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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 소개

오랜만에 강추하고픈 전시 - <절필시대>전 / 국립현대미술관

by 아르뜨 2019. 5. 30.

내가 석사를 수료하고 학교박물관에서 연구원으로 일할 학예사로 계시던 선생님이 기획한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이다. 오늘이 개최일이다. 전시 소개만 하면 일을 굳이 기획자와의 인연을 강조한 이유는 전시 주제를 얼마 전에 처음 접했을 머리가 ~ 정도로 기획이 참신해서이다.

 

항상 작가전, 시대전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나라 전시의 관습을 과감히 벗어났다. <절필시대>라는 타이틀의 전시는 어떤 연유로 인해 그림을 그리지 못한 때가 있던 화가들만 모은 전시이다.

 

전시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근현대화가들의 이력을 꿰차고 있어야 한다. 안에서도 수준높은 작가들만 따로 추려내기 위해서는 당연히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전시를 기획한 분과 알게 된지 벌써 10 년의 시간이 흘렀는데 기억에는 분이 차분하고, 성실하게 공부 하는 학자의 이미지였는데 이런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획 능력까지 갖추고 계셨을 줄은 미처 몰랐다. 예전에 열렸던 <이쾌대>전도 분의 작품이다. 당시 유족들을 만나 , 전시 성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직 전시를 보지는 못했지만, 전시에서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백윤문이다. 김은호의 제자였던 백윤문은 조선미술전람회에서 특선과 입선을 거듭한 화가임에도 불구하고 민족적 색채가 강하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많은 수모를 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스승과의 불화도 있었는데 이런 이유들이 겹쳐 무려 36년간이나 기억상실증에 걸려 붓을 놓을 밖에 없었던 화가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 수준은 편차가 편이다. 기억상실증으로 인해 작품 수준이 파도처럼 너울거린다는건 미술가의 작업이 단순히 손재주에 의지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다. 예전에 근대회화전을 준비할 소장품으로 있던 백윤문의 작품도 내놓을까 하다가 작품 수준이 너무 떨어져서 포기한 적이 있다.

 

이후 백윤문은 완전히 잊혀진 인물이 되었지만 현재에 이르러 다시 조명받을 있게 것은 전적으로 둘째 며느님 덕분이다. 시아버지의 작품을 처분하지 않고 36년간 간직했다가 나중에 시아버지의 성인 자신의 성인 합쳐 <백송화랑> 운영하며 세상에 시아버지의 작품을 다시 선보일 정도로 정성을 다했다고 한다.

 

지난 주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근대서화전> 보고 그닥 감흥을 못느낀 터였다. 안중식 특별전이라 하기도 뭣하고, 근대회화전이라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어정쩡한 구성과 컨셉이었기 때문이다. 작품도 짜임새있게 배치했다기 보다는 되는대로 가져다 벽에 듯했다.

 

전시를 보지 않았음에도 전시는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큐레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겐 기획의 참신성과 이를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고, 미술사 전공자들에겐 작품의 미술사적 가치는 여러 방향에서도 접근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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