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드리안, 2014년 패션으로 다시 태어나다.


Mondrian, <Tableau>, 1921

 

예전부터 예술과 패션을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많은 예술가들이 패션에서 영감을 받기도 했고, 많은 패션 디자이너들이 예술에서 영감을 받기도 했다. 그들의 이런 상호보완적인 관계의 시작은 그 의견이 분분해 하나로 정의할 수 없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이 바로 이브생 로랑의 몬드리안 룩이다.

 

이브 생 로랑은 1936년 알제리 출생으로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릴 적 부터 패션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자랐다. 그의 스케치를 눈 여겨본 당시 보그 편집장 미셸 브뤼노프가 그를 크리스티앙 디올에게 소개를 시켜주었고, 그는 디올 밑에서 일을 하게 된다. 1957년 디올이 죽자 이브 생 로랑은 21살이라는 아주 젊은 나이로 디올의 수석 디자이너가 되고 이는 큰 화제가 되었다. 그 이후 트레페즈 룩, 스모킹 수트, 뉴룩 등으로 패션계에서 혁명적인 디자인을 만들어 내었다.

 

 

1966년에 몬드리안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드레스를 선보이게되는데 이는 패션잡지 역사상 가장 많이 촬영된 옷으로 기록된다. 지금 패션쇼에 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이 옷은 이브 생 로랑의 혁신적인 안목을 보여준다.

 

신조형주의 작가, 몬드리안

 

60년대의 이브 생 로랑의 몬드리안 드레스를 시작으로 그간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몬드리안의 조형성에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선보여왔다. 이번 2014년 S/S 컬렉션에서도 몬드리안의 흔적은 어김없이 드러났다. 바로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의 2014 RTW. 알렉산더 맥퀸의 죽음 이후 그의 오른팔이었던 사라 버튼이 알렉산더 맥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어 그의 뒤를 이어오고 있다.


알렉산더 맥퀸이 워낙 자신만의 색이 강했던 독보적인 디자이너였기 때문에 그의 빈자리를 채운다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쉬운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무거운 부담을 짊어지게 된 주인공인 사라 버튼은 모두의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컬렉션을 지금까지도 보여주고 있다.

 

역시나 이번 2014 S/S RTW(Ready To Wear) 컬렉션에서도 알렉산더 맥퀸과 사라 버튼의 색이 동시에 잘 드러나고 있다. 여전사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는 강한 인상이 돋보인 이 컬렉션은 금장 장식, 서스펜더 등의 파워풀한 아이템과 플레어 스커트, 프릴 등의 페미닌한 아이템을 동시에 함께 연출해 이미지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블랙과 레드를 메인 컬러로 사용해 알렉산더 맥퀸만의 독특한 화려함을 보여주면서도 디테일과 실루엣의 변화를 통해 지루함을 없애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나 몬드리안에게서 영향을 받은 색의 배열과 조합이다. 단색의 나열이 전사적인 이미지와 적절히 매치되어 색상과 실루엣이 서로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특히 몬드리안의 이러한 색의 추상적 배열은 모던함을 더욱 강하게 표현해주고 있어 자칫하면 단순한 시대복으로 보일 뻔한 이번 컬렉션에 생기를 부여하고 있다.

 

사실 이번 컬렉션은 호평보다는 혹평이 많은 컬렉션이었지만 사라 버튼만의 치밀한 계산 속에서 알렉산더 맥퀸 만의 독특한 감성과 몬드리안의 작품성이 모두 잘 표현되었기 때문에 나는 혹평보다는 호평을 해주고 싶다. 더불어 이 컬렉션은 몬드리안의 2014년도의 재현이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 컬렉션이다. 우리는 이 컬렉션 하나 만으로도 예술과 패션의 만남이 얼마나 큰 아름다움으로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도 이 반가운 만남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Alexander McQueen Spring 2014 Ready To W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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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뜨

현재 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시각문화를 향유하는 것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미술사, 전시 등을 쉽게 소개하는 아트앤팁닷컴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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