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의 사진. 그리고 상처

Robert Mapplethorpe, <Flower>, 1980

 

나는 유난히 상처를 가진 예술가들을 좋아한다.

그들의 상처에 대해 알게 된 후에 작품을 보면

작품 속에 그들의 상처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만 같아

마음 한 켠이 뭉클해진다.

 

위의 사진은 바로 상처를 가진 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1946~1989)가 남긴

수 많은 꽃 정물 사진 중 하나이다.

 

살아서는 게이 그리고 에이즈환자로

43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눈을 감은 로버트 메이플소프.

동성애나 에이즈와 같은

성과 관련된 금기시되는 주제를 다뤄

수많은 스캔들을 몰고 다닌 그.

 

세상이 만든 기준에서 벗어나 있었던

로버트 메이플소프에게 꽃이란 무엇이었을까.

단순히 작품성을 나타내기 위해

성에 대한 욕망을 표현한 것일까.

 

꽃은 그 자체 만으로도 너무나 아름다워

소유하기 위해 그 꽃의 가지를 꺾어버리면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시들어버리고 바싹 말라 어딘가에 버려지게 마련이다.

로버트 메이플소프는 꽃을 통해 아름답지만

영원히 소유할 수 없는 삶과 사랑을 표현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흰 탁자 위 꽃병에 꽂아진 잎과 꽃

그 사이를 통해 탁자 위로 흘러내리는 빛줄기

은은하면서도 쓸쓸해보이는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사진.

 

아직까지 동성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어서

그들의 상처나 입장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3월 9일.

 

오늘이 바로 로버트 메이플소프가 눈을 감은 날이다.

사는 동안 힘들었겠지만 애잔한 사진을 남긴

그를 기리며 노희경 작가가 동성애를 다룬 드라마

『슬픈 유혹』 속 대사로 글을 마친다.

 

"넌 왜 동성애자가 됐냐?"

 

"당신은 왜 이성애자가 됐습니까?

 당신이 대답하지 못하는 것처럼, 나 또한 대답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내 뜻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당신이 늙어가고, 회사에서 밀려나는 게 당신 뜻이 아니었던 것처럼..."

 

"여잘 사랑한 경험이 있냐?"

 

"그 전에도 남자라서 사랑한 경험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진우란 남잘 만나고, 경민이란 남잘 만났지만, 그 사람들이 남자라서 만난 건 아니었습니다.

 당신은 당신 부인을 여자라서 만났습니까?

 나는 남자를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남자였을 뿐입니다."

 

"우리 다신 보지 말자, 회사에서 부딪히면 모른 척하자.

 너를 몰랐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 나는 남자를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

 

"당신은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건 아닙니까?"

 

『슬픈 유혹』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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