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장소의 쉼표,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 by 이광호

“모든 장소는 시간의 이름이다.”『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

         

모든 사람들에겐 ‘쉼’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대개 사람은 2가지 유형에 따라 휴식을 취한다. 바로 정적인 휴식과 동적인 휴식이다. 나는 지극히 정적인 쉼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쉼’이란 혼자서 한 장소를 산책하며 그 곳의 카페, 미술관을 구경하고 오는 것이 소소한 일상의 쉼표이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광호의 책『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와 함께 용산을 산책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녹사평역, 낯선 산책의 시작

 

 

녹사평역의 복잡한 에스컬레이터와 출구를 마주하면, 잠시 내가 어디로 가려고 했는지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복잡하게 배열된 에스컬레이터들과 출구, 사람들 사이 속으로 보이는 외국인들이 나에게 낯설음을 준다. 책의 저자인 이광호 작가는 이 역의 기하학적 화려함은 바깥 풍경을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기하학적인 녹사평역을 잠시나마 구경하고 낯선 산책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새벽 질주 in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용산 지역 중 녹사평을 선택한 이유는 익숙하지 않은 갤러리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의 독특한 전시 주제 때문이다. 이 전시는 전시가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자율적으로 존재하는 작품이 전시를 위해 ‘봉사’하고 있고 큐레이터는 기획이 아닌 ‘매체’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꼬집고 있다. 주제가 없는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에 기존과는 다른 감상을 제공하고자 한다.

 

세 명의 기획자가 참가한 이 전시는 작품을 있는 그대로 바로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난해했으며 작은 소책자에 적힌 작품 설명들은 작가의 인터뷰 내용, 이야기 등으로 이루어져 바로 이해하기에 쉽지 않은 내용이었다. 내가 과연 기획자들의 의도한 전시와 작가들의 작품을 올바르게 감상했는지 의문이 들어 아쉬웠지만 전시를 향한 기획자들의 생각과 출발점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in 카페 보통(BOTTON)

 

 

 

녹사평역 근처에는 유명하고 좋은 카페들이 많았지만 혼자 가기에 편하고 아늑한 카페를 가고 싶어서 카페 보통이라는 곳을 찾았다. 약 5개의 테이블, 종이 박스로 만들어진 특이한 의자와 창문 너머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카페 보통처럼 아늑하고 조용한 카페에 앉아 수많은 생각들을 정리하며 차분해지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느긋한 마음으로 쉬어가는 산책

 

문학동네 임프린트 난다의 걸어본다 시리즈는 여행과 관광이 아닌 느긋한 마음으로 예술가들의 길을 따라 산책을 하며 저마다의 ‘나’를 발견하자는 의도로 시작되었다. 그 첫 번째 시작인 이광호 작가와 그의 산책길 용산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전해들을 수 있다. 그는 말한다. 모든 장소의 이름은 시간의 이름이라고. 그의 말처럼 모든 장소에는 시간과 삶이 깃든다. 그것들이 합쳐져 장소의 명칭이 붙여진다. 난다의 걸어본다 시리즈는 우리가 마음을 잠시 쉬고자 할 때 책과 함께 그 장소를 방문하여 예술가의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덧붙여 가길 바라지 않을까? 산책을 통해 걸었던 장소와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

저자
이광호 지음
출판사
난다 | 2014-06-1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문학동네 임프린트 난다에서 새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걸어본다’...
가격비교

 

신고

아르뜨

Curator, Art History, Exhibition, Museum, Gallery, Book, Stationery...

    이미지 맵

    일상/한 권의 책 다른 글

    댓글 0

    *

    *

    이전 글

    다음 글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