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in 대림미술관














퇴근하고 곧장 대림미술관으로 향했다. 지금 일하고 있는 박물관 1층에 아티제 카페가 있는데, 거의 매일 출근길에 들러서 커피를 사먹었더니 몇 개월 안돼서 아티제 회원 최고 등급이 되었고, 그 혜택 중에는 대림미술관 멤버십 회원권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대림미술관에서 하는 린다 매카트니전을 보고 싶었던 참이어서 전시도 볼 겸 경복궁역으로 향했다. 막상 퇴근하자 전시를 보고 싶은 마음보다 집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이 압도적으로 커져서 겨우 마음을 다잡은채.


그렇지 않아도 요즘 대림미술관 전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미술관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림미술관의 그간 행보를 보면 비영리 기관인 미술관이 이렇게도 마케팅을 할 수 있구나라는 감탄과 전시 내용은 과연 미술계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나에 대한 생각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는 고민이었다.


도착해보니 대림미술관에는 평일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시간에 20, 30대의 여자들이 이 정도로 많이 모인 곳이 또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모여있었다. 하나같이 세련된 외모와 패션 스타일을 자랑하는 이들이었다. 그러나 그 중에서 진지한 표정과 자세로 작품을 오래 보는 관객은 없었다. 대부분 센스 있는 작품들을 촬영하거나, 아님 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담는 등 전시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이런 모습들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관심이 하나의 기폭제가 되어 문화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편이다. 하지만 전시를 소비하는 대중의 편협한 관심에는 우려가 든다. 쉽게 말해서 대중들이 다양한 시대, 다양한 장르의 미술 전시를 골고루 섭취했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그리고 박물관 큐레이터로서 이러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과제를 부여 받은 듯한 무거움도 동시에 느끼게 되었다.


그동안 열렸던 서양의 현대미술과 사진전에 쏠리는 대중의 관심을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까? 단순히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생활 양식, 의식 등 모든 면에서 서양의 것을 입고 있는 점에서 비롯된 익숙함으로 여겨도 되는 것일까?


일단 익숙하기에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고, 그 안에서 재미를 찾기 쉽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60, 70년대의 일상과 당시 세계적인 스타인 비틀즈의 모습을 주로 담은 린다 매카트니의 사진까지 인기가 있는 것을 보면 단순히 익숙함만으로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전시의 주요 관객층인 20, 30대 여성들은 비틀즈의 음악을 들으며 성장한 세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비틀즈의 음악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추억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어쩌면 린다 매카트니의 사진이 모든 이들이 원하는 당당한 여성의 상징처럼 접근한 것도 흥행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더불어 회화보다는 직관적으로 감상하기 쉬운 사진이기에 미술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망설임이 적었던 탓도 있을 것이다. 문화 수준이 우리나라보다 크게 발전해있는 선진국일수록 사람들의 기호가 다양화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나라들도 2, 30년 전에는 블록버스터 전시에만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혹은 진통?)을 겪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나니 이제는 대중이 블록버스터 전시에만 몰리는 것이 아니라 다채롭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보러 다닌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나라는 어느 단계에 와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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