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스마트워킹을 활용한 논문 작성법

구글 포토에 저장해 놓은 노트 관련 사진들

인스타그램에서 내가 가장 즐겨 보는 사진은 해외 학생들의 책상 사진이다. 그들이 공부할 때 사용하는 각종 문구류들을 보고 있으면 사고 싶은 것,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떠오르게 된다. 그중 멋진 사진은 따로 저장해서 내 PC 바탕화면으로 쓰기도 한다.

 

시중에 나온 노트 작성, 스마트워킹과 관련된 책이나 그들의 블로그를 자주 읽기도 한다. 모두 공부를 잘 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생긴 나의 취미이다. 해외 학생들의 책상을 훔쳐보는 것이 공부 환경을 잘 조성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면, 노트 작성에 대한 것을 찾아보는건 효율적으로 공부를 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노트 작성, 스마트워킹과 관련된 책들은 하나같이 기능 소개에 치우쳐 있다는 아쉬움이다. 기능은 누구나 조금만 실행해보면 금세 익힐 수 있다. 자신의 스마트폰 속 어플들을 떠올려보길 바란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어느새 어지간한 기능들은 다 익숙해져 있지 않은가. 내가 정말 보고 싶은 내용은 각자 자기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지, 기능 소개는 사실 책값, 시간 모두 아깝기만 하다.

 

최근 3개월동안 논문 두 편을 쓰느라 꽤 정신없이 지냈다. 불과 얼마 전에 설날을 보낸거 같은데 벌써 5월인걸 보면 그동안 논문에 몰입해있었다고 할 수 있다(다들 그런가? ㅎㅎ). 군대 있을 때 나는 수사 보직에서 군생활을 보냈다. 그때 간부가 나에게 했던 말을 잊을 수가 없다.

 

"너는 사건 하나만 맡기면 120%를 해내는데, 거기에 하나만 더 맡기면 둘 다 60%씩 밖에 못해, 임마!"

 

당시에는 어린 마음에 '뭔 말이래'하고 치부해버렸지만, 점차 나이가 들면서 그 말이 맞았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은퇴를 앞둔 아주 노회한 간부였는데 그냥 나를 혼내기 위해 한 말이 아니었다. 평생을 수사관으로 살았으니 사람 보는 눈이 또 얼마나 예리했겠는가.

 

이 이야기를 갑자기 꺼낸 이유는 나는 아무리 애를 써도 멀티태스킹이 잘 안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한 번에 여러가지 일을 못하고, 한 번에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없다. 어찌 보면 장점이고, 단점이 되기도 한다. 이걸 깨닫고 난 후로 나는 계획을 언제나 한 번에 하나씩 순서를 정해서 한다. 이번 달부터 다음 달까지는 논문 1편, 다음 달부터 언제까지는 전시 기획, 언제부터 언제까지는 늘어져있기 등.

 

논문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블로그 글, 에세이처럼 의식의 흐름대로 써도 되고, 공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되는 글이야 부담없이 붓 가는대로 쓸 수 있지만, 논문은 내 주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구조가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주장에 대한 근거도 충실하게 쌓아놔야 쓸 수 있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은 논문을 쓰다보면 '어. 이것과 관련된 내용 분명 어디서 봤는데', '삭제한 글이 더 좋겠는데?' 등 공부한 전체 양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특히 학위 논문처럼 방대한 작업을 할 때는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하지 않으면 금세 헝클어지기 일쑤였다(참고로 석사 논문 쓸 때 만들어 놓은 파일, 폴더 정리는 아직 손도 못대고 있다. 엄두가 안날 정도로 어지럽혀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단점을 잘 알기 때문에 '다음 논문을 쓸 때는', 혹은 '다음 전시를 기획할 때는'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해보고 싶은 욕심이 항상 있다. 그래서인지 바뻐질 것이 분명한 일이 닥쳐와도 그동안 쌓아놓은 스마트워킹 지식을 활용해볼 수 있겠다는 마음에 기대감마저 든다.

 

이런. 원래 이 글 하나에 다 소개하려고 했는데 서두가 너무 길어졌다. 이 글은 프롤로그 성격으로 여기서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소개는 다음 글에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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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뜨

현재 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시각문화를 향유하는 것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미술사, 전시 등을 쉽게 소개하는 아트앤팁닷컴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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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2개 입니다.

      • 스마트워킹에 관심있어 검색타고오게 되었는데 흥미로운 포스팅이 많아 잘 읽었습니다. 노트사진들이 보기 좋아서 인스타를 가입했는데 해외학생들 책상 사진은 어떻게 해야 볼수있는지 모르겠네요. 어떤 키워드로 서치해야 나오는지 알려주실수 있나요

      • moleskine, rodia와 같은 외국 노트 브랜드로 검색하셔도 되고 그냥 note로 하셔도 많이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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