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몽상가들(The Dreamers), 얼룩진 청춘의 표상

 

몽상가들(The Dreamers, 2003)

 

개요 드라마/ 영국,이탈리아,프랑스,미국/ 114분

       2014.02.06 재개봉 2005.03.25 개봉

감독 베르나르도 베로톨루치

출연 마이클 피트(매튜), 에바 그린(이사벨), 루이스 가렐(테오) 등

 

제가 이 영화에 끌렸던 이유는 <몽상가들>이라는 제목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포스터 그리고 9년 만의 재개봉이었습니다. 포스터 속에 등장하는 3명의 관계도 궁금했습니다. 마침 무비꼴라쥬 이벤트에 당첨되어 압구정 무비꼴라쥬에서 몽상가들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몽상가들의 줄거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68혁명으로 젊은이들이 자유를 외치는 열기가 가득한 1968년 파리에서 영화광인 미국인 유학생 매튜는 시위가 벌어지는 시네마테크에서 쌍둥이 남매 이자벨과 테오를 만나 가까워진다.

 

이자벨과 테오의 부모님이 한 달간 시골로 여행을 떠나면서 매튜는 그들의 집에서 한 달간 같이 살게 된다. 그들은 영화, 음악, 혁명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추억을 만들어간다.

 

점차 매튜는 이자벨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지만 샴쌍둥이처럼 붙어있는 이자벨과 테오 사이에서 셋이라는 관계를 지속하게 되면서 그들의 꿈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1. 몽상가들의 이야기

 

 

영화의 첫 장면은 프랑스 파리를 거니는 미국인 유학생 매튜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매튜의 시선에서 영화가 진행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중요한 배경은 바로 프랑스의 68혁명입니다.  68혁명이란 1968년 3월 미국 베트남 침공에 항의해<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파리 사무실을 습격한 대학생 8명이 체포되자 그 해 5월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대규모 항의시위가 이어지면서 발생한 혁명으로  '프랑스에서 학생과 근로자들이 일으킨 사회변혁운동'으로 평가 받습니다.


이처럼 혼란한 사회 속에서 영화광인 매튜는 영화의 자유를 위한 시위가 진행 중인 시네마테크로 갔고 그 곳에서 매력적인 이자벨과 그의 쌍둥이 동생 테오를 만나면서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영화에서 이자벨과 테오는 쌍둥이 남매 그 이상의 관계를 유지합니다.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남매 관계입니다. 예를 들어 같이 목욕을 한다던가 옷을 다 벗은 상태로 한 침대에서 같이 잠을 잔다는 것입니다. 둘의 이런 독특하고 이상한 관계가 되어버린 원인은 나오지 않습니다.


이러한 관계에서 저는 영화 제목인 <몽상가들>과 연결지어 생각했습니다. 몽상이란 실현성이 없는 헛된 생각으로 실현성이 전혀 없지만 살면서 한번쯤은 상상해봤을 법한 모습이기 때문이죠. 이자벨과 테오의 위험한 관계에서 이방인인 매튜는 둘의 관계를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그들에게 끌려 3명의 관계를 유지하지요.

 

 

하지만 이러한 관계는 영화를 감상하는 관객들에게 의외의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불안한 관계 속에서 이들은 영화라는 공통적인 관심사 덕분에 마치 영화처럼 살아갑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흑백영화 속 3명의 주인공들이 루브르 박물관 안에서 달리기를 하여 9분 45초이라는 시간의 기록을 남긴 장면을 이 3명의 친구가 똑같이 따라하는 것입니다.


영화 속 기록보다 약 17초 정도 빠른 기록을 내고 우리는 하나라는 구호을 외치며 행복해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가 직접 할 수 없고 상상만 하는 영화 속의 장면들을 짜릿하게 재현해나가는 모습이 그들을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보이게까지 합니다.

 

 

몽상가들의 가장 큰 매력은 시대 속의 영화, 음악, 혁명 이야기를 다루는 그들의 대화입니다. 매튜와 테오는 대화를 할 때마다 상반된 의견 때문에 싸울 뻔한 상황까지 가곤 합니다. 그 상황 속에서 이자벨은 그들을 중재하는 역할을 합니다.


