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산책




긴 연휴의 마지막 날, 노느라, 쉬느라 지친(?) 심신을 다시 차분하게 하기 위해 한강을 다녀왔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 서울 외의 지역에서 길게 지내 본 것은 군대시절과 일본 연수시절 밖에 없음에도 한강 다리를 걸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사실을 상기하고 스스로도 놀랐다.

한강 주변은 연휴 마지막 날답게 사람은 많았지만 왠지 모를 적막감이 흐르는 것 같았다. 마치 평상시 일요일 초저녁의 광화문 거리같았달까.

나는 외출할 때면 언제나 기본 공부거리를 챙겨서 나간다. 아이패드, 책, 노트, 펜은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다. 나에게 가방없이 밖에 나가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언제 어떤 상황이 펼쳐져 카페에서 책이나 논문을 읽어야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날만큼은 작정하고 나왔기에 가방이 가벼워서(그래도 혹시 몰라 아이패드는 챙겨나옴) 산책하기 좋은 차림이었다.

모처럼 느린 걸음으로 한강 주변을 배회했다. 느린 걸음은 주변을 감상하고 사진으로 담아올 수 있게 해주었다.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대의 초소가 한강의 다리마다 설치되어 있다. 나도 헌병대 출신이라 괜스레 반가웠다. 그런데 군대 디자인은 여전히 촌스럽구나.




도시를 표현할 때 자주 사용되는 한강 다리 밑. 한 때 뮤직비디오의 단골 배경이 되기도 했다.



선유도 공원은 본래 정수장이었다. 정수장이 2000년에 폐쇄된 뒤 공원으로 재개장한 곳이다. 본래 공원이 아닌 곳을 공원화하다 보니 구석구석에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들이 꽤 눈에 띄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코스프레 활동을 하는 이들도 꽤 많이 모여있었다. 환상적인 배경을 연출하기에 적당해서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이유로 중세식 건축이 많은 모교의 캠퍼스에도 주말이 되면 코스프레 사진촬영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였다.





정수장일 때 사용했던 용도를 알 수 없는 어떤 기계. 이런 것도 기묘한 분위기에 한 몫하고 있다.



선유도는 '신선이 노니는 섬'을 의미한다. 이 다리는 선유도에서 한강변으로 이어주는 다리인데 '선유교'라고 한다. 저 곡선의 정점에 다다르면 '신선이 노니는 다리'라는 의미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잡힐까?




내일부터는 새로운 전시 준비에 들어간다. 한 2주간은 매일 넉다운된채 귀가할 예정이다. 발표할 것도 많은데 조금 걱정된다.

아르뜨

현재 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시각문화를 향유하는 것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미술사, 전시 등을 쉽게 소개하는 아트앤팁닷컴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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