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 특유의 은은한 에메랄드 색이란


아무 것도 모르던 학부생 때 고려청자의 별칭이 '비색 청자'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막연하게 자랑스러웠다. 같은 청자라도 은은한 에메랄드 빛이 감도는 '우리'의 청자가 중국의 것보다 미학적으로 훨씬 우수하다는 생각을 가졌다. 재질과 기술은 조금 못미치더라도 미감만큼은 '은은함'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알던 우리나라의 미술문화가 더 우수한 것이라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엔 중국 청자가 화려하더라도 느끼한게 많았던 탓도 컸다.

그런데 이런 생각? 선입견을 한 번에 바꿔준 일이 있었다. 바로 중국 송대의 여요 청자를 직접 봤을 때였다. 중국 도자가 기본적으로 너무 화려해서 미감이 질척거리고 느끼한게 많긴 하지만 그들이 은은함이 무엇인지 몰라서 못한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은은함보다는 화려한 것을 더 좋아해서 그리 했을 뿐이다.

직접 보고 있어도 말로 표현할 수 없고 다가갈수록 더 멀어져만 가는 저런 색은 도대체 어떻게 표현한 것인가. 마치 절대 반지를 넋놓고 보고 있는 골룸이 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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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뜨

현재 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시각문화를 향유하는 것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미술사, 전시 등을 쉽게 소개하는 아트앤팁닷컴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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