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의 단상

편지를 기다린다는 것은

아르뜨 2019. 9. 1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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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업으로 삼은 내가 글을 읽으면서 이토록 감탄한 적이 없었다. 문장 하나하나 읽으면서 옅은 탄성을 내뱉게 되고, 동시에 나는 아직 멀었다는 자조를 함께 들게 해주는 평론가가 있다.

 

올해 초 우연한 기회에 인사드릴 기회가 있었는데 메일을 보내드려도 괜찮으신지 여쭤봤다.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그간 쓴 논문 중 한 편, 대중을 상대로 썼던 글 한 편과 함께 평론에 관한 그간의 고민을 적어 메일로 보내드렸다.

 

내 글에 대한 평가를 받고 싶었고, 향후 "볼 수 있는 것을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 글"을 쓰는 데 어떤 점이 부족한지 조언을 구하고 싶었다.

 

 

나이 차이도 별로 안나고, 다른 분야의 박사수료까지 한 큐레이터가 덜컥 논문과 함께 평론에 관한 원론적인 고민을 묻는 메일을 보냈으니 입장을 바꿔 생각해봐도 꽤 부담스러우셨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차분히 기다리고 있는데 어느덧 9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중간에 미안하다며 곧 보내겠다는 메일을 주셨는데 나는 괜찮다며 괜한 부담을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고 답장을 했다. 그후로 왕래가 끊긴 상태이다.

 

올해 안으로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차분히 더 기다려볼 참이다. 차라리 만나서 차 한 잔 하며 말씀듣고 싶다고 하는게 덜 부담스러우시려나?

 

이건 뭐.. 연애 편지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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