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미국미술 300년展 : 미국미술의 전반적인 흐름을 공부할 수 있는 전시입니다 :)





[국립중앙박물관] 미국미술 300년展 : 미국미술의 전반적인 흐름을 공부할 수 있는 전시입니다 :)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 미국미술 300년전(Art Across America)를 보고 왔습니다. 역시 전시 관람은 평일 오전에 가야 좋더군요. 여전히 전투력 강한 초딩들이 많긴 했지만요. ㅎㅎ 서양미술사를 공부하면서 미국미술은 주류인 유럽미술에 비해 재미없다는 선입견 때문에 등한시해왔습니다. 무시한건 아니지만 '기회되면 나중에 보지 뭐'라는 생각으로 계속 미루고 미루다가 이번 기회에 어떤지 한 번 보자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죠.

미국미술 300년전은 미국이 18세기 말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한 이후부터 20세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미술 작품들을 한데 모은 전시입니다. 즉 미국미술사를 훓어보기에 적당한 전시라고 할 수 있죠. 우리나라에서 하는 서양미술 전시답게 간간히 유명한 작가의 작품들도 있구요. 그렇다고 예전에 흔히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유명작 하나에 습작 여러 점 끼워팔기식의 전시는 아닙니다.

미국미술 300년전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8세기의 1부부터 20세기의 6부까지 시간순으로 되어있구요. 중간에는 미대륙의 원주민인 인디언의 생활상도 엿볼 수 있는 회화와 공예품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몰랐는데 인디언들의 공예품이 화려하고 멋지더군요. ^^

전시에 출품된 회화 작품들 중에는 유럽미술에 길들여진 우리가 봤을 때 감탄할 정도로 잘 그렸다고 할 수 없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초상화같은 경우는 표정이 어딘가 어색하며, 인체의 비례 또한 완벽해보이지 않죠. 당시의 미국미술이 아무래도 유럽의 트렌드을 온전하게 흡수하기에는 어려웠고, 수용하는 것도 한 템포 느리게 되서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볼 수 없는 미국 특유의 대지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아주 멋집니다. 비로소 미국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나 할까요? 인상주의를 수용하여 자신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광활한 자연에 접목한 것은 진정한 의미의 미국 인상주의가 아닐까 싶네요.

존 라 파지(John La Farge), <파라다이스 계곡>, 1866-1868, 캔버스에 유채, 테라 미국미술재단

이 작품은 로드 아일랜드 주 뉴포트 부근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계곡을 그린 것으로 19세기 미국 인상주의의 시작으로 높이 평가받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소재 자체가 일단 서유럽에서는 보기 힘든 대지이죠. 저 멀리 지평선까지 산 하나 찾아볼 수가 없네요. 외광에 의해 부서지는 대기와 색감은 온전히 프랑스 인상주의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죠.

토마스 콜(Thomas Cole), <모히칸 족의 최후>, 1826, 캔버스에 유채, 테라 미국미술재단

토마스 콜(Thomas Cole), <모히칸 족의 최후> 부분, 1826, 캔버스에 유채, 테라 미국미술재단


우리나라 식으로 부르자면 대경인물산수화네요. ㅎㅎ 바람 한 점 불지 않을 것 같은 풍경이 마치 니콜라 푸생의 그림스럽기도 하고요.

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 <디오게네스가 있는 풍경>, 1648, 캔버스에 유채, 파리 루브르박물관


18세기 당시 미국의 흔한(?) 거실입니다. 거실을 재현하는데 목적을 둔게 아니라 가족 초상화를 부각시켜주는 장치로 DP한 것 같네요. 전시할 때 주요 작품들은 이렇게 따로 공간을 할애해서 전시하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이 역시 미국의 흔한 거실 재현.

프레데릭 레밍턴(Frederic Remington), <목동>, 1905, 캔버스에 유채, 휴스턴미술관

마치 동양의 수묵화를 보는 듯 하네요. 그것도 포인트만 잡아서 주변의 것들은 과감히 삭제해버린.

테오도어 로빈슨(Theodore Robinson), <결혼 행진>, 1892, 캔버스에 유채, 테라 미국미술재단

작가는 테오도어 로빈슨이라는 미국인, 장소는 프랑스 지베르니, 그림의 주요 인물은 클로드 모네의 수양딸입니다. 화풍은 전형적인 인상주의이구요. 외광 때문에 인물과 사물들이 부서져서 점점 빛 속으로 녹아들어갈 것 같은게 바로 인상주의 화풍의 주요 특징입니다 :)

차일드 하삼(Childe Hassam), <비 내리는 자정>, 1890년대 후반, 캔버스에 유채, 휴스턴미술관

19세기 후반의 미국 화가들이 얼마나 프랑스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았는지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소재이기도 하구요. 도시의 야경, 무언가의 뒷모습 등등 ㅋ

제임스 맥닐 휘슬러, <검은색 구성(노란색 반장화를 신은 여인)>, 1883, 캔버스에 유채, 필라델피아미술관

스코틀랜드 귀족이자 배우였던 아치볼드 캠벨 부인의 초상화 중 유일하게 전해지는 작품입니다. 검은 색의 배경과 검은 색의 옷인데도 묘한 색감의 대조를 보여서 더 강렬하게 느껴지네요. 하지만 너무 도발적이어서 캠벨 부인이 자신의 이름을 삭제해달라고 했다는.

잭슨 폴록, <No. 22>, 1950, Enamel on Masonite, 56.4×56.4, 필라델피아미술관

제가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을 위주로 소개를 했는데, 미국미술 300년전은 사진 촬영이 1~4부까지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근현대미술에 해당하는 5, 6부 섹션은 사진 촬영할 수가 없대요. 저작권 문제 때문에 그렇겠죠? 잭슨 폴록, 앤디 워홀의 작은 작품도 있던데 눈에 담아오시길. 위의 작품이 이번에 나온 잭슨 폴록의 작품입니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6부 섹션의 전체 모습이라도. 저기 전시장 지킴이의 매서운 눈초리가 느껴지는군요.


이 곳은 기획전시실 입구 왼편에 위치한 뮤지엄샵. 6부에 전시에 포함되어 있었던 북유럽스러운 디자인의 의자도 판매하더군요. 모두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바티칸박물관전도 그렇고 이번 미국미술 300년전에서 볼 수 있듯이 전시회 퀄리티가 점점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요즘 그래서 신났어요. 이번 주는 뭐 보러 갈까, 다음 주는 뭐 볼까나~ 이러고 있죠. ㅎㅎ 다음 주면 학생들 개학하니까 주말 피해서 가면 조금 더 한적하게 이런저런 생각하며 관람할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미국미술 300년전은 미국 문화의 원천이 어디서 나온건지를 화두 삼아서 보면 나름 원인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p.s. 관람료는 성인이 12,000원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하철 4호선 이촌역 2번 출구에서 조금만 걸어오시면 됩니다. 정문에서부터 전시실까지가 먼게 반전이지만요. 아니면 역 밖으로 나오지 말고 나들이길이 열려있으면 이 곳을 통해 오셔도 됩니다.

이촌역 안에서부터 연결되어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나들이길
 

아르뜨

현재 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시각문화를 향유하는 것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미술사, 전시 등을 쉽게 소개하는 아트앤팁닷컴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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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2

      • 오랜만에 들리게 되었네요~
        요즘 아기가 나온 이후로 미술관, 전시회를 거의 못다녔는데...
        이제 좀 더 크면 같이 손잡고 다닐 수 있으면 좋겠네요~ ㅎㅎㅎ

      • 무념이님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시죠?
        망고도 잘 지내고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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