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3일을 보내고 돌아온 밤

 

10여 년 전, 광고대행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 출근 3일째 되는 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5년 전, 박물관에 입사했을 때는 일주일 정도 되는 날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이번에도 입사 일주일만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지난 김장 때 뵙길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새로 들어간 조직과 그 구성원들과 친해지기 전부터 이런 일을 겪게 되어 이 상황이 꽤 어색하기만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소식을 듣고 나올 때 입사 동기에게 "아마 내일쯤이면 조문을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얘기가 나올텐데, 그런 얘기 나오면 마음만 감사히 받겠다고 하고 안오셔도 괜찮다고 전해주세요"라고 전달해놓고 나왔다.

이런 일에 숙달되었다는게 착잡하기만 했다.

급히 옷을 갈아입고 장례식장으로 가는 길에 엄마의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이번 장례식이 유독 무겁게 느껴졌다.

오늘 모든 장례 절차를 마무리하고 돌아왔다. 원래는 주중에 회사에서 가장 큰 행사라고 하는 곳에 갈 예정이었는데 내일이라도 가볼까 고민 중이다. 다른 직원들은 아직 내 얼굴도 잘 모를텐데 조용히 둘러보고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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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뜨

큐레이터, 미술사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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