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때마다 아쉽게 만드는 작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실경산수화 전시하면 언제나 섹션 서두에 나오는 노영 필 <담무갈보살 예배도>이다. 그 레퍼토리가 이젠 좀 식상하지만 그걸 상쇄할 정도로 명품인 것은 맞다. 볼 수 있는 것만으로 감지덕지랄까.

나는 이 작품을 볼 때마다 아쉬운 마음이 든다.

대체 고려시대 회화는 어떠하였길래 이런 참신한 구성을 보이는걸까 하는 아쉬움이다.

예배도 형식인데 주존불 하나가 아니라 상하단으로 나누어 담무갈보살과 지장보살을 모두 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예배도이면서 금강산을 한 켠에도 담은 이런 구성은 전무후무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조선시대에는 감히 표현할 수 없어 빈 의자만 그렸는데 이 작품에는 대놓고 왕을 그려 넣었다. 그것도 엎드린채 말이다. 또 혹시나 누가 왕인걸 모를까봐 떡하니 '太祖'라는 메모도 써줬다.

또 휑하게 보일까 걱정했는지 공간에는 소용돌이로 가득 메워놔서 환상성을 더하고 있다. 이런 표현 역시 전무후무하다.

그러나 나는 전무후무한게 아니라 당시 트렌드였다는걸 알고 싶다. 그러려면 고려시대 회화가 더 많이 전해져야 하는데 현재로선 알 길이 없다.

고려는 대체 무슨 나라였는가. 청자로 울타리를 치질 않나, 벽 타일을 만들질 않나.

중세회화가 붕 떠 있는 상태라는건 연구자로서 생각할수록 아쉽고 불행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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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뜨

현재 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시각문화를 향유하는 것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미술사, 전시 등을 쉽게 소개하는 아트앤팁닷컴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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