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열 화가의 물방울 달력





강원도 원주에 있는 뮤지엄산의 2016년 달력을 선물받았다. 대개 박물관들은 자신들의 소장품을 가지고 달력을 제작해서 회원들과 업무상 관련있는 사람들에게 발송한다. 그래서 박물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타 박물관의 달력들을 많이 받는 편이다. 덕분에 집에도 놓고, 사무실 책상에도 놓고, 선물로도 줄 수 있어 좋긴한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디자인이 천편일률적이라는 데 있다. 작품 이미지 한 컷과 엑셀표 같은 칸 속에 있는 날짜들. 이게 전부이다. 이런 디자인이 지겹다고 해서 무한도전 달력처럼 정신없이 화려한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좀 촌스러운 감을 지우기가 어렵다.


뮤지엄산에서 받은 달력도 이와 같은 이유로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 몇 주동안 포장을 풀러보지도 않았다. 그러던 어제 청소를 하며 정리를 해야해서 어쩔 수 없이 풀러봤는데 기존 달력에 대한 지루함을 모두 날려줄 정도로 아주 세련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벽에 거는 방식도 박스 뒤에 구멍이 있어서 박스를 그대로 걸면 된다. 그렇게 걸고나면 작품의 액자 프레임같은 분위기를 자아내서 집에 회화 작품을 걸어놓은 듯하다. 그리고 덤으로 낱장으로 된 작품 레플리카도 함께 동봉되어 있었다. 크기에 맞게 액자만 주문해서 껴놓으면 진짜 작품처럼 전시하는게 가능할 정도다.


얼마 전에 피카소의 스케치본을 벽에 걸어두고 혼자 대만족해하고 있던 참이다. 이번에 복제본이지만 진작같은 김창열의 물방울 그림까지 걸어두니 괜히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이렇게 작품 수집에 슬슬 발을 들여놓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수집가들 사이에서 "도자기 중독은 마약 중독보다 더 무섭다"던데 말이다.



p.s. 아래는 액자에 넣기만 하면 되는 김창열의 물방울 그림이다.




신고

아르뜨

Curator, Art History, Exhibition, Museum, Gallery, Book, Stationery...

    이미지 맵

    미술/아티스트 소개 다른 글

    댓글 0

    *

    *

    이전 글

    다음 글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