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로댕, 아스라한 카미유 클로델

오귀스트 로댕, 지옥의 문

 

삼성 플라토 미술관에 <스펙트림-스펙트럼>전을 보러 다녀왔다. 플라토 미술관은 1991년 로댕컬렉션을 상설전시한 이후 로댕갤러리로 시작하여 2011년 5월 플라토 미술관으로 재명하여 재개관 하였다. 로댕의 작품 <지옥의 문>과 <깔레의 시민>의 에디션이 있는 한국에서 유일한 전시공간이다.

 

로댕의 작품은 기대이상이었다. 비애와 고통을 호소하는 절규에 찬 인물상들이 빼곡하게 배치되어 통렬하게 울부짖고 있었고 오를 수 없는 고지를 오르며 하강하는 이미지는 안타까웠다. 문 맨 꼭대기 중간에 익숙한 조각인 각하는 사람의 모습이 새겨져있었다.

 

홍대 앞에만 해도 로댕의 이름을 딴 여러 미술학원들이 있고, 지옥에 문에서 차용되어 독립의 입상으로 만들어진 생각하는 사람은 로댕의 대표작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하지만 로댕의 연인, 로댕의 조수. 로댕의 협력자, 뛰어난 여성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의 이름은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다. 카미유 클로델은 누구이며, 로댕과 어떻게 만났을까? 또 그녀는 로댕과 만나면 안될 연인이었을까?


  카미유 클로델은 거물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아름답고 재능 넘치는 조수로 시작해, 훗날 그의 연인이자 영감의 원천, 그리고 친밀한 협력자가 되었다. 카미유 클로델은 미술 공부를 하러 1881년 파리로 왔다. 이때 로댕은 이미 성공한 조각가였다. 그녀는 스물여섯이었고 그는 마흔이었다. 두사람은 연애를 시작했다. 로댕은 집에서 쫓겨난 끌로델에게 작업장을 제공하고 그녀를 일터로 데려와 무보수로 조수 겸 모델로 썼다. 

 

  사람이 함께한 10년 동안 클로델은 로댕을 도와 주문받은 중요한 작품들을 함께 완성했고, 자신의 역작들도 창조했다. 그들의 조각은 선명한 성애를 표현했고, 이를 기반으로 로댕은 근대 미술사에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다. 그러나 똑같은 성적 표현이 여성의 작품에서 드러나면 충격적이고 외설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 때문에 카미유 클로델은 더이상 주문을 받을 수 없었다.

 

  이 지나면서 클로델은 자신에게 충실하지 않고, 두 사람의 관계를 사람들에게 밝히는 것도 꺼리는 로댕 때문에 힘들어했다. (불행하게도 로댕에게는 20년간 사귄 연인 로즈 뵈레가 있었다.) 결국 클로델은 로댕과 헤어졌다. 로댕의 명성은 나날이 높아가는 반면 끌로델은 점차 세상에서 잊혀 쓰라린 은둔 생활을 시작했다. 클로델을 부양하던 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그녀의 오빠는 클로델을 정신병동에 넣어버렸다. 클로델의 어머니는 딸과 말을 섞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그녀는 죽기 전까지 30년의 세월을 정신병동에 갇힌 채 쓸쓸히 보냈다. 현재 로댕은 미술사의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으며, 끌로델은 세련된 프랑스 영화에 등장한 희생자 정도로만 기억되고 있다.

게릴라걸스(우호경 옮김), 『게릴라걸스의 서양미술사』, p.102-103


영화 카미유 끌로델

 

『그림보다 아름다운 그림이야기』라는 책이 있다. 오래전에 읽은 책인데 그 책의 제목이 갑자기 생각났다. 그림보다 아름다운 사람이야기라는 책을 쓴다면 오귀스트 로댕과 까미유 끌로델의 이야기를 실어야 하지 않을까? 미술사에서 우뚝솟은 대가들은 작품이외에도 개인사에 대한 연구와 여러 관심에 대상이 된다. 나도 로댕과 까미유 끌로델의 인연은 알았어도 그녀의 작품은 잘 알지 못했다. 이번 기회를 비롯하여 그녀의 작품을 천착하여보았다.

 

내가 작품을 평가하고 논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소양과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녀의 작품은 로댕의 작품과 견주어 봐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로댕의 연인이라는 이름보다 조각가로서의 이름을 남기고 싶은 것이 그녀의 진정한 바람이 아니었을까? 끝으로 까미유 끌로델의 작품을 소개한다. 카미유의 작품들 중 상당수는 그녀 손에 의해 파괴되어 온전하게 남아있는 작품이 많지 않는 것이 안타까움을 더한다.


Camille Claudel, The Waltz. 1895, Bronze, height 43cm, Musée Rodin, Paris


Camille Claudel, The Age of Maturity(성숙기), 1898, Bronze, 114x163x72cm, Musée d'Orsay,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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