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이탈리아 일러스트레이터의 첫 도쿄 여행

마르게리타 우르바니(Margherita Urbani)


예전부터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무척 부러웠다. 기본적으로 생각과 감정을 전달할 때 글만큼 직관적이고 큰 힘을 가진 것은 없다고 믿고있다. 하지만 이미지가 주는 울림이 더 크고 날카로울 때도 있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글과 이미지를 모두 다룰 수 있는 미술사를 전공한 것이다. 나는 이미 창조된 것을 분석하여 가치를 평가하는 사람이다. 공부에서도 그렇고, 업으로 삼고 있는 큐레이터로서도 그러하다.


그래서일까. 가끔은 내가 창조의 주체가 되고 싶을 때가 있다. 퀄리티가 높지 않아도 좋다. 그저 내가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알아볼 수준이면 만족할 것 같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정도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해 여전히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부러울 뿐이다(여담이지만, 이러한 이유로 요즘 사진에 무척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나의 이러한 부러움을 건드리는 존재를 발견했다. 여행의 로망 중 하나가 여행에서 보고 느낀 것을 그 동네에서 가장 맛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몰스킨 노트에 그림과 간단한 글로 남기는 것인데 나에겐 언감생심일 뿐인 이 로망을 그대로 실천한 결과물을 발견해버린 것이다. 바로 이탈리아의 마르게리타 우르바니(Margherita Urbani)라는 일러스트레이터이다. 그녀는 처음 일본 도쿄로 여행갔을 때 노트에 인상적인 사람 혹은 사물을 간단하게 그리고 그 옆에 당시의 감정을 글로 써놓았다. 그 어떤 여행의 기록보다 생생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그림과 글을 보면 타문화권의 충격과 놀라움도 엿볼 수 있다.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인 우리야 일본의 문물이 익숙하겠지만 그녀에겐 낯선 것도 분명 존재했던 것이다.


그녀는 이러한 경험을 『Tokyo Diary』라는 이름의 책으로 엮어서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독립출판 서점으로 유명한 유어마인드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 책을 아직 사본 것은 아니지만 아래 이미지들 몇 개만 봐도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도 가장 특징적인 면을 포착해서 잘 그렸고, 글 역시 센스와 유머와 설렘이 모두 묻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그림을 못그리니 작년에 다녀왔던 런던과 파리에서 찍은 사진을 가지고 짤막한 글과 함께 엮어서 써볼까?




가장 크게 웃었던 부분이다. '文'이라는 한자를 도토리로 부르다니. ㅎㅎ




도쿄에 여행을 간 여느 여행객들처럼 그녀도 밤에 도쿄도청 전망대에 올라가 '동경 야경'을 보며 사랑에 빠졌나보다.(via Margherita Urb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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