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 박노수와 서촌 박노수 미술관

종로 구립 박노수미술관

2013년 작고한 고 박노수 화백의 가옥에 개관한 종로 구립 박노수미술관이 벌써 세 번째 전시를 진행 중이다.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고즈넉하고 소소한 매력을 가진 동네 서촌 옥인동 길에 위치한 미술관이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화가의 집이다. 작품과 함께 화백이 생전 사용했던 화구들과 고가구들, 정원을 꾸미는 데 사용했던 수석, 정원석 들이 오밀조밀 전시되어 있다. 오래된 가옥과 정원을 정성껏 가꾸며 작품 활동을 하셨을 화백의 모습이 상상되는 공간이다.

고 박노수 화백(1927-2013)

화백이 화단에 입단한 시기인 해방 직후 한국화단은 일본색을 배제하고 다시 전통적인 색을 찾아가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화백은 전통의 답습은 의미가 없다. 딛고 일어서서 창조해야 한다며 먹과 채색을 고집했고, 그 결과 전통적인 수묵담채 양식에 현대성을 가미한 독자적인 화풍을 정립할 수 있었다. 고예독왕, ‘외롭게 홀로 가는 작가의 길은 험하고 고독하다그가 가슴에 품고 살아온 말이다.


<무심>

가장 좋아하는 화백의 작품이다. 대쪽 같은 남색 하늘, 물인지 땅인지 알 수 없는 여백과 거친 필치의 바위 묘사, 홀로 앉아 있는 소년의 뒷모습. 고 박노수 화백의 정신이 촘촘히도 담겨 있는 그림이다.


윤곽선을 생략한 몰골법, 물의 농담을 사용한 선염채색, 강렬한 초서풍의 운필은 동양적인 산수의 아름다움과 고고한 이상을 추구하는 시인의 정신을 담고 있다. 또한 그의 호 남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통적인 수묵화에 더해진 현대적인 색채, 특히 짙으면서도 투명한 남색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특정한 정서를 갖게 한다.


그의 많은 작품에는 소년이 있다. 너무나 현실적인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소년의 순수함, 이상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는 다짐의 반영이었으리라. 소년은 가끔 말과 함께 등장한다. 마치 이육사의 광야 속 백마인 것 같다. 푸르른 색채와 백마, 소년의 조합이 참 아름답다.


가옥 안 원래 부엌으로 쓰이던 곳에는 화백의 에세이 중 몇 편을 아내분이 녹음한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아내분은 남편이 그림 그릴 때 옆에서 물감을 만들고 화구를 정리하던 때가 가장 행복하셨다고 한다


생전에 참 멋진 분이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종로구립 박노수 미술관은 서울 종로구 옥인동 168-2에 위치하고 있으며, 관람시간은 화-일 10:00-18: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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