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술 잡지를 정기 구독하지 않나요?



일주일에 2~3일 정도는 퇴근하고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에 들른다. 꼭 책을 사려는 것 보다는 약속 시간이 남아서 애매할 때 부담없이 시간을 보내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참지 못할 정도의 책을 발견하면 당장 읽을게 아니더라도 사서 지출이 꽤 크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것에 돈 쓰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버릇이라며 위안을 삼곤 한다.

요즘은 미술 잡지 코너를 자주 가는데 그 이유는 아직도 계획만 세우고 있는 이 블로그의 미술 잡지화에 대한 구상을 세우기 위해서이다.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알 수 없는 미학 용어들이 남발하는 글을 배제하고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접근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적 구성.

이런 고민들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싶어서 미술 잡지 코너에서 한참동안 구경을 하는데 불현듯 큐레이터 혹은 미술계에 종사하기를 바라는 사람 중에 미술 잡지를 정기구독 혹은 틈틈히 찾아 읽어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되었든 국립중앙박물관 같은 고미술 소장 중심의 박물관에서 일하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라면 국내외 현대미술의 흐름, 트렌드에 대해서 머리 속에 꿰차고 있어야 할텐데 이것을 이루기 위해선 미술 잡지가 가장 간편하면서도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는 나조차도 현대미술에 대해선 정말 몰라서 걱정이다. 그래서 정기 구독까지는 아니더라도(어차피 내 전공이 아니라는 핑계를 대며) 관심가는 기사가 있으면 틈틈히 사서 읽는 편이고, 갤러리에 들르면 서울아트가이드와 같은 무료 잡지를 꼭 들고 나온다.

그간 큐레이터 특강, 미술사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거의 3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미술사를 전공해서 학예사가 되기 보다는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한 상업적인 일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이런 사람들에게 '미술사를 꼭 공부해서 이론적 기반을 다질 것'을 강조했는데, 앞으로는 한 가지를 더 주문해야할 것 같다. '미술 잡지 하나만이라도 꼭 정기구독할 것'을 말이다. 1년 정기구독료는 대개 100,000원에서 비싸면 200,000원까지 하는데 이건 마음 먹기에 따라서 왠만하면 투자 개념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최소한의 끼니 걱정까지 해야 되는 상황이라면 이쪽 일을 꿈꾸는 것조차 하지 않았을테니 말이다.

그리고 더 욕심을 내고 싶다면 미술 잡지와 전시 관람에 대한 리뷰 글을 작성하는 연습을 하고, 이것들을 모아서 하나의 포트폴리오화 한다면 나중에 채용 경쟁에 뛰어들었을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형식은 블로그도 좋고, 페이스북 같은 SNS도 좋다. SNS가 기업들 사이에서 효과적인 마케팅 툴로 자리 잡은지 벌써 수 년이 지난 지금, 갤러리처럼 수익성을 추구해야 하는 미술계의 많은 곳들 역시 SNS의 위력을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글쓰기 연습도 되고, SNS 능력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외국어 능력은 물론 기본이다)

미술계 취업은 미술 이론에 대한 지식 외에는 사법고시, 행정고시처럼 진입하는데 꼭 거쳐야 할 정석적인 과정이라는게 없다. 이러한 점 때문에 갈팡질팡하게 되지만, 거꾸로 생각한다면 여러 경로가 있다는 말도 된다. 꽉 짜여진 틀 안에서 초, 중, 고, 요즘 20대 초반의 학생들은 대학교까지 자율성을 배제 당한채 의무 교육을 받아와서 그런지 불과 몇 년 차이나지 않는 내 또래의 사람들과 비교해도 진취성, 추진력, 패기가 현저하게 떨어져 보인다.

왠지 친구들과 다른 방향으로 가면 안될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은 버리고, 미술사적 지식과 트렌드를 공고히 갖추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길 바란다. 어차피 일반 회사에 취직하는게 목표인 친구들과는 사회에서 자리 잡는 기간도 다를 뿐더러 일단 출발선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무엇부터 해나가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우선 전시를 자주 보고, 미술 잡지부터 꾸준히 구독하는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어느 순간 스스로 어느 시대, 어느 장르에 관심이 있는지, 그리고 미술사인지, 미학인지, 예술경영인지 등등 어떤 공부가 자신에게 맞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 후에는 뒤, 좌, 우 살피지 말고 앞으로만 치고 나가면 된다. 

미술 잡지 추천 리스트


월간미술(☞ http://www.monthlyart.com)
1년 정기구독료 : 120,000원


퍼블릭아트(☞ http://www.artinpost.co.kr)
1년 정기구독료 : 120,000원


미술세계(☞ http://www.mise1984.com)
1년 정기구독료 : 100,000원


아트인컬처(☞ http://www.artinculture.kr)
1년 정기구독료 : 120,000원


월간 Space(☞ http://www.vmspace.com)
1년 정기구독료 : 180,000원


아티클(☞ http://www.kharticle.com)
1년 정기구독료 : 1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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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5

      • 맞아요. 이상하게 사람들이 패션잡지는 돈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미술잡지나 예술잡지는 공짜로 보려고 하죠.
        저도 미술잡지 비슷한 것을 만드려고 계획중인데.. 문제는 역시 소비심리인 것 같아요.
        미술관 브로셔나 도록도 해외전시 특별전이 아닌 이상 공짜나 싼 값을 바라는 소비심라던가.
        나는 그 정도 형편이 안된다며 핑계 대는 심리들.. 열 뻗치죠..
        더 이상한 건, 일본이나 미국 예술잡지는 더 비싼 돈 내고 사는 사람도 있고 과월호만 모아 파는 가게가 영업이 될 정도인데 우리나라 예술잡지는 잘 사지 않는 거죠.
        이 사태에 어떤 루트를 뚫어야 할지 참 갑갑해요.

      • 입문을 위한 미술잡지는 어떤게 가장 좋나요?

      • 잡지라는 매체 성격상 출간 당시의 이슈를 다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준별로 추천하기가 애매하네요. 서점 가셔서 각 잡지별로 글 하나씩을 읽어보고 편한 글이 많거나, 취향이 비슷한 글이 많은 잡지를 고르시는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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