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네샤트(Shirin Neshat), 이란의 여성인권을 보여주는 시각예술가

 

 

남성의 갈비뼈로 만들어졌다는 여성은 아주 예전, 그러니까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던 시절부터 '악마, 악귀, 유혹'등의 이름과 함께 불렸다. 우리 시대, 자유주의를 선도하는 미국에서 여성에게 참정권이 허용된 것은 1920년으로, 미합중국 헌법 수정 19조가 통과되면서 이루어졌다. 

 

이제 직장 생활 2년차, 비교적 남자가 많은 단체에 있는 지금의 회사에서 '남성과의 대화'를 받아치는 것만 1년을 연습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그것이 얼마 없는 여성에 대한 관심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아무렇지도 않게 도가 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실로 재미가 있다. '울컥'을 하는 순간과 '울컥'을 할 수 없는 순간을 동일시해야 하며, 여성을 옹호하는 말을 하는 순간 화살이 내게 쏠리는 것은 아직도 참을 수가 없다. 뭐 내 복이겠거니 싶기도 하고.

 

그런데 이건 정말 아주 작은 의미에서의 차별이고, 이란 및 무슬람국가에서 행해지는 여성 차별은 자연을 빗겨나가려고 하는 남성들의 욕망인 것 같아 많이 슬프다고 느껴졌다. 말이 나올 수 있으니 하는 이야기지만, 종교라는 이름 하에 행해지는 위법행위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가?


그들이 믿는 대상을 욕하는 것이 아니라 믿는 대상이 가르쳐주지 않은 범위까지도 자의적 해석을 진행하는 무슬림국가의 여성 차별 및 여성인권 탄압이 씁쓸하다는 이야기다. 특히 법으로 금지가 되었으나 계속적으로 시행되는 '명예살인'이라는 제도는 이슬람 국가의 여성 인권에 대한 처참한 현실을 보여준다.


명예살인(honor killing , 名譽殺人)

: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을 죽이는 관습


요르단 · 이집트 · 예멘 등 이슬람권에서 순결이나 정조를 잃은 여성 또는 간통한 여성들을 상대로 자행되어 온 관습이다. 간통이나 정조 상실 등의 이유로 인해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남편 등 가족 가운데 누군가가 해당 여성을 살해하는 것을 말한다. 살해한 가족은 붙잡혀도 가벼운 처벌만 받기 때문에 이슬람 국가들에서는 공공연하게 자행되어 왔다.

 

2002년 12월 요르단에서는 남편이 수감 중인 상태에서 시동생과 불륜을 저질러 아기를 낳은 25세 여성이 20세 남동생에 의해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살해되었다. 통계에 따르면 같은 해 요르단에서만 22명의 여성이 명예살인으로 희생되었다. 이 때문에 요르단 정부에서는 명예살인을 한 사람에게 사형 등 중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법률을 개정하고 명예살인을 정당화할 수 있는 법조항도 삭제하였지만, 아직도 이슬람권에서는 한 해에 수백 명의 여성들이 명예살인으로 죽어 간다.

 

2000년 제네바 국제연합 인권위원회에서 처음으로 명예살인에 대한 실태보고서가 작성된 이후 세계적으로 민간단체들을 중심으로 명예살인 반대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 ☞ 두산백과)


각 국의 여성인권에 대해서 찾아 보니 '지금 대한민국 서울에 사는 여성인 내가 누구의 터치도 받지 않으며,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밤에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시고 하는 것이 행복이구나.' 뭐 이런 아주 작은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인 무슬림 국가인 이란의 여성 작가, 시린 네샤트(Shirin Neshat)의 작품을 찾아보게 되었다.




비주얼 아티스트, 즉 시각 예술가인 그녀의 작품들은 이슬람 국가 여성들의 인권을 반영한다. 아주 강렬하면서도 극적이다. 이 작가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고, 미국에서 공부했다. 서구의 문화 및 사상을 받아들이는 아버지 덕에 서구의 페미니즘을 비교적 쉽게 받아들였다. 아버지는 딸들에게 "Be an individual, to take risks, to learn, to see the world!" 라는 말과 함께 고등교육을 시켰다고 한다. 그러면서 시린 네샤트는 이란의 여성인권에 대해서 다른 나라와 비교해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환경을 만났을 것이다.


그녀의 작업들은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종교적인 무슬림 사회의 코드를 보여주며, 남자와 여자 같은 여러 가지 대조적인 것들의 조합이라고 볼 수도 있다. 시린 나샤트는 자주 이런 주제를 두 가지나 혹은 더 많은 영화를 동시에 조합하여 보여주려고 하는데 그 작품들은 빛이나 어둠, 검은 것과 흰 것, 남성과 여성 등의 모티프를 통하여 냉혹한 비주얼적 대조를 만들어낸다.

  

<Turbulent>, 1998. Two channel video/audio installation.

