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 하이킥은 소니(SONY)의 사내 방송인가




하이킥은 소니(SONY)의 사내 방송인가

저는 지붕뚫고 하이킥 시절부터 하이킥의 애청자입니다. 어이 없는 상황에서 주는 웃음이 내 유머 코드와 제대로 통한다고나 할까요? 예를 들어 박지선이 교감 선생님한테 대들 때, 책상을 뒤엎는다던가 등등 상식을 깨는 웃음이 하루동안 쌓인 피로를 모두 풀어주죠. ㅎㅎ 하이킥의 특성상 초반에 캐릭터가 자리잡기 전까지는 밍밍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캐릭터가 자리잡으면 유머와 멜로, 블랙코미디 등등이 적절하게 어우러지는 시트콤의 수작 중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하이킥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적절한 캐릭터의 분배를 통해 다양한 웃음을 제공해줘서 하루의 활력소가 되어주네요. 하지만 이번 하이킥은 기대 못지않게 안타까운 점이 있어 그에 대해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명성황후 배역 빼앗기자 교감선생님께 대들며, 책상 뒤엎는 박지선. ㅋㅋㅋ

자기 화를 못이겨 처남 앞에서 웃통 벗는 안내상 ㅋㅋㅋㅋ(아.. 난 왜 이런게 웃기는걸까.. ㅜ)

PPL, 과도하게 사용하면 드라마는 산으로 간다.

어떤 점인지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계실테고, 대부분 예상하시리라 생각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PPL(간접광고 유형). 개인적으로 저는 진로를 바꾸기 전까지 원래 몸담았던 곳이 광고계였고, 지금도 여유로울 때는 한나절 내내 이리저리 채널을 바꿔가며 광고만 볼 때도 있을 정도로 광고에 대해 굉장히 애착이 많은 편입니다.(진로를 괜히 바꿨나.. 하는 후회도 조금 있지요. ㅎㅎ;;) 암튼 기본적으로 광고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는터라 방송, 영화에서 종종 보게 되는 PPL은 광고매체로서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모인 제작비로 퀄리티 높은 스토리를 보여주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좋으니까요.

하지만, 무엇이든간에 적당히 해야하지 않을까요? 스토리 전개에 필요없는 씬을 굳이 넣어서 PPL 상품을 노출시킨다면 그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이겠지요. 특히 자동차 PPL에서 과도하게 자동차 내부 조작을 보여준다던지 하는 그런거..

이런 측면에서 이번 하이킥은 조금 과도하지 않나 싶습니다. 전작인 <지붕뚫고 하이킥>에 이어서 까페베네가 메인 PPL인거 같은데, 뭐 이것까지는 별신경 안쓰입니다. 주인공들이 차를 마시거나 대화를 하는 장소로 까페베네가 좋종 나오는데, 이제 커피숍은 일상 생활과 굉장히 밀접해있기 때문에 큰 거부감은 안들죠.

하지만 광고주로 새로 영입한 <SONY ERISSON>에 대한 PPL은 너무 과도하더군요. 하이킥에 나오는 주조연급 인물들은 전부 소니의 '아크' 스마트폰을 사용합니다. 망한 부잣집의 가족 네명(안내상, 윤유선, 이종석, 크리스탈)과 처남 두명(윤계상, 서지석), 옆집 여자 선생님(박하선), 취업난과 학자금 빚에 시달리는 대학 휴학생(백진희), 땅에 떨어뜨린 장조림을 물에 씻어 먹을 정도로 가난한 고시생(고영욱) 등등 모두 SONY의 '엑스페리아 아크'를 씁니다. ㅎㅎ;; 스토리 전개상 여자 고딩(김지원)은 2G 폰을 쓰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죠.

네. 뭐.. 휴대폰을 PPL로 쓰는거까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제(10/27)의 하이킥은 '아... 이건 정말 아니다...' 싶더군요. 망한 부잣집 고3 남자와 옆집 여고생이 뜬금없이 바람쐬러 스쿠터를 타고 야외로 나가 디카를 찍으며 추억을 쌓는 장면이 내용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그 씬들에서 사용한 디카는 바로 SONY 제품이죠. 하이킥 담당 PD는 친절하게도 "SONY의 디카를 사용하면 이런 추억이 생깁니다"며 대놓고 광고를 해줍니다. 적절한 영상미를 통해서요. 영화이던, 뮤직비디오이던, CF이던 간에 높은 영상미(즉, 땟깔 좋은 화면)를 사랑하는 제가 봐도 어제의 하이킥은 정말 한편의 아름다운 CF 같았습니다. 아니면 SONY 본사에서 24시간 틀어주는 사내 방송 같더군요.

매체 담당자로서 광고주에 대한 배려는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광고주를 배려하는데 사용하는 도구가 시청자이기 때문에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던 하이킥이었습니다. 물론 재미있게 보고 있고, PPL을 하건말건 상관없이 앞으로도 재밌게 볼 예정입니다만 적절한 조화미는 지키도록 노력하는 것도 연출가로서의 의무가 아닐까요?

SONY의 <엑스페리아 아크> PPL


SONY 디카 PPL(모델명은 소니 NEX-C3 이라는군요) <---- 어제 하이킥 장면인데 한편의 CF입니다.


마치 디카의 한장면처럼 보이도록 연출을 했더군요. 아름답긴 했지만 너무 의도적이었기에 아쉬웠던 한편이었습니다.
어제 하이킥 보신 분들은 어떻게 느껴지셨나요? ^^







아르뜨

현재 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시각문화를 향유하는 것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미술사, 전시 등을 쉽게 소개하는 아트앤팁닷컴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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