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by 승효상

 

 

 

 

 

문필가로 알려진 건축가. 승효상의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를 읽었습니다. 건축에 대한 승효상의 진솔한 생각들을 느낄 수 있었고, 책을 다 보고 난 뒤에는 여행이 무척이나 가고 싶어졌습니다. 건축이란, 공간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며 밑줄 친, 여행가고 싶은 마음을 일렁이게 한 문장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건축가 승효상의 관점

 

"서양의 도시 이론을 근거로 만들어지는 우리의 신도시에서 (...) 직선의 길을 만드는 것이 우리에게 기능적이고 편리한 삶을 보장해 주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일 게다. 그러나 그런 편리라는 말이 행복한 삶과 동의어가 아니며, 더욱이 우리가 살아야 할 지혜로운 삶과는 거리가 멀다는 데서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의 하나밖에 없는 삶을 의탁하는 주거를 돈의 가치로만 따져 자신도 모르게 물신의 노예적 생활을 청하는 이 시대 내 이웃들에게 나는 정말 이 기오헌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우리 속에 사라진 선조들의 향내 나는 삶의 품격을 다시 살리고 싶다."

 

"기오헌은 효명세자가 즐겨 들러 독서와 사색의 장소로 쓰곤 했다고 한다. 그는 왜 이런 보잘것없는 집에 들러 사유의 폭을 넓히려 했던 것일까. 두말할 나위도 없이 '건축의 진실'을 그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화려하고 장식으로 뒤덮인 궁궐의 건축에서 그는 진실한 자신을 잘 볼 수 없었을 것이며, 그렇다고 사대부의 집을 흉내 내어 지은 연경당의 고즈넉한 공간 속에서도 당시 세도정치가들의 허위를 발견할 뿐이었다. 그리하여 기오헌을 즐겨 찾은 이후에도 그는 의두합을 극히 작은 집으로 다시 지으면서까지 스스로를 진실로 발견하려 했던 것이다."

 

"(달동네의 길) 이곳에서는 길은 선이 아니라 공간이며 지난가는 곳이 아니라 머무는 곳이고, 눈으로 보는 곳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곳인 것이다. 그러나 이 길들은 여전히 개발이라는 전가의 보도 앞에 맥없이 허물어지고 제거되고 지워지며 직선으로 뭉개지고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에게는 마음으로 걷는 길이 없어진 것이다. (...) 더 이상 우리의 길을 갖지 못하게 된 우리의 삶은 연결되지 못해 파편적이며 가두어진 채 때로는 방황하고 때로는 부유하는 것이다.  김수근 선생은 '좋은 길은 좁을수록 좋고, 나쁜 길은 넓을수록 좋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길을 다시 구부리고 좁게 만들고 어둡게 하면 어떤가."

 

"옛날의 기억을 유지만 하기 위해 박제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지혜로운 공간들을 살려서 오늘의 건축으로 되살리기만 한다면, 백사마을은 어느 곳보다 '하늘 아래 가장 아름다운 동네'가 될 것을 결코 의심하지 않는다."

 

"건축은 결단코 레토릭도 아니며 피상적인 결과는 더더구나 아니다. 반드시 현실의 땅을 디디고 설 수 밖에 없는 건축은 논리와 구조가 갖춰지지 않으면 성립이 불가능한 직능이며, 따라서 내 건축을 더욱 단단히 서 있게 하기 위해 나는 계속 말을 만들어야 했다." (글을 쓰는 이유)

 

승효상이 여행을 하는 이유
 
"건축이 땅에 새기는 삶의 기록임을 아는 한 이 땅에 새겨진 수많은 기록들을 보아야만 한다."

 

"여행이란 공간 속에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얻는 삶에 대한 성찰임을 다시 알았다."

 

"십수년 전 방문한 적이 있는 곳을 또 가고자 한 이유가 있었다. 소란한 우리 땅에서 이 악물고 살아야 한 내가 오히려 변했을 터이니 변함없을 페즈에 투영된 내 자신이 궁금했던 것이다. 여행이란 대상이 된 사물을 보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보는 것이 아닌가."

 

"수도원 여행은 다른 곳을 가는 것보다 좀 특별하다. 여행이라는 게 몸을 움직여 이뤄지는 일이지만, 수도원에 도달하면 그때부터 여행길에 지친 육체는 쉬고 정신은 오히려 맑아져서 영혼이 사유의 길을 따라 다시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이는 치명적인 매력이다."

 

"내가 믿기로는 지난 세기 가장 위대한 건축가는 단연코 르 코르뷔지에이다. (...) 위대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그는 어떻게 교육받았을까? 바로 여행을 통해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아르뜨

Curator, Art History, Exhibition, Museum, Gallery, Book, Stationery...

    이미지 맵

    일상/한 권의 책 다른 글

    댓글 0

    *

    *

    이전 글

    다음 글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