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폰스 무하, 모두에게 사랑받는 친구같은 예술가

알폰소 무하의 '사계' 시리즈


꽃과 풀과 나무, 그리고 미녀.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방금 언급한 소재를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모두를 매료시키는 소재라는 표현이 지나치다면 적어도 이 소재를 싫어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다시 말해 이들은 ‘본전’은 건질 수 있는 무난한 소재라는 의미죠. 그래서 일까요. 식물과 미녀라는 소재는 예술 작품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디자인 산업에 자주 활용됩니다. 생각해보세요, 꽃무늬 패턴이 제품 디자인에 얼마나 자주 사용되는지 말입니다. 아름다운 여성이나 잎사귀 등도 마찬가지죠. 이렇게 우리가 폭넓게 사용해왔던 무늬의 효시는 바로 ‘아르누보 양식’입니다. 그리고 이 양식과 함께 오늘은 체코의 미술가 알폰스 무하(Alfons Maria Mucha, 1860-1939)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우선 ‘아르누보 양식’을 소개하고 넘어가야 할 듯 한데요. 아마 많은 분들이 한 두 번쯤 들어봤을 미술 용어일겁니다. 프랑스어인 아르누보는 영어로 New Art, 즉 ‘새로운 미술’이라는 뜻입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유럽 전역에서 유행한 미술사조입니다. 생긴지 100년 정도로 역사가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죠.


유행한 배경은 이렇습니다. 아르누보 이전까지 유럽 미술은 언제나 엄격한 격식을 차려왔죠.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이나 영국의 세인트 폴 성당 같은 명소만 떠올려봐도 그렇죠. 처음 접했을 때는 철저히 설계된 예술성에 압도당하지만 계속 보다보면 갑갑한 느낌이 들기도 하잖아요. 이를 탈피하고자 시작한 미술 사조가 바로 아르누보입니다. 그리고 체코의 미술가 알폰스 무하가 그 유행의 신호탄을 쐈죠. 이후 구스타프 클림트 등이 이어갔으며 벨기에 브뤼셀, 라트비아 리가 등을 중심으로 퍼져나갔습니다.

 


무하는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사랑했습니다. 그는 1879년 무대 배경을 제작하는 회사에서 그림을 시작했습니다. 1887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미술을 배우며 잡지와 광고 삽화를 그렸다. 그러다 1894년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를 소재로한 석판 포스터를 만들었는데, 이 포스터가 호평을 받으면서 삽시간에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그는 수많은 회화, 포스터, 광고와 일러스트 등을 만들게 됩니다. 그의 스타일은 곧 아르누보 양식의 대명사로 통했고 유럽전역으로 퍼지게 되죠. 무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림은 아마 젊은 여성과 그 주위를 꽃으로 장식한 그림일텐데요. 그의 미술 스타일을 흉내낸 이들이 넘쳐났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상업적인 성공을 부담스러워했다고 해요.

 

 

사실 알폰소 무하는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살아 있을 때는 상업적 성공을 거머쥐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체코의 정반대편에 위치한 작은 아시아 국가인 한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전시회(2년 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알폰소 무하 展’가 열렸었죠)가 개최될 정도니까요. 시대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스러져간 예술가들에 비교한다면 화려한 삶을 누린 셈입니다.


아마 그의 성공비결은 무난한 소재를 활용해 미술작품으로 탄생시켜 그야말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았기 때문 아닐까 합니다. 제가 무하를 직접 만나볼 수는 없지만 그가 즐겨 쓴 소재처럼 실제 성격도 둥글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보며 포스트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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