영화 속 배우들의 몸짓을 따라하며 영화의 제목을 맞추는 퀴즈를 하며 위험한 벌칙들을 하기도 합니다. 벌칙 속에서 이자벨과 매튜는 서로 처음으로 성관계를 하게 되며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이 때부터 매튜는 이자벨과 테오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매튜는 이자벨과 테오가 쌍둥이라고는 하지만 성이 다르고 성인이 되어가는 그들이 아직도 어린이의 수준에서 성장이 멈췄다는 점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둘의 관계에만 집중하게 되지요. 영화를 보면서 저는 이 둘의 관계가 왜 이렇게 된 것일까 궁금했고, 이들의 부모님은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2. 영화 속 미술

 

 

 

 

또다른 매력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유명 작품 이미지입니다. 위의 첫 번째 사진은 밀로의 비너스를 재현하고 있는 이자벨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이자벨의 아름다운 몸매와 팔까지 올라오는 검은 색 긴 장갑을 끼면서 비너스의 모습을 따라하려고 했던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두 번째 사진은 이자벨의 방에 걸려있는 여러 그림 중에서 깃털을 물고 있는 귀여운 강아지를 그린 작품이 나오는데 이는 바로 조선 초기 화가 이암의 <견도>입니다. 이 외에도 여러 작품들이 영화의 배경에 많이 등장하므로 작품들을 찾아보는 재미 또한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매튜는 침대 안에서 이자벨에게 "테오와 너의 이런 관계를 부모님이 알게 된다면 어떻게 할꺼야?"라고 물어봅니다. 이자벨은 너무나도 슬픈 표정을 하며 "죽어버릴거야" 라고 답하지요. 아니나 다를까 곧 사건이 터집니다. 셋이 나체로 함께 잠들어버린 모습을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신 부모님이 보시고서 수표 만을 두고 집을 나가버립니다.


셋 중에서 가장 먼저 일어난 이자벨은 부모님이 왔다가신 것을 보고 가스로 셋이 함께 죽어버리려고 합니다.이 때 길거리에서 일어나는 시위의 행진으로 매튜와 테오가 잠에서 깨어 셋이 함께 시위에 동참하게 되지요. 테오가 시위하는 군중과 맞서는 경찰들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려고 합니다. 이 때 매튜가 이건 아니라고, 너도 그러면 경찰과 똑같은 사람이 되는 거라며 말리지만 이자벨의 손을 잡고 둘은 경찰들 속으로 병을 들고 뛰어 들어갑니다.


매튜는 이제 포기했다는 표정으로 뒤를 돌아 군중 속으로 사라져가고, 그리고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3. 글을 마치며

 

 

영화를 다 보고나서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결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떠돌며 영화에 대한 해석을 읽어보니 몽상가들은 혁명에 대처하는 청춘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였습니다. 다시 영화의 줄거리를 되짚어 보면 3명의 주인공은 프랑스의 68혁명 속에서도 성적으로만 유희합니다. 그들의 대화 속에는 혁명, 영화에 대한 대화가 오고 가지만 정작 사회적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고 대화로만 참여합니다.


베트남전, 마오쩌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의견이 옳다 아니다만을 따지고 정작 자신의 의견을 세상에 나가 직접 표출하지는 않습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매튜는 이자벨과 테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네는 영화, 음악 이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둘'만의 관계가 중요한 것이라고요. 돌직구를 던진 것입니다. 아마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은 젊은이들의 청춘 속 가려진 진실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혼란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 사회를 바꾸려는 직접적인 실천은 하지 않으면서 자유, 젊음 만을 외치는 얼룩진 청춘의 모습이 이들 3명을 통해 나타납니다. 이 영화에 숨겨져 있던 의미를 알고 보니 정치와 사회의 모습에는 무관심하며 사회를 향한 자유, 나의 청춘에만 관심있었던 저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면서 적어도 사회를 바라볼 때 몽상만은 하지 말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는 생각을 하며 작은 것이어도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일이라면 실천에 옮기자 라는 생각을 갖게 해준 영화 <몽상가들>이었습니다.

 


p.s.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몽상가들> 이후 10년 만에 완성한 음악을 다룬 성장 영화 <미 앤 유>가 2월 27일에 개봉합니다. <몽상가들>을 보시고 그의 10년 후 작품을 보는 것도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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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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