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개막식, 잔잔하면서도 위트있었던 Culture Power


런던올림픽 개막식, 잔잔하면서도 위트있었던 Culture Power

런던올림픽 개막식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올림픽 개막식이라는 전세계적인 행사를 굳이 웅장하고, 강력한 메시지로 채우지 않아도 이렇게 멋있을 수가 있구나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런던올림픽 개막식 역시 자국의 문화가 세계 역사에 기여했던 점들을 자랑했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기에 불편하지 않은 정도였다.

더불어 국가적인 행사라고 하면 으레 드는 생각은 진지함이라는 컨셉 아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인데 영국은 팝송과 같은 서양 대중문화의 원류답게 위트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미스터빈으로 잘 알려진 로완 앳킨슨의 장난기 넘치는 영화 <불의 전차> OST 연주와 비틀즈 출신 폴 매카트니의 콘서트 실황같은 공연이 그랬다.


(개인적으로 최고의 스포츠 영화로 손꼽는 <불의 전차> OST와 그 속에 녹아든 로완 앳킨슨의 유머는 단연 일품이었다! <불의 전차> 영화 속으로 들어간 로완 앳킨슨이 보인다.)

영국의 역사와 문화는 산업혁명 이전까지는 유럽 대륙의 흐름과 거리가 멀었다고 할 수 있다. 섬이라는 지리학적 특성으로 인해 유럽 대륙에서 유행하던 것들을 잘 수용하지 못했던 탓이 컸기 때문이다. 일례로 14세기 이후 전유럽을 뒤덮었던 르네상스 문화가 영국에서는 무려 200년 이후에나 수용되었던 점을 들 수 있다.

산업혁명의 상징인 우뚝 솟은 굴뚝들

서민들, 특히 어린이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는 국민건강보험의 시작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영국문화라는 특수성을 잘 보존해왔으며 이것들을 잘 살려서 이번 올림픽 개막식에 잘 녹여낸 것으로 보인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접할 수 있었던 켈트족 특유의 마을을 배경으로 영국의 인기 스포츠 럭비와 크리켓 그리고 축구가 그랬으며, 의회정치의 탄생, 산업혁명, 팝송, 국민건강보험 등의 시작을 감성적으로 잘 녹여냈다.


보통 나라의 자랑거리가 있으면 이런 큰 행사를 통해 전세계에 주입시키려는 강요가 될 수 있는데 런던올림픽 개막식은 잔잔하면서도 위트있게 잘 표현했다. 요즘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광고컨셉인 '감성적임'과 잘 부합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개막식의 마지막은 팝송의 전세계화를 주도한 비틀즈의 멤버 폴 매카트니의 <Hey Jude>는 그 어떤 슈퍼스타의 콘서트 실황 못지 않은 감동으로 마무리 되었다.


런던올림픽 개막식을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4년 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을 떠올리게 되었다.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은 올림픽의 기본 정신인 '더불어 사는 세계'를 망각한채 주변 국가들의 문화도 자신들의 문화로 흡수한다는 의식이 극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인들이 가장 돌아가고 싶은 왕조인 唐나라의 동아시아 제패를 자랑할 때는 아시아 국가들 모두 불편하게 만들었을 정도였다.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은 한마디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며, 유일한 문화는 중화문명 뿐이다"를 표현한 행사였다. 기술적으로는 개막송의 립싱크, CG로 처리한 불꽃 등 가짜의 천국다운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물론 중국의 사상, 문화, 역사는 세계적이며 굉장히 우수하다. 서양철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관념적 문제들을 중국으로 대표되는 동양철학으로 해결한다는 말도 있듯이 말이다. 또한 산업혁명 이후 서양이 세계를 지배하기 시작한 것은 지금까지 200여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전 수천년동안은 중국과 이슬람권을 비롯한 동양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에 대하여 자부심을 갖고 드러내는 자세만큼은 런던올림픽 개막식에서 볼 수 있듯이 조금 더 여유를 가져야 좋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산업혁명 이후 그들이 전세계에 떨친 문화를 한자리에서 모두 볼 수 있었던 런던올림픽 개막식은 비록 스케일이 크지는 않지만 잔잔하면서도 위트있었던 유일한 개막식이었다.(photo by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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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뜨

현재 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시각문화를 향유하는 것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미술사, 전시 등을 쉽게 소개하는 아트앤팁닷컴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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