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호퍼, 호텔방, 1931

Edward Hopper, <Hotel Room>, 1931


호텔 특유의 새하얗고 푹신한 침대에 반쯤 누워 한 손은 머리 뒤에 넣은채 다른 쪽 손으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다가 평소에는 연락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휴대폰 목록에 숨어있는 옛 친구들을 떠올리며 안부가 궁금하기도 하고, 낮에 다녀온 미술관 전시 티켓과 엽서를 보며 오늘의 일정은 어땠는지를 돌아보기도 한다. 집이었다면 분명 다음으로 미뤄뒀을 행동이지만 여행이라는 시공간적 한계에 스스로를 넣어둔 탓인지 오늘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에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형태만 다르게 생겼을 뿐,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고, 같은 시계 알람에 눈을 뜨고, 같은 TV를 보고, 같은 음식을 먹지만 집이 아닌 다른 공간에 와있다는 것만으로도 집에서와는 달리 깊은 생각에 빠지며 나를 다시 돌아보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여행은 가치가 높은 행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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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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