 

1998년에 만들어진 그녀의 영화 <Turbulent (격동)>이다. 사람들 앞에서 사랑에 관한 전통노래를 부르는 남자, 아무도 없는 객석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여자. 이란의 여성들은 남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이런. 우리나라처럼 (음주)가무가 사람들과 친해지는 데 비공식적으로 필수적인 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린 네샤트는 이 영화를 통해서도 두 가지 대비를 보여준다. 흰색-검은색, 남성-여성의 대조는 언제나 비교를 위해서 사용되지만 그녀가 사용하는 비교는 그냥 흑백의 대비로 보고 넘어가기엔 단순하지 않다.


 

 

 

 

 

 

시린 네샤트는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Women without Men>으로 은사자상을 받았다. 그녀의 영상 및 사진 작업에 대한 설명들은 많이 있지만 사실 그 설명들을 읽지 않아도 그녀의 작품을 보면 아주 원초적인 감정이 꿈틀댄다. 무슬림 국가에서 오늘도 숨을 쉬지 못하고 히잡에 가려 사는 모든 여성들을 위하여 무슬림의 신에게 기도를 드려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미지 맵

아르뜨

현재 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시각문화를 향유하는 것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미술사, 전시 등을 쉽게 소개하는 아트앤팁닷컴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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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8개 입니다.

      • 댓글달려고 로그인했습니다 :D 십사@님 항상 흥미로운 주제로 포스팅하시는데 이번 포스팅은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주제라 더 반갑습니다! 여성인권, 사실 우리나라도 '남녀평등'이 많이 보편화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알게 모르게 편견이 있고 차별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슬람 국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에 비하면 우리는 참 복에 겨운 불평과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차별당하고 있다'는 말을 하는 권리 조차 없는 문화에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 을 위해 의미있는 포스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한 오늘 십사@님의 포스팅을 보시는 여성분들은 대한민국 여성으로 태어난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다시 한번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D

        다시한번! 좋은 포스팅이었습니당. 잘 읽었습니다 XD

      • ㅎㅎ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우리 사회는 남녀평등 수치가 매년 하강곡선을 보이고 있다지요 ㅋㅅㅋ 그래도 노력을 한다면, 여러 기회를 누릴 수 있으니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것을 즐기고 사는 것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다시 한 번 댓글 감사합니다.^^

      • 잘 봤습니다 :) 근데 혹시 저 글자들은 뭘 의미할까요? 그냥 궁금해서요..ㅎㅎ코란의 구절인가..?

      • 아 제가 그건 조사를 못했었는데 지금 확인해보니 영남일보의 남인숙님 글 (http://m.yeongnam.com/jsp/view.jsp?depth1=1&depth2=3&nkey=20131030.010300716060001)에 이런 단서가 있습니다. 페르시아 시인들의 시를 인용했다고 하네요.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이해가 불가능한 페르시아 문자 텍스트는 차도르만큼이나 낯설면서도 아무것도 읽어낼 수 없는 이중적인 장애의 베일로 다가온다. 사막에서 만난 상형문자처럼 그 뜻을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기에 이 텍스트 베일은 이슬람 여인의 얼굴, 손, 발을 뒤덮고 있으면서도 이해의 노력 없이 손쉽게 형식미의 하나로 해결되고 만다. 여기에는 얼굴, 손, 발에 새겨진 페르시아문자를 해석해 달라는 강요와 강요를 차단해주는 작품의 형식미, 이 양자 간의 긴장이 담겨 있다. 작품에 사용한 텍스트는 실제 페르시아 시인들의 시를 인용한 것이라고 한다. 작품의 열쇠가 될지도 모를 글자의 내용에 대해 구경꾼은 해석의 강요 속에서도 그것을 형식미로 해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불안과 안정감, 곡해와 오해가 섞인 채 작품은 경계 위에 놓여 있는 디아스포라 삶의 동요와 이중 삼중의 긴장을 감지하게 한다. "

      • 아항 그렇군요 :))) 이해 불가능한 문자이긴 한데 왠지 모르게 아름다워요... 이슬람 여성들의 삶과 대비되면서 묘한 느낌이 듭니다.

      • ㅎㅎ저도 그런 것 같아요! 문자의 생김새에서 오는 리듬이 있는 것 같구요 ㅎㅎ

      • 쉬린 정말 멋지죠..여자로서 더욱 강렬하고 의미심장하게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는 작품들이에요..
        처음 쉬린의 사진을 봤을 때 "아! 난 왜 안 되지..."하고 절망했던 기억이..
        함께 읽으면 좋을 소설에 87년 노벨 문학상 후보였던 아샤르 케말 의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을 추천합니다.
        명예살인에 대한 아주 슬프고 흥미로운 이야기이면서 쉬린의 사진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에요.
        언제나 좋은 사진 포스팅 감사합니다...

      • 오와 꼭 읽어보겠습니다!! 전 아직 얕은 지식들만 가진 상태라 깊이를 채워야 하는데 ㅎㅎ 추천해주신 책을 토대로 깊게 해야겠습니다. 항상 생각하는데 간절해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작품도 인생두요 ㅎㅎ 댓글 감사하고 글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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