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의 모딜리아니와 줄리안 오피



1.

한창 서양미술사에 빠져 지내던 2007년의 나를 생각나게 해주는 엽서들이다. 모딜리아니 엽서는 그해 여름 유럽으로 여행을 갔던 대학 후배가 내 생각이 났다며 파리미지아니노의 <목이 긴 성모> 그림이 그려진 엽서와 함께 프랑스 현지에서 우편으로 보내준 것이다. 안부 인사는 <목이 긴 성모> 엽서에 써서 보내줬는데 이 엽서는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고, 아무 글도 적혀 있지 않은 모딜리아니 엽서만 남아있다. 그 때 어떻게 해서든지 유럽으로 나가려고 애를 썼었는데 지금 이 엽서를 보니 당시의 막막한 기분이 다시 느껴진다. 썩 상쾌하지만은 않은 기분이다.


2.

줄리안 오피 엽서는 2007년에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렸던 <Between the Lines>라는 전시를 보고 사온 것이다. 전시를 보고 쓴 기록조차 없는데다가 당시의 내가 어떤 생각으로 이 전시를 봤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기억에 없다는 것은 그만큼 인상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던 탓으로 여겨도 좋을 듯하다. 하지만 이렇게 엽서로나마 나의 미술사 공부의 궤적 혹은 행보를 살펴볼 수 있으니 기억에 없는 엽서마저 소중하게 느껴진다. 미술사 공부를 계속 해나가고, 큐레이터로서 연차와 경험이 계속 쌓이기만 할 앞으로의 날들도 글과 엽서 등을 통해 기억의 파편이라도 남길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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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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