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 프로젝트 매니저?

2021. 2. 2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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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에 팀을 옮기고 벌써 2개월이 되어간다. 급작스러운 인사발령이었지만, 공예 관련 부서로 옮긴 지금 꽤 만족스럽게 일을 하고 있다. 지난 1월에 이 팀으로 온 뒤로 업무 파악을 위해 지난 결재 문서를 보며 공부하고 업무에 투입되느라 정신없이 연초를 보낸 것 같다.

미술사 중에서 회화사를 전공했고 앞으로도 그럴테지만 호림박물관에서 학예사로 있으며 했던 수많은 도자, 공예 전시를 했기 때문일까. 공예에 대한 매력을 갖고 있던 차였다.

큐레이터도 넓게 봤을 때 프로젝트 매니저 중에 하나이다. 다만 큐레이터에게 프로젝트는 평상시에 하는 유물 관련 일을 제외하고 전시기획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권한과 책임이 좁다는 느낌을 박물관에 있을 때부터 느끼고 있었다. 앞으로 조금 더 넓고 큰 프로젝트를 맡으려면 큐레이터 일만으로는 성장하기 어렵겠다는 결론을 내리며 지난 몇 년간 고민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50대가 되어서도 늘 같은 박물관 전시실에서 습관처럼 때되면 기획전을 준비하고, 유물을 교체하고 도록의 원고를 쓰는 일을 해도 나 스스로 과연 지겨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태생이 광고AE 출신이라 그런지 꼭 전시가 아니어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는게 내 적성에 맞겠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예전에 일했던 광고대행사에서 온오프라인 광고기획, 제작팀을 중심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프로모션팀, 월드컵 개막식 행사를 담당한 기획자, 코엑스 그랜드볼룸 전체를 빌려서 열었던 컨퍼런스팀 등 다양한 영역의 기획업무가 있었다. 당시 이것들을 옆에서 지켜본 경험이 15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내 관점에 아직 유효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이곳에서 당분간 해외 아트페어, 공예주간이라는 행사를 맡게 되었다. 이 일들을 다 마치고 난 1년 후에는 과연 잘 옮겼다는 생각이 들지, 어떨런지는 잘 모르겠다. 중요한건 지금 내 마음이 재밌게, 잘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라는 점일 것이다.

내년에는 어디에 있고, 5년 후에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 10년 후의 나는 어떤 생각으로 어디에 서있을지 궁금하다. 일단은 당장 내일, 오늘은 무엇을 해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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