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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의 단상/미술사 이야기

소원을 말해봐,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

 

장 레옹 제롬(Gerôme, Jean-Leon), <Pygmalion and Galatea>, 1892, Oil on Canvas, 94×74cm


심리학 용어 중에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는 것이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해 기대하거나 예측하는 바가 그대로 실현되는 경우를 일컫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교사가 어떤 학생에게 그의 성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를 갖고 이를 지속적으로 표현하면 학생은 이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실제로 성적이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 네이버캐스트


2013년 수능이 끝난지 얼마 안되었습니다. 매년 수능날 그 하루 만을 위해 달려온 수험생들을 보며 생각난 것이 바로 이 '피그말리온 효과'입니다. 간절하게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자기충족적 예언이라고도 한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긍정적으로 기대하면 상대방은 기대에 부응하는 행동을 하면서 기대에 충족되는 결과가 나오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장 레옹 제롬(Gerôme, Jean-Leon), <Pygmalion and Galatea>, 1890, Oil on Canvas, 89×68cm

,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다음은 피그말리온 효과의 유래가 되는 그리스 신화의 내용입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키프로스의 왕 피그말리온은 여성들의 결점을 너무 많이 알기 때문에 여성을 혐오했으며, 결혼을 하지 않고 한 평생 독신으로 살 것을 결심합니다. 하지만 외로움과 여성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아무런 결점이 업는 완벽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조각하여 함께 지내기로 합니다.


그는 이 조각상에게 옷을 입히고 목걸이를 걸어주며 어루만지고 보듬으면서 마치 자신의 아내인 것 처럼 대하며 온갖 정성을 다 합니다. 어느 날 대답 없는 조각상에 괴로워하던 피그말리온은 아프로디테 제전에서 일을 마친 신들에게 자신의 조각상과 같은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도록 해 달라고 기원했고, 여신이 피그말리온의 사랑에 감동하여 조각상을 사람으로 환생시켜 주었다고 합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장 레옹 제롬(Gerôme, Jean-Leon), 1824. 05. 11 ~ 1904. 01.10, 프랑스 파리

 

위의 두 작품은 사랑을 깨우는 키스를 담은 작품인 장 레옹 제롬의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입니다. 위의 두 작품은 피그말리온 신화 중 가장 극적인 장면을 담았습니다. 여기서 '갈라테이아'가 뭐야? 누구야? 라고 생각하신 분들을 위해 '갈라테이아'는 피그말리온이 자신이 만든 너무나 완벽한 조각상에 반해 붙여준 이름입니다.


그림 중앙에 피그말리온 왕이 갈라테이아의 허리를 껴안고 키스하자 생명을 얻게 된 그녀는 몸을 활처럼 구부려 응답하고 있습니다. 갈라테이아는 피그말리온의 머리를 다정하게 끌어당기면서 한 손으로는 피그말리온의 손을 가져와 자신의 가슴에 대고 있습니다.

 

공중의 큐피트가 화살을 쏘고 있는 것은 두 사람이 사랑하는 사이임을 나타내며 배경의 그림과 조각상들은 피그말리온이 조각가라는 점을 설명합니다. 갈라테이아의 자세는 사랑의 기쁨을 나타내고 있으며 상아색 다리는 아직 현실속의 여자가 아니라는 점을 나타냅니다. 장 레옹 제롬은 신화에 현실감을 부여하기 위해 여자의 다리는 조각대 위에 고정시켰지만 상체는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펴는 자세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Edward Burne-Jones, <Pygmalion and the Image Series : The Soul Attains>, 1878, Oil on Canvas

, 99×76.2cm, Birmingham Museums and Art Gallery

 

Edward Burne Jones, <Pygmalion and the Image : lll - The Godhead Fires>, 1868-1870,

Oil on Canvas, 66×51cm

 

그리스신화 피그말리온은 그 유명세만큼이나 많은 화가들이 그림을 남겼습니다. 위의 두 작품은 한국어 제목으로는 에드워드 번 존스의 <피그말리온 생각에 잠기다- 신이 빛을 비추다>(두번째), <피그말리온 생각에 잠기다- 영혼을 얻다>(첫번째) 입니다. 영국 유미주의 화가인 에드워드 번 존스는 첫번째 그림 <피그말리온 생각에 잠기다- 영혼을 얻다>를 보면 피그말리온이 진짜 여자가 되어가는 갈라테이아를 경탄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Pygmalion and Galatea>, 18세기, Oil on Canvas, 파리 루브르박물관 소장

 

마지막 그림도 차가운 대리석 조각에서 온기가 있는 여인으로 변해가는 갈라테이아를 경탄과 숭배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피그말리온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는 사랑의 신 에로스가 있습니다. 실제로 루브르 박물관에서 보면 감탄을 금할 수 가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차가운 대리석 조각상에서 살아있는 여인으로 변해가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갈라테이아. 실제로 살아숨쉬는 듯 만지면 뽀송뽀송한 감촉이 느껴질 것만 같은 피부표현에 그림 속에선 피그말리온이 갈라테이아를 경탄의 눈빛으로 바라보았지만 저는 그 두사람의 모습을 경탄의 눈빛으로 바라보았습니다.

 

피그말리온 효과,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고들 합니다. 단순히 신화일수도 있지만 이것을 우리의 일상생활에 현실적으로 적용시키면 우리가 기대했던 이상의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leejeen 2013.11.29 18:53

    평소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심이 많았었은데~좋은 글 덕분에 좋은 이야기 알아갑니다^_^피그말리온과 관련된 작품이 이렇게 많고 다양하다는 것이 놀라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