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가 되기 위한 준학예사 시험 공부 요령




큐레이터가 되기 위한 준학예사 시험 공부 요령



준학예사 시험이 날이 갈수록 인기가 많아지는 것 같네요. 합격률이 10% 언저리라고 하니 시험 난이도는 인기에 반비례해서 점점 어려워지는듯 하구요. 그래서 준학예사 시험 문제가 어떻길래 합격률이 이렇게 낮나 싶어서 문제를 봤더니.. 어려웠습니다;; 미술사를 전공한 제가 봐도 열심히 준비하지 않으면 떨어질 정도더군요.

대학원의 인문학 관련 전공들은 대부분 학기 중에 시험을 거의 보질 않습니다. 세미나 형식의 강의를 듣고, 차례가 되면 발표를 준비해서 교수님의 코멘트를 듣고(혹은 엄청 깨지거나) 토론을 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죠. 그래서 시험 기간이라고 해서 특별히 대학원생 전용 열람실이 붐비지 않을 정도입니다. 오로지 학위 논문을 위해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해야하는게 일반적인 분위기이죠.

하지만 한 학기에 딱 한번 대학원생들이 페이퍼를 들고 다니며 달달 외우는 풍경을 볼 수가 있는데 그건 논문 심사에 들어가기 전에 필수적으로 봐야하는 졸업시험 기간일 때입니다. 대학원에 다니는 동안 딱 한번 시험을 본다고 할 수 있죠.

미술사 전공도 마찬가지여서 졸업시험 때 페이퍼 서술형 시험을 보게 되는데 왠만큼 준비하지 않고서는 떨어질 정도로 난이도가 어렵습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 문제에서 요구한 시대와 미술사조, 작품, 작가명 등을 빠르게 적어내야하기 때문이죠. 외우는 것도 어렵지만 페이퍼에 적어내는 것도 어지간한 요령이 붙지 않으면 쓰기 힘들 정도입니다.

1. 대학원 시험과 유사한 준학예사 시험
 

근데 준학예사 시험문제를 보니 대학원 졸업시험과 유사한 난이도더군요. 물론 디테일의 측면에서는 대학원 시험이 더 어렵긴 하지만 시대별 양식적 특징 등을 묻는 문제만큼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준학예사 시험이 '초기 바로크 미술의 양식적 특징과 대표작품을 서술하시오' 라면, 대학원 시험은 '안니발레 카라치와 카라바지오의 화풍이 초기 바로크 미술 형성에 각각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서술하시오'라는 식입니다.

어쨌든 두 시험 모두 일정 기간을 두고 서머리를 한 다음, 달달 외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에서 굉장히 난이도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학부 다닐 때부터 서술형 시험에 굉장히 약한 편이었습니다. 일단 책을 요약한 문장을 들고 다니면 외우는거 자체가 체질에 안맞았고, 글씨를 쓸 때 공을 들여 쓰는 편이라 페이퍼에 조금만 옮겨적으면 팔이 아파서 쓰기가 싫더군요. +.+ 그래서 서술형 시험은 저에게 최고의 쥐약이었는데 대학원을 다니면서 점차 서술형 시험이 쉽게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졸업시험도 무난하게 통과할 수가 있었죠.

그 이유는 하루는 교수님의 시험 채점을 도와드린적이 있었는데 교수님의 시험 채점 방식을 알아버렸기 때문입니다. 그 시험 역시 미술사 과목의 서술형 시험이었는고 시험 응시자들은 깨알같은 글씨로 굉장히 길고 성의있게 작성을 했습니다.

2. 준학예사 시험 공부의 요령은 바로 <Keyword>
 

하지만 교수님은 답안에 적힌 문장들을 꼼꼼히 읽어보시는게 아니라 문제에서 요구하는 주요 키워드가 있는지 빠르게 동그라미를 쳐가며 채점을 하시더군요. 예를 들어 <조선 초기 회화>에 관한 문제라면, 

[꼭 들어가야 할 키워드]

1. 안견, 강희안, 안평대군이 살았던 세종대에 관한 간략한 시대배경
2. 이곽파 화풍에 대한 설명
3. 원체화풍(마하파)과 절파 화풍에 대한 설명
4. 미법산수의 유입
5. 일본 무로마치 수묵화에 미친 영향 


이 다섯가지 키워드가 모두 들어가야 만점 답안지의 요건을 갖춘다는 이야기입니다. 준학예사 시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문제 자체가 대학원 서술형 방식의 문제이기 때문에 수많은 응시자들의 문장력, 논리구조를 꼼꼼하게 따지기가 어렵습니다. 이 말은 즉 채점을 할 때 문제의도에 부합하는 키워드가 올바르게 모두 들어가있는지 여부가 점수를 매기는데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준학예사 시험을 준비한다면 저라면 이렇게 공부할 것 같습니다. 우선 시대별로 대표적인 책 혹은 논문을 선택해서 시대별, 작가별, 양식별로 문장 요약을 한 뒤에 다시 그 요약본에서 키워드를 추출해서 따로 정리를 하는겁니다. 그리고 시간날 때마다 키워드만 달달 외운 후, 그것을 다시 한번 아무 것도 안보는 상태에서 문장으로 써보고 틀린 부분은 다시 키워드를 외우는 방식으로 말이죠.

이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자기 문장으로 답안을 쓸 수도 있어서 좋고, 시간도 배로 아끼는 효율성이 있을겁니다. 공부 방식이 워낙 개인차가 심해서 제 방식이 꼭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말씀드립니다 :)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
 

아르뜨

현재 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시각문화를 향유하는 것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미술사, 전시 등을 쉽게 소개하는 아트앤팁닷컴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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