게 지내고 있다. 이렇게 연구자들 외에 교분을 나누는 사람들 중에는 대학원, 박물관 업무 등을 통해 알게 된 미술품 매매업 대표(대개 고미술상이라고 부른다. 부르기 쉬운 공식 명칭이 생겼으면 좋겠다), 경매회사 대표도 있다. 이들 중 한 분은 내 고등학교, 대학원 선배(대학원에 입학해서 처음 뵈었는데 알고 보니 고등학교도 선후배 관계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인데 내가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신다. 나로서는 매번 감사한 마음과..

전시 오픈 안내

전시 오픈하고 바로 휴관할 수밖에 없어 아쉬웠는데, 이번에 조심스럽게나마 개관하기로 했습니다. 전시는 크게 미디어아트 · 설치 · 가상현실(VR) 체험 · 회화 등의 시각예술과 여행 프로젝트, 공연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했으며, 주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요즘 같이 일상에 제약을 받는 시대에 여행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정한겁니다. 저는 이 전시에서 이응노의 드로잉과 근현대 철도, 여행 관련 아카이브 섹션을 맡았어요. 주말에 전시볼 계획 있으신 분들은 함 놀러오세요. 이번 주 일요일 오후 2시에는 공연이 있어요. 좌석에 앉아서 관람하는 것은 예약이 모두 찼지만, 그래도 전시 관람하면서 서서 볼 수는 있습니다. 사전예약제이니 혹시 오신다면 미리 예약하고 오세요. ^^ ■ 전..

큐레이터의 정체성

지난 6월 23일에 공식적으로 전시 오픈을 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휴관에 들어갔다. 전시는 아무리 애를 써도 결국 모든 신경과 시간과 육체적 노력을 들일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일이다. 이런 특징이 때로는 열정을 갖고 임하게 만들다가도 어떤 때는 허무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해야되는건지 알 수 없는 막막함에 침잠해지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는 큐레이터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연구자형 큐레이터, 다른 하나는 행사형 큐레이터. 연구자형 큐레이터는 학예연구사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나는 참 어정쩡하다고 느끼는게 정체성과 나의 경향은 연구자형에 맞는 것 같은데, 또 달리 보면 행사형에도 어느 정도 발을 걸치고 있을 때가 있다. 광고, 미디어, 마케팅 등에 관심이 많고, 실제로 ..

아트앤팁 큐레이팅(2020. 07. 14)

Art History 냉전 속 고립 벗어나 인류 자산 되살린 천재 고고학자 →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504523 냉전 속 고립 벗어나 인류 자산 되살린 천재 고고학자 고대 문명의 신비를 발견하는 이야기라면 당연히 현장을 누비며 새로운 유물을 발견하는 장면을 떠올린다. 하지만, 모든 고고학자가 그런 혜택을 누린 것은 아니다. 시대의 한계로 연구실에서 � n.news.naver.com 이스탄불 성소피아, 85년만에 '박물관' 취소..모스크로 전환 → https://news.v.daum.net/v/20200711002636984 이스탄불 성소피아, 85년만에 '박물관' 취소..모스크로 전환(종합2보) (이스탄불·파리=연합뉴스) 김승욱 김용래 특파원 = 터키 ..

내가 경계하는 것

나는 이유없이 나를 싫어하고, 음해하는 건 당연히 싫지만,나에 대해 알아갈 시간도 없었음에도 특별한 이유없이나를 자기 식으로 해석하여 좋게 보고, 자기 사람인양 여기는 것도 싫다. 또 다른 형태의 무례함이라 생각한다. 내가 별 뜻없이 한 언행에 대해 마음대로 해석하여 좋게 본 자라면,자기 기준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금세 등을 돌릴게 뻔하다. 그래서 좋은 얘기랍시고 누군가가 '그가 너 좋게보더라'며 전해줄 때마다의아스러움을 감추지 못한채 이러곤 한다. "엉?? 왜?? 날 뭘 안다고??"

일상 2020.07.11

이제 출발선

광고일이 싫은게 아니었다. 지금도 광고라는 장르가 주는 메시지에서 감동을 받을 때가 많다. 짧아서 더 임팩트있게 느껴진달까. 이번에 나온 현대자동차의 싼타페 광고를 보고 오랜만에 옛 생각을 하게 됐다. '아.. 맞다. 이런 광고 만들고 싶어서 했던거였지?' 내가 좋아하는 유희열, 이승환, 김동률 등의 음악을 사용하고, 과하지 않을 정도로만 때깔(?) 좋은 영상미에 사람 사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기획 회의를 하고, PT를 해서 광고를 따오고, 광고주와 지난한 협의 끝에 기획안을 만들어서 제작팀과 씨름한 끝에 나오게 되는 15초짜리 광고. 밤을 새울 때도 있고, 술 마시고 들어와 다시 일할 때도 많고, 월화수목금금금이 이어지는 날들이지만 이 모든 과정이 재밌고 좋았다. 이 일이 싫어서 그만둔